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요원의 여성 사살, 임계점 넘었나…부글부글 끓는 미네소타
트럼프· 노엄 장관 정당방위 주장, 시장과 주지사는 공권력 남용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한 장소와 1마일 떨어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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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1-08 17:52본문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미네소타주 최대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과정 중 발생한 여성 운전자 사살사건이 미네소타 주민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며 임계점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방정부와 주·시 당국의 설명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미네소타 현지에서는 대규모 시위와 추모집회가 이어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결코 쉽게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미 언론들의 예측이다.
사망자는 세 자녀의 어머니이자 시인이었던 르네 니콜 매클린 굿(37)으로 최근 미네소타로 이주한 미국 시민이었다. 교통 위반 외 범죄 전력은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1월 7일 미니애폴리스 주거 지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소속 요원이 차량 안에 있던 여성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당국은 이 여성이 현장에 있던 법 집행 요원들을 차량으로 치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직후 공개된 영상과 지역당국의 설명은 이 주장과 다르다. 사망자는 현장에서 숨졌으며 총격 후 차랑 앞 유리 가장자리에는 총알이 관통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사건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국토안보의 설명이 ‘헛소리(Bullsh**)’이라고 일축하고 “무모한 권력 사용이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했다. 사건 당시 촬영된 영상을 직접 확인했다는 프레이 시장은 “여성이 차량을 무기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장 브라이언 오하라도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여성이 도로를 막고 정차해 있던 상태에서 연방 요원이 도보로 접근했고, 이후 차량이 출발하는 과정에서 최소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이 탄 차량이 요원을 위협했다는 표현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 총격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주요 도시에서 추진 중인 이민 단속 작전 가운데 가장 극적인 충돌 사례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2024년 이후 여러 주에서 진행된 이민 단속 과정에서 최소 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미니애폴리스와 강을 두고 인접한 미네소타 주도 세인트폴을 합쳐 부르는 트윈시티 지역 에는 이번 주 초부터 긴장감이 고조돼 있었다. 국토안보부는 6일, 소말리 이민자 관련 사기 의혹 수사를 계기로 미네소타 트윈시티 지역에 2천 명이 넘는 연방 요원과 경찰을 투입하는 대규모 단속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총격 이후 현장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어 연방 요원들과 경찰을 향해 강하게 항의했다. 시위대는 “부끄러운줄 알라”, “미네소타에서 ICE는 나가라 ”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이어 밤에는 수천명의 주민들이 거리에 나와 세자녀의 엄마였던 르네 니콜 굿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으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총격 이후 촬영된 영상에는 차량 인근에 주저 앉은 남성이 “저 사람이 내 아내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절규하는 장면도 담겼다.
제이컵 프레이 시장은 성명에서 “이민 단속 요원들이 도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ICE는 즉각 도시와 주를 떠나야 한다. 우리는 이민자와 난민 공동체와 확고히 연대한다”고 밝혔다. 팀 월즈 주지사도 프레이 시장의 주장에 동의하며 연방 정부의 해명을 “완전한 왜곡주장”이라고 맞받아 쳤다. 그는 그러나 시위대에 평화적인 시위를 요청하며 “이것을 빌미로 연방군이 투입 명분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연방 정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크리스티 노엄은 “눈길에 차량이 갇힌 상황에서 여성이 ICE 요원들을 들이받으려 했고, 요원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국토안보부는 이 과정에서 일부 요원들이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총격이 발생한 지역은 미니애폴리스 다운타운 남쪽의 소규모 주거 지역으로, 오래된 이민자 상권들이 밀집한 곳과 가깝고 2020년 경찰에 의해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현장에서 불과 1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
이 곳은 경찰 및 법집행기관의 공권력에 민감해진 지역사회이며, 이들의 집단 기억이 이민자 단속이란 문제와 충돌하며 다시 소환되고 있다.
특히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 등 트럼프 행정부가ICE 요원읜 “면책특권”을 주장해온 가운데, 시위대와 ICE 요원의 긴장 속에서 발생한 불가피해 보이는 폭력 패턴이란 점에서 이번 사건은 하나의 변곡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LA, 시카고 등 민주당 지지 지역을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명분을 얻기 위해 기회를 노려왔다. 최근 법원 판결로 주 방위군을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제한됐지만 군대를 파견하는 폭통진압법(Insurrection Act) 발동을 저울질할 수도 있다. 6년 만에 미니애폴리스는 폭풍의 중심에 다시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