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걷는 오늘이길
보스톤코리아  2006-08-09, 23:56:03 
오래 전 유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 사뭇 요즘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여러 모양과 색깔로 알 수 있다. 놀이로부터 시작하여 나누는 대화 그리고 먹는 음식 생각하는 사고 등,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커다란 세상에 와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때로는 바쁜 일정과 짜여진 시간 속에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 한편에서는 '쏴' 하고 시린 바람을 만난 듯 추운 느낌을 갖기도 한다.
가만히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가다보면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들이 머리에 남아있다. 자연들과 늘 가까이 있었던 기억들이다. 들꽃들이, 들풀들이, 나무들이, 새들의 지저귐이 흐르는 파랑하늘의 구름이 늘 곁에 있었다. 찾아 달려가지 않아도 늘 곁에 와서 친구가 되어주던 자연들 말이다. 어릴 적 소꿉놀이에는 흙으로 물을 부어 반죽을 하고 무엇인가 끝없이 만들었던 기억이다. 아마 그 때 불 가마에 구울 수만 있었더라면 아마도 좋은 도자기가 되었을 법 한 깜찍한 생각을 해본다. 흙과 가까이하며 만져보고, 느껴보고 물에 젖은 흙 반죽의 퀴퀴하면서 알 수 없는 흙내를 그 때 처음 맡아보았을 게다. 지금 생각하니 모두가 그리운 추억이 되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서 문명의 혜택이 주는 편리함 내지는 명석함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아이들의 특별한 아이디어 발명에 그만 숨을 죽인 채 바라보고 있을 때가 많다. 헌데,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늘 남는 것이다. 오늘처럼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물이면 족하련만, 당장 시원하게 갈증을 풀어 줄 소다(탄산음료)를 찾고 즐긴다. 헌데, 마시고 뒤돌아서면 갈증이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이런 느낌은 아닐까. 요즘 아이들을 보며 느끼는 어른(엄마)의 갈증은 아마도 탄산음료 같은 느낌일 것이다. 당장은 시원한데 갈증이 앙금처럼 남아있는 느낌들 말이다. 무엇인가 안타까움이 밀려들 때면 엄마인 내 자신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까 망설임이 앞서기도 한다.
신앙을 가진 가정의 자녀들에게는 각 가정에서의 신앙의 믿음으로 지혜롭게 많은 삶의 지침이 되리란 생각이다. 하지만, 어찌 아이들이 집안에서만 있을까. 밖에 나가면 친구들과 어울리고, 눈으로 보고 느끼고 그 나이에 맞는 생각을 나누기에 더욱 걱정이 이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함일지도 모를 일이다. 컴퓨터를 앞에 두고 눈으로는 얘기를 주고받는 것이다. 귀로는 음악을 듣고, 손가락으로는 연신 여러 관심거리에 열중이다. 도대체 저 아이들의 저 빠른 손동작과 놀림에 맞춰 가는 생각은 얼마만큼의 큰 세계가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 속에 들어있을 무한한 생각들을 말이다.
생각없이 지나칠 때는 몰랐다. 그저 요즘 아이들이 하는 아주 당연한 모습이리란 생각으로 지켜보다 지내곤 했었다. 헌데, 엄마의 입장으로 가만히 모르는 척 주의 깊게 들여다보니 조금씩 걱정이 일기 시작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시간 조절과 아이들의 관심의 분야의 깊이를 조절하기란 그리 쉬운 부분이 아님을 알아간다. 시간 조절이라는 것이 어찌 그리 쉬울까. 목에 갈증처럼 탄산음료를 마시면 또 마시고 싶고 더 심한 갈증으로 더욱 더 마시고 싶어지듯이, 아이들의 호기심이란 게 어찌 그리 쉽게 놓아지는 것일까. 또한 부모의 입장에서 가만히 생각하면 아이들 탓 만이라 말할 수도 없는 것이리라.
이민 생활이 그렇듯 부모님들은 일터에서 바쁘고 아이들과의 대화시간도 부족하다. 또한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누기란 쉽지 않은 장애가 되기도 한다. 늘 부족한 부모란 자책감에 무엇인가 아이에게 더 해주고 싶은 욕구도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무엇이 필요하다는 아이의 요구에 그 부분을 담당해주고 싶은 부모의 심정이 생기는 것이다. 무엇인가 아이가 원하면 사주고 싶은 마음에 쉽게 결정하여 사주게 되는 일도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이민 가정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 아이들을 셋을 두고 있는 우리 집의 경우는 많은 경험을 하게된다. 모두가 다른 색깔과 모양의 아이들을 보면서 때론 신기할 만큼 다채롭기도 하다. 이런 아이들을 무작정 조용히 앉아서 공부만 하라면 하겠는가. 부모인 마음에 늘 분주한 현대생활 속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가끔은 사색할 시간을 마련해 주고 싶다. 물론, 책(양서)을 통해서 만나는 또 하나의 세상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책 속에서 만나는 인생 선배들의 이해와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지혜를 만나는 일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리란 생각이다.
그리고 더 나눠 가질 수 있어 좋은 것이라면 아마도 산을 찾거나, 바다를 찾는 일일 것이다. 자연과 내가 하나되는 놀라움을 경험하는 순간 또 하나의 열린 세상을 만나게 되리란 생각이다. 살아있음의 호흡을 자연과 내가 서로가 나눠 가는 '교감의 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축복임을 고백하게 될 것이다. 혼자가 아닌 세상에서 바삐 살아가는 현대 생활 속에서 잠시 '멈춤의 시간' '쉼표의 시간'을 만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리란 생각이다. 혼자가 아닌 세상 너와 내가 어우러져 우리가 되는 세상을 만나고 느끼고 놀라움의 경이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리라. 바삐 돌아가는 시간의 작성표에 잠시 '쉼의 호흡'을 넣어 쉬어 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란 생각을 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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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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