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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에서 길을 찾다 1편> 보스턴서 싹틔운 창업 씨앗…티나클론, 신약 후보 선별 시간 줄인다

보스턴 연구 경험 바탕으로 창업…후보물질 선별부터 분석까지 연결

“투자받으러 온 게 아니다”…클라우드 이용자, 공동연구 확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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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클론 나인성 대표가 지난 15일 CIC 벤처카페에서 열린 데모데이에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티나클론 나인성 대표가 지난 15일 CIC 벤처카페에서 열린 데모데이에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스턴 = 보스턴코리아) 장명술 기자 = 신약 후보물질을 발견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기업이 미국의 문들 두드리고 있다. 


한국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티나클론은 실험에 앞서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추려내고, 여러 연구 도구를 신약개발 순서에 맞게 연결해 연구자가 복잡한 프로그램을 다루는 부담을 덜어주고자 시작됐다. 


나인성 티나클론 대표는 보스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물질의 결합력 또는 활성을 미리 계산하면 100개 합성하고 실험하기 전에 실제 효과 있을 10~20개 물질만 남겨서 실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로 실험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별한 물질의 효과를 실제 실험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나 대표의 창업에는 보스턴에서 쌓은 연구 경험과 인연이 밑바탕이 됐다.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South Florida)에서 생물정보학·전산생물학 석사와 의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보스턴 칠드런스 병원(Boston Children’s Hospital)과 하버드 의대(Harvard Medical School)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다.


나 대표는 보스턴 연구현장에서 머신러닝의 활용이 활발해지는 과정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국에서 AI 신약개발 기업 히츠의 공동창업과 사업개발에 참여했고, 보스턴에서 함께 연구했던 교수의 공동연구 제안이 티나클론 창업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티나클론의 미국 법인은 2023년 10월, 한국 법인은 2024년 1월 설립됐다.


티나클론이 자체 개발한 핵심 기술은 ‘AI-QSAR’이다. 물질의 구조와 생물학적 활성 사이의 관계를 AI로 예측하는 기술로, 국제특허협력조약(PCT)에 따른 특허를 출원했다. 회사 소개자료에 따르면 이미 활성이 측정된 물질들의 정보를 학습해 특정 단백질에 맞는 모델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물질의 활성을 예측한다. 나 대표는 알파폴드와 같은 기반 모델을 실제 신약개발에 활용하려면 연구 대상인 특정 단백질에 맞춘 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 대표는 10월 15일 케임브리지 벤처카페에서 열린 피치 나이트에서 기반 모델과 자사 기술의 예측 결과를 비교한 사례를 소개했다. 화합물 15개를 기반 모델에 넣어 활성을 예측한 뒤 실제 실험값과 비교했더니, 예측에서 상위 5개를 고르면 실제 상위 5개를 모두 놓쳤다는 것이다. 그는 자사 AI-QSAR를 같은 화합물에 적용했을 때는 실제 활성이 높은 물질들이 예측에서도 상위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AI-QSAR가 원자 단위의 상호작용을 학습하기 때문에 항체와 펩타이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나 대표는 백신과 진단 분야로 확장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계산 시간도 회사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나 대표는 협력사의 사례를 들어, 약 1억원대 워크스테이션에서 기존 자유에너지 FEP방식으로 물질 100개의 에너지를 계산하는 데 15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티나클론 기술로는 같은 장비에서 물질 100개의 활성을 3~4시간 안에 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너지를 계산하는 FEP와 AI로 활성을 예측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며, 이 수치는 회사가 제시한 특정 비교 사례다.


실제 실험에 적용한 사례도 있다. 회사 소개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가 지원 과제에서 생성형 모델로 만든 물질 가운데 AI-QSAR 분석과 의약화학자의 검토를 거쳐 5종을 실험했고, 이 중 1종에서 활성 개선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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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가 기술을 쉽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나 대표는 경쟁 서비스로 프로틴아이큐(Protein IQ)와 뉴로스냅(NeuroSnap)을 언급하며, 도구를 연결하는 방식에서 티나클론의 플랫폼 ‘트리온(TRION)’이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경쟁 서비스들이 오픈소스 AI 도구를 모아 제공하는 데 비해, 트리온은 여러 도구를 신약개발 순서에 맞춰 미리 연결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후보물질 탐색, 단백질과의 결합 구조 확인, 활성 예측, 결과 분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진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연구자가 개별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설정하거나 도구 사이에서 데이터를 옮기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회사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웹브라우저에서 로그인만 하면 클라우드 서비스인 ‘트리온 클라우드(TRION Cloud)’를 사용할 수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서버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연구자는 표적 단백질이나 화합물 구조 등의 자료를 입력해 계산을 실행하고 결과를 분석하며, 필요한 계산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 도구의 사용 목적은 미국 진출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나 대표는 피치 나이트 현장에서 트리온은 연구용 계산 도구로 식품의약국(FDA) 인허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티나클론의 사업은 연구용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나 대표는 주요 고객이 국내 신약개발 벤처회사와 중견기업이며, 고객의 연구 과제를 대상으로 2~3개월 동안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연구용역과 공동연구를 이어가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고객도 늘리려 하고 있다.


이런 지향은 피치 나이트 첫머리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여섯 개 기업 가운데 마지막 순서로 단상에 선 나 대표는 “투자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다. 우리 클라우드에 계정을 만들어 써 보시라는 것”이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발표를 마치면서도 웹브라우저에서 구글 계정으로 바로 이용할 수 있다며 청중에게 직접 사용해 볼 것을 권했다.


보스턴과의 연구 인연도 계속되고 있다. 회사는 보스턴 칠드런스 병원과 알츠하이머병 관련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GPCR 단백질을 대상으로 한 신약개발에 전문성을 가진 GPCR 테라퓨틱스(GPCR Therapeutics)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티나클론은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지원하고 CIC 캐털리스트(CIC Catalyst)가 운영하는 ‘2026 서울창업허브 미국(보스턴) 바이오·헬스케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나 대표가 제시한 프로그램의 성공 기준은 실제 이용자와 연구 계약의 확보다. 그는 “SaaS 클라우드 서비스 계정 사용자 확보가 가장 좋겠다”며 그다음으로 협업 연구 계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스턴에서 연구자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도구가 이제 다른 연구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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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장명술 편집장 [email protected]
장명술은 보스톤코리아 발행인 겸 편집장이다. 2005년 보스톤코리아를 창간해 22년째 보스턴·뉴잉글랜드 한인사회의 뉴스를 취재·보도하고 있으며, 한인사회·정치·경제 분야를 주로 다룬다. 그가 이끄는 보스톤코리아는 2024년 미국 로컬 뉴스 지원 이니셔티브 프레스포워드(Press Forward)의 공모(Open Call) 지원 대상 매체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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