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과 자유 |
보스톤코리아 2006-06-26, 23:49:06 |
무엇인가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으면 답답해진다. 당장 무엇을 결정이라도 내서 그야말로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은 어리석은 날도 있다. 뒤늦게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어쩔까, 오늘보다는 내일이 조금은 나은 날이면 좋겠다고 마음을 다져보는 것이다.
가끔은 훨훨 어디론가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물론 이상과 현실은 늘 팽팽한 줄달음을 치니 그 속에서 오가며 그네를 타고 있는 것은 바로 자신뿐인 것이다. 가정의 울타리가 때로는 힘겨울 만큼 나를 묶고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주부의 일에만 매달리다 보면 '나'라는 '존재'는 어디에 숨었는지 찾을 수도 없고 나를 얽어맨 끈들만 가득한 것 같을 때가 있었다. 무엇인가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남편이, 아이들이 나를 잡고 있다는 생각이 나를 짓누를 때가 있었다. 그토록 날고 싶었던 일들, 날개만 있으면 날 것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날기 위해서는 뒤에서 불어주는 바람뿐만 아니라,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더욱 필요함을 깨달았다. 내게 힘겨움으로 나의 앞을 가로막고 불어왔던 그 바람이 내가 날 수 있었을 때 더 멀리, 더 높이 날 수 있는 힘을 주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날기 위해서 갈매기는 두 다리를 힘껏 모으고 있는 것처럼 날개만 있다고 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던 날은 내게 축복의 날이었다. 많은 이들이 자유를 갈망한다. 하지만, 정작 자유를 누리라고 했을 때 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어쩌면 빈 하늘의 허공을 만난 듯, 광활한 광야에 홀로 서 있는 듯 무서움마저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성난 파도를 내는 바닷가에서 광풍을 맞은 돛단배처럼 두려움에 사로잡힐지도 모를 일이다. 그 자유, 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이 혼자 생각에 잠겼던 날이 있었다. 나는 그럼 어떠했을까. "내게 주어진 자유라면?" 하고 내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나 역시도 떨림이고 두려움일거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참 후일에야 깨달은 일이지만,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중심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그 중심점은 나를 붙잡고 있었다는 느낌의 그 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가정의 울타리의 그 중심점 말이다. 나와 함께 있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기에 더욱 자유로울 수 있고 더 멀리, 더 높이 날 수 있는 힘, 에너지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또한 나를 만드신 그 분의 손길이 나를 붙잡고 계시기에 두려움 없이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었음을 깨달으며 그 깊은 사랑에 감사의 고백을 하는 것이다. 구속은 구속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가고 있다. 자유를 위한 구속임을 깨닫게 되었을 때 난 진정 하늘을 나는 환희에 차 있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는 바로 다름 아닌 구속에 속한 자유일 때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럼, 자율은 어떠한가. 자율은 자기의 의지로 자기의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다. 자율적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 행동하며 자기행동을 조절하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는 진리에 구속받되 그러나 구속받지 않는 것이다" 바로, 나를 지으신 이의 뜻을 좇아 순응하며 살아가는 일이 바로 진정한 자유임을 깨닫는 날이다. 樂天知命의 뜻에 순응하며 오늘을 사는 일이 진정한 자유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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