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섯 살의 길 앞에
보스톤코리아  2006-06-03, 02:00:37 
누가 누구를 가르칠 수 있을까? "가르침과 배움은 서로 키운다는 敎學相長(교학상장)의 귀한 글귀가 떠오른다."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제 스스로가 해야하는 것을 깨달으며 배워 가는 것일 게다. 다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선배로서 내 경험을 나누는 것일 뿐임을 또 깨닫는 날이다. 딸아이가 지난 1월 생일을 맞아(Sweet sixteen) 가까운 친구들을 불러 즐거운 생일 파티를 하였다. 그 중에서 제일 기다려지는 것이 다름 아닌,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의 기쁨과 환희를 맘껏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생일이 지난 며칠 후 Driver's license learner's permit을 얻게 되었다. 가까운 곳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더니 이제는 엄마, 아빠와 연습에 들어가자고 한다. 아빠와 처음 자동차에 올라 운전을 하게 된 것이다. 대문 밖을 내다보던 엄마인 나는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남편과 딸아이 둘이서 자동차를 출발하여 처음에는 집 앞의 써클(cricle)만 돌고 오겠지 싶었다. 헌데, 몇 바퀴를 돌더니 동네를 벗어나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엄마의 마음인가 보다. 조바심이 일고 걱정이 되어 돌아오는 시간동안 30여 분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던 날이 다시 생각난다.
요 며칠 아빠와 운전 연습을 함께 하고, 또 며칠은 엄마와 함께 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자 딸아이는 말을 건네 온다. "엄마, 오늘도 연습할 수 있지요?" 하고 말이다. "그래, 그럼 오늘은 고속도로(highway)를 가보는 거다" 아주 태연한 척 하는 목소리로 말해 주었다. 그리고 우리 모녀는 고속도로를 향해 운전을 시작했다. 안전벨트 착용과 내 몸과 자동차의 기능들이 서로가 잘 맞는가를 정확히 확인할 것을 말해주며 그렇게 속마음은 조금 떨리지만, 아닌 척 여유로운 얼굴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출발을 해 볼까?" 이렇게 당당한 엄마가 되어서 말이다.
며칠 딸아이와 운전 연습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었다. 운전을 하다보면 내 혼자의 마음만 가지고 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상대방 운전자의 입장도 살펴야 하는 일도 큰 지혜임을 아이에게 일러주었다. 정해진 법(rule)이 분명 있다. 운전자의 지켜야 할 기본의 법이 말이다. 하지만, 내 자신 혼자서 법을 지킨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쌍방간의 약속이 잘 이루어지고 이행이 될 때에 그 법(rule)이 효력을 내는 것이리라. 운전이라는 것이 나이가 되어 그저 남이 하니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님을 일러주고 싶어 몇 번이고 거듭해 말해 주었다. '귀한 생명'이 달려 있음을 또 일러주었다. 양보하는 일과 상대방의 입장을 빨리 신속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함을 말이다.
잠깐의 시간들 속에 귀함을 또 깨닫는 날이다. 어찌 사람살이와 이렇듯 똑같을 수가 있을까? 서로의 배려가 필요하고 지켜야 할 예절과 양보의 미덕이 있어야 함을 생각하며 놀라운 하루를 또 만났다. 바로 작은 속에서 큰 보물을 또 건져 올리고 있었다. 감사한 날임을 고백하는 아름다운 시간이 되었다. "길을 가려면 어디로 가야할까?"의 방향이 우선 서야하고 "어떤 길을 선택해서 갈까?"를 생각하는 것이 우선 인 것이다. 그래, 바로 우리의 신앙과도 같은 일임을 깨달으며 놀라움의 시간을 또 맞는다.
길 가운데서 만나는 또 다른 길을 걸어가는, 달려가는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까. 우선은 내 길에서 바로 걸어가고, 바른 방향을 잡아 자동차의 속도를 맞추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상대방과의 화합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서로간에 지켜야 할 기본예의와 배려가 있어야 함을 깨닫는 날이다. 부딪치지 않고 자기 길 가운데서 잘 갈 수 있으려면 우선은 내 앞 길이 정확해야 함을 느끼며 귀함의 시간을 만난다. 16살에 만나 걸어가고 달려가는 새로운 세계의 발돋움이, 앞으로의 인생 길에 큰 도움이 되는 디딤돌의 시작이길 바램으로 놓으며 엄마의 마음을 잠시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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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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