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비트코인 폭락 직전에 5억 달러 투자…최근 상승에도 손실
3분기 보유액 거의 5억 달러…올해 급등 뒤 급락 맞물리며 손실 불가피
??????  2025-12-04, 17:13:00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하버드대가 지난 분기 비트코인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한 직후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면서, 미국 최고 부자의 학교가 큰 손실을 봤다. 하버드는 과거에도 기금 투자면에서는 평균 이하의 성적을 거둬온 바 있다. 

하버드는 3분기 보고서에서 아이쉐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Shares Bitcoin Trust ETF, IBIT) 보유액을 약 5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렸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분기 들어 20% 이상 떨어지며 월가부터 개인 투자자, 심지어 미국 대통령의 밈코인 보유자까지 여파를 받고 있다.

만약 하버드가 10월 초 가격 하락이 시작되기 전에 매도했다면 손실 없이 빠져나오거나 소폭 이익을 거둘 수도 있었다. 실제 매입 단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3분기에 매입한 490만 주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면 최선의 경우에도 약 14% 손실이 예상된다.

이는 7월 초 분기 최저가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로, 당시 약 2억9,400만 달러에 매입한 물량이 현재는 2억5,500만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다만 올해 초 대폭 상승하기 전에 2분기에 매입한 190만 주는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하버드의 손실은 57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기금(endowment) 전체에서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9월 30일 기준 보고된 비트코인 보유액은 전체의 1%에도 못 미쳤다.

주류 금융권에 깊이 스며든 비트코인
하버드의 이번 사례는 올해 큰 폭의 가격 상승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공격적으로 베팅해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은 올해 한때 126,000달러를 돌파하며 연초 대비 34% 상승했다가 최근 30% 이상 급락, 올해 수익분을 모두 되돌렸다. 

하버드 기금의 최근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8.2%로 타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비해 뒤처졌다. 하지만 현 CIO 나브 나베카(N.P. “Narv Narvekar) 체제 8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9.6%로 개선됐다. 하버드가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는 점만 해도 과거의 보수적인 펀드 운영에서 변화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2024-2025 회계연도(6월 30일 종료) 기준 하버드는 11.9% 수익을 기록했으나, MIT(14.8%)와 스탠퍼드(14.3%)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른 대학들도 크고 작은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보고했지만 규모는 훨씬 작다. 브라운대는 1,400만 달러 블랙록 비트코인 ETF(IBIT)를, 에모리대는 5,200만 달러 규모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미니 트러스트 ETF(GBTC)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 투자자는 버틸 수 있어… 암호화폐는 부적절한 투자 자산, 평가도
기금이나 연금처럼 장기 투자 성향을 가진 기관의 경우 단기 평가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장이 회복될 여지가 있고, 필요하면 다른 자산을 현금화할 여력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적 연금 기금들은 2022년 암호화폐 폭락 직격탄을 맞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5배 이상 반등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암호화폐가 장기 보유 자산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CEO는 “도박을 할 때는 들고 있는 게 아니라 팔아야 한다”며 비트코인 보유를 도박에 비유하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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