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장례식 |
신영의 세상 스케치 837회 |
보스톤코리아 2022-04-11, 11:20:44 |
지난 4월 2일(토) 오후 3시 아주 특별한 장례식에 참석했다. 평생을 '어린아이'처럼 살던 '보스턴 백조할매' 유정심 권사님이 지난 3월 25일 하나님 나라에 가신 것이다. 2년여간 암 투병을 하면서 날마다 삶의 노래를 풀어 SNS에 글과 그림으로 다른 건강한 이들에게 현실의 삶을 제대로 잘 살도록 큰 길잡이 역할을 해주셨다. 유 권사님의 언니(유영심 장로)와 친분이 더 있어 유 장로님이 플로리다로 이사하신 후 보스턴에 오시면 가끔 뵙고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이번에도 동생이 아파 한참을 보스턴에 머물러 계셨었다. 지금도 눈에 선한 것은 지난 5월 5일이 유정심 권사님의 칠순 잔치를 했었다. 동네 어른들이 함께 찾아가 축하를 하며 아픈 친구를, 동생을, 언니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위로받고 왔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시간이 얼마나 귀한 시간이었는지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집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예사롭지 않은 집안 분위기는 모두를 환한 웃음으로 반기게 한다. 철 따라 바뀌는 페밀리룸 화려한 커튼과 아기자기한 소품들 그 중에는 손수 본인이 리폼해 만들어 놓은 작품들도 몇 있다. 재주가 많으신 유 권사님은 몇 년 전에는 보스턴라이프스토리에 '삶의 이야기'를 기고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또한, 그림은 어찌 그리도 잘 그리는지 보스턴 지역 어른들 모임 카톡방에 삶의 이야기와 그림을 올리며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어디 그뿐일까. 대장암을 마주한 환자로서 많이 힘겨움으로 있을 텐데도 매일 '병상 일기'를 올리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희망을 주고 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꿋꿋하고 의연하게 병과 마주하며 이겨내는 모습에 참으로 감사하다. 참으로 놀라웠다. 아무리 신앙과 믿음이 있다고 해도 누구나 '죽음' 앞에서는 두려운 일이 아니던가. 병과 마주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곁의 사람들에게 나누고 증거하며 우리의 곁을 떠났다. 지금까지 봐왔던 그 어느 누구보다도 하나님 나라의 소망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본 일이 없었다. 유 권사님이 하나님 나라로 가신 후 더욱 그 마음이 귀하게 여겨졌다. 바로 이것이 '참 신앙'이라고 '참 믿음'이라고 말이다. 사람은 진정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그 사람의 깊은 마음과 태도를 보며 삶의 참 진실을 알게된다. '아름다운 슬픔'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장례식이었다. 유 권사님의 평생 화려한 옷과 모자, 맛깔스러운 유머는 곁의 모든 이들에게 상큼한 비타민이었다. 때로는 그 밝음이 지나쳐 주책스럽게까지 보여지는 그런 분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변함없는 웃음과 화려함으로 삶에 지친 이들을 웃음 짓게 만든 장본이기도 하다. 늘 남편 자랑을 빼놓지 않았던 분이다. 칠순이 다 된 부부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팔순 어른의 언니들이나 오륙십에 있는 동생들이나 옆에서들 까르륵 웃음이 한가득 흘러넘치곤 했었다. 장례식이 있기 며칠 전 아는 지인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다. 이번 유정심 권사님의 장례식에는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은 검은색은 사양하고 화려한 차림으로 와달라는 것이었다. 유 권사님이 그렇게 원하셨다는 것이다. 보통 살아있는 동안에도 그렇게 화려하시더니 정말 떠나는 날에도 화려하게 가시려는 모양이라고 그렇게들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례식이 있기 전날 아는 언니한테 전화를 걸어 확인을 했다. 정말 화려한 옷차림으로 가도 되는 거냐고 말이다. 물론이라는 대답을 듣고 그래 아주 특별한 '화려한 장례식'이구나 싶었다. '화려한 장례식' 이었다. 장례식 날에 이렇게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어보지 못했던 터라 뭔가 어색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 도착한 나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여러 지인들이 화려한 차림으로 머리 위에는 화려한 모자까지 쓰고 있었다. 모자를 설명하자면, 유정심 권사님이 평소에 쓰시던 '화려한 모자'를 테이블에 20~30개 가져다 놓았던 것이다. 그곳에서 하나씩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아 쓰고 장례식에 참석했던 것이다. 나는 핑크 원피스에 검은 재킷을 입었는데, 때마침 핑크 모자가 있어 쓰고 장례식에 참석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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