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520 회 |
보스톤코리아 2015-11-02, 11:37:52 |
오해란, 나(입장)를 이해 못 는 네(상대)가 있는 이유이다. 그렇다, 나를 알아주기를 바란 적도 없지만, 나를 몰라주면 왠지 섭섭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특별히 어느 한인 지역보다 인구수가 적은 뉴잉글랜드 지방에서의 이민자로 산다는 것은 자유로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때에 따라 급한 사정으로 일이 있어 어느 장소에까지 남편이 아닌 아내가 아닌 가깝게 지내는 지인의 라이드를 받는 경우가 있다. 옆좌석에 앉아 있다가 아는 분을 만나면 여간 민망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내 경우는 그런 느낌으로 남는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다른 부분의 얘기는 잘 하지 않지만, 다른 여자의 라이드는 늘 조심하라는 부탁을 하는 편이다. 그것은 당신의 마음을 그 누구도 이해하지도 않거니와 이해하려 애써주지도 않으니 그 상황을 잘 판단해 결정하라는 부탁을 아내인 입장에서 하는 것이다. 어쩌면, 은근히 남편을 잡아놓기 위한 낮은 목소리를 깔아놓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나 자신 역시도 남편에게 바라는 마음만큼 노력을 하는 편이다. 세상은 자신의 얘기는 세상 밖으로 내어놓기 싫어하면서 남의 얘기를 꼬집어 얘깃거리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 속내에 감춰진 심리가 아닐까 싶다. 보통 남의 얘기가 궁금한 사람일수록 남의 얘기를 더욱 잘 전달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사람이다. 무엇이 그렇게 궁금한지 자신의 얘기는 뒤로 감춘 채 다른 사람의 일상이 그토록 궁금한지 모를 일이다. 얼마 전에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비지니스의 바쁜 일정과 개인 사정이 생겨 서로 연락이 끊기는 일이 있었다. 물론 나 역시 궁금했지만, 그동안 그 친구의 성격을 봐서라도 무슨 사정이 있겠지 싶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와 가깝게 지내던 나보다도 주변 분들이 그 친구의 일상이 더욱 궁금해 물어오는 것이다. 걱정 반 관심 반 의아심 반으로 말이다. 이런저런 삶의 경험에서 배우고 또 배운다. 그것은 그 어떤 일을 통해 지난날을 뒤돌아보게 하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지혜를 주는 것이다. 그것이 직접적인 내 일이 되었든 아니면 주변의 다른 사람의 일이 되었든 배울 것은 배워 내 것으로 만들고 버려야 할 것은 미련없이 던져버리는, 그래서 삶의 에너지로 축적하는 것이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내게 주는 충고나 지적까지도 받아들이는 힘인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더욱 굳건한 나의 삶의 힘이 되고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모르는 것은 더욱 열심히 배우고 아는 것은 제대로 깊이를 더하는 그런. 사람은 때로 각자의 '색안경'을 끼고 산다고 하지 않던가. 내가 낀 자신의 색깔의 안경으로 혹여 다른 사람에게 아픈 상처나 고통을 주지는 않는 것인지 생각에 머물러 본다. 적어도 그 사람의 입장을 제대로 파악도 못 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무심히 흘려버린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얼마나 큰 아픔과 고통의 파장을 몰고 올지를 생각이나 하며 사는 것인지. 누군가에게 남의 얘기를 한마디 던지기 전에 잠시 호흡을 멈추고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뱉어내지는 못할 것이다. 특별히 그 사람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한다면 더욱이. 우리는 때로 나 자신이 아닌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일 때가 있다. 자신이 주체적이지 못하고 주변의 환경이나 상황에 의해 끌려가는 그런 삶을 살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이 편안하다고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참을 지나 생각해보면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얼마나 비겁하고 진실하지 못했는지 스스로 깨달을 때가 있다. 작은 일상에서 생각지 못하고 실수를 하며 살지만, 적어도 그 실수를 남에게 떠맡기지 않고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살기를 바람해 본다.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떳떳하고 진실한 삶이길. 모르면 공손히 여쭤 보라는 얘기는 그 상대방의 입장을 잠시라도 생각해보고 말을 하라는 것이다. 알면 차근차근 가르쳐주라는 얘기는 혹여 다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의 오해 얘기나 험담을 전해올 때는 두둔이 아닌 적어도 아는 만큼 그렇지 않음을 전달해주는 그런 당당한 삶이면 좋겠다. 적어도 세상의 반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울 때쯤에 있다면 말이다.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상대방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작은 일상에서 절로 행복을 누릴 것이며 남은 인생을 행복으로 엮어가게 되리란 생각이다. 그런 행복을 엮어가는...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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