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가지 없는 사람 |
신영의 세상 스케치 820회 |
보스톤코리아 2021-12-06, 12:01:30 |
仁義禮智(인의예지)는 유학에서,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네 가지의 성품(덕목)이라고 일컬었다. 곧 어질고, 의롭고, 바르고, 지혜로움을 말한다. 인(仁)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며,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곤경에 처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의(義)는 의롭지 못한 일을 보면 부끄러워하고 분노하는 마음이며, 불의를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예(禮)는 남을 공경하고 사양하고 양보할 줄 아는 마음이다. 지(智)는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이며, 학문 연구에서 진리를 밝히는 마음이다. 우리는 바쁜 현대생활 속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산다. 그러나 때로는 때와 장소를 구분 짓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예절(매너)없는 행동을 보기도 한다. 물론, 각자의 안경의 색깔에 따라 어느 각도로 보는가에 다르기는 할 테지만 말이다. 이렇듯 삶에서 仁義禮智(인의예지)의 덕목인 四(사)가지 없는 사람을 '싸가지 없는 x' 라고 한다는 것이다. 들을 때는 그저 웃으며 듣고 말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말 옳은 말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이를 보고 꼰대라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나 역시도 어려서 어른들의 채근에는 겉으로는 아니지만, 속으로는 불편한 마음을 갖곤 했었다. 요즘 커피 잔의 꽃분홍의 화려한 꽃 그림이 좋고, 유행가 가사가 삶의 한 부분인 듯싶은 것을 보니 어쩔 수 없는 나이가 된 모양이다. 제아무리 단발머리를 하고 짧은 청치마를 입었어도 흐르는 세월에 어찌 나만 한자리에 있을 수 있겠는가. 삶에서 제일 현명하고 지혜로운 것은 그것이 바람이든, 구름이든, 시간이든, 세월이든 흐르는 것에 나를 맡길 수 있는 용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흐르는 속에서 누림이라면 좋을 일이다. 이 仁義禮智(인의예지)가 어찌 유학에만 국한되겠는가. 불교의 가르침이나 경전 그리고 기독교의 성경에서 익히 다 듣던 내용이다. 시간과 공간 속에 세월이 흘렀다고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그 세월의 흐름 속에 현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다그치듯 몰아세우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싸가지 없는 사람'이 어찌 나이를 구분 지을 수 있겠는가. 연로하신 어른의 仁義禮智(인의예지) 四가지 없는 사람은 뭐라고 일컬을 것인가. 물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누구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삶을 실천하면 될 일이다. 삶에서 노릇하기란 쉽지 않다. 부모 노릇, 자식 노릇, 선생 노릇, 제자 노릇, 목사 노릇, 성도 노릇, 스님 노릇, 불자 노릇 등. 이 모두가 어려운 자리이다. 그러나 그 누구 하나 이 자리를 비껴갈 수 있었겠는가. 누구의 자식이었으며 또다시 누구의 부모가 되는 일 말이다. 그러니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태어난 나의 기질대로 최선의 노력의 삶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자신 본연의 일에 열중하다 보면 최고의 자리에 앉게 되니, 자연스럽게 그 자리가 그렇게 보여지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은 사람의 눈으로 보면 '싸가지 없는 x'. 요즘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온 세계가 SNS로 스몰 월드 지구촌이 되지 않았던가. 새로운 소식의 뉴스도 좋지만, 극악한 사건.사고의 소식은 가슴을 철렁거리게 하며 속이 울렁거리기도 한다. 이처럼 빠른 속도의 현대를 사는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전전긍긍할 때가 많다. 새로운 핸드폰을 구입하고 이것저것 느린 속도로 배워나가다가 조금 알만하면 또 다른 전화를 바꿔야 할 시간이 흐른 것이다. 모르는 것을 자식에게 물어보려면 야단맞는 어린애처럼 내심 편치 않은 마음으로 듣고 있는 것이다. 나의 부족함은 탓하지 않고 엄마를 가르쳐주는 아들 녀석에게만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속으로 '싸가지 없는 X' 해보는 것이다. 만약 입 밖으로 싸가지 없는 엑스를 내뱉으면 다음 배움의 일정은 약속할 수 없으니 참는 쪽은 엄마인 내 쪽인 것이다. 그렇다, 서로에게 '싸가지 있는 사람'이 되자. 仁義禮智(인의예지)의 어질고, 의롭고, 바르고, 지혜로운 삶인 四가지 덕목(성품)을 삶에서 실천하며 살자. 그것에 꼭 나이를 정해놓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긍휼의 베풂이 되고 덕이 되고 사랑의 실천이 되는 삶을 살자.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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