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연의 휴먼스토리 3._ 진실은 밝혀져야 합니다
보스톤코리아  2008-07-28, 08:30:45 
▲최혜연씨는 손가락을 사용하지 못해 손목에 의지한 기구를 사용해 자판을 쳐 글을 쓰곤 한다.

11년전 교통사고로 거의 전신마비가 된 나는 손가락을 사용하지 못해 손목에 의지한 기구를 이용해 자음과 모음을 치며 무척 어렵게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늘 커다란 용기를 내어 현재 11년째 소송중인 “도요타와 나의 재판 이야기”를 전하며 여러분에게 도움을 호소하고 싶다.

법정에 서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손을 들고 ‘진실만을 말 하겠다’고 선서한다. TV에서 단정한 복장을 하고 선서하는 모습을 볼 때 그곳은 아주 멋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정작 내가 겪은 재판은 TV에서 보는 것처럼 멋있지 않았다. 진실을 감추기 위한 의도적인 이들의 법망은 이제 나의 외침으로 밝혀져야 하고 누구도 나와 같은 아픔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한다.

이야기는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1997년 6월30에서 시작한다. 그 날 아침 두 아이 (당시 3살,5살)을 뒷좌석에 태우고 보스톤 매스 턴파이크(MassTunpike)를 달리던 중 구입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도요타 코롤라가 갑자기 도로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전복되었고 나는 전신마비가 되었다.

그 후 변호사가 선임되고 차는 조사에 들어갔으나 수 년 동안 아무런 증거를 찾을 수 없던 중 도요타로부터 1백만불의 합의제안이 들어왔다.(2002년) 차에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는데 들어온 1백만불의 합의금은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었다. 운전 잘못이 아니라고 굳게 확신하고 있던 나는 변호사의 재판에 이길 승산이 거의 없으니 받으라는 설득을 뒤로하고, 당시 가족들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합의금을 거절했다.

나와 남편은 진실을 찾기 위하여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리 스스로 차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남편은 Ph.D 엔지니어였다. 남편은 직장을 휴직하고 수 많은 실험과 재현실험을 했다. 그러던 중 사고후 11일동안 견인장소에 보관했던 사고 차의 2군데에서 사고를 유발시킬 수 있는 증거가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해 이 사실을 변호사에게 알리고 협조를 구했다.

이 와중에 사고당시를 목격하고 나를 구출해준 여순경이 재판 전 진술(deposition)에서 나를 구출했던 당시 의자가 부서졌었다는 증언(현재 의자는 정상)을 했다는 것을 듣게 됐다. 남편이 의문을 제기한 증거와 정확히 일치한 것이다.

그러나2005년 재판에서 이러한 조작문제는 제시 되지 않았고 우리는 패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증거조작 가능성을 알았는데 왜 재판에서 사용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이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이다. 남편이 이런 문제를 발견하기까지의 가치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엄청난 비용이다. 하루에 8시간씩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헤아릴 수 없는 시간들을 보냈다.

증거조작 가능성을 밝히는 일은 너무도 힘든 일이지만 우리가 선임한 변호사는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이점이 바로 우리가 가장 억울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는 추후 지난 재판과정동안  피고측에서 남편이 과학적인 증언을 하는 것을  차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항소를 준비 하던중 서류 속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발견하고 이 서류가 지난 재판과 중요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나는 운전을 잘못한 적이 없다. 더구나 어린 두 아이들은 태운 상태였다. 구입한 지 1년밖에 안된 차가 갑자기 하이웨이에서 이상을 일으켰고 이 문제를 밝히기 위해 소송했다. 재판에 지고 이기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그러나 진실이 묻힌 재판은 시정해야 한다.

더구나 진실을 묻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왜곡했다면 이는 밝혀져여 한다. 과거 합의 제안이  들어 왔을 때 사람들은 받지 않는다고 나에게 바보라고 했다. 당시 우리 집 사정은 말 할 수 없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받지 않았던 것은 나의 운전 잘못이 아니라는 결백이 증명 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11년 동안 우리가족은 커다란 아픔을 겪어야 했다.

도로에 차 다니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 많은 차중 누군가 교통질서를 위반 한다면 도로는 금방  위기가 올 것이다. ‘누군가’의 한 마음은 이렇게 많은 아픔을 만들어 놓았다. 이일은 꼭 밝혀져야 한다. 그래서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 나는 다행히 엔지니어인 남편의 덕으로 증거조작 가능성이라도 발견 할 수 있었지만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는 채 잊혀져 갈 것이다.

현재 나는 몹시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항소심에 들어간 우리는 그동안 법적지식을 공부하며 작은 서류들을 제출했지만,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서류를 만들어 제출해야 하는 중요한 지금, 변호사가 없어 한계에 부딛혀 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왔다. 나도 휄체어를 타고 남편과 함께 동네를 돌아다니며 도요타 코롤라를 조사를 했고, 수많은 변호사와 사고전문가(expert)를 만났으며, 수많은 자료를 연구 했다.

우리는 변호사가 있음에도 수만 불이상의 조사비를 지출했다. 그러나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아주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남편은 다니던 폴라로이드 회사가 없어져(2005년8월) 현재 직장을 구하고 있는 몹시 힘든 상황이 되어있다.

변호사와 헤어진 후 변호사도 없이 대기업과 11년째 소송을 하고 있는 나에게 사람들은 대 기업과의 싸움은 달걀로 바위 치는 거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리고 순진한 신념은 세상모르는 물정이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진실은 밝혀진다는 믿음은 지금도 어디선가 나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을 이들의 아픔을 외면 할 수 없다는 사명감을 갖게 한다.  

이일은 이제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문제이고 사회적인 문제이고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긍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러분의 동참을 호소하며 묻혀진 진실이 잘 밝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그동안 나의 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한없는 감사와 사랑을 올리며 11년 동안 나와 아이들을 돌보아준 남편에게도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끝>

글 최혜연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7백 30명 참가 최대 규모 학술대회 2008.07.28
▲ (상)학술대회에 참가한 교사들. 나의 꿈 말하기 대회를 경청하고 있다. ▲ (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감사장을 받은 교사들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제 26회..
좁은 꿈 항목 - 나말대(나의꿈 말하기 대회)에서 교차된 감정 2008.07.28
▲ 북부보스톤 교회 김지현 양이 ‘나의 긴머리’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발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의 전국학술대회에서 개최..
최혜연의 휴먼스토리 3._ 진실은 밝혀져야 합니다 2008.07.28
▲최혜연씨는 손가락을 사용하지 못해 손목에 의지한 기구를 사용해 자판을 쳐 글을 쓰곤 한다. 11년전 교통사고로 거의 전신마비가 된 나는 손가락을 사용하지 ..
성요한 교회 골프대회 김성배 우승 2008.07.28
지난 7월 20일  N.H 에 소재 Green Meadow 골프장에서 열린 성요한 교회 한국학교기금 및 선교기금 모금 골프대회에서 김성배 씨가..
독도와 이민에 관한 공개 강연회 2008.07.28
보스턴봉사회는 오는 8월 9일 토요일 오후4시 앤도버에 위치한 북부보스턴감리교회에서 제4회 독도와 이민에 관한 공개 강연회를 갖는다. 역사문제연구소 윤희경박사를..
프리미엄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