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 사진작가 김아타씨 격찬
보스톤코리아  2006-07-24, 00:22:45 
'덧없는 인간사 표현... 철학적 사고 참신', '새로운 기법 아니지만 불교 사상 잘 녹여'

<뉴욕타임즈>는 12일 '현실의 시간이 가장 초현실적인 것이 될 때'라는 제목의 문화면 머리기사로 2개 면에 걸쳐 뉴욕에서 첫 개인전을 연 사진작가 김아타씨의 작품을 자세히 소개하고 그의 작품 세계를 격찬했다. 한국의 예술가가 뉴욕타임즈에 의해 호평을 받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씨는 현재 맨해튼의 ICP에서 오는 8월 27일까지 개인전 '아타김: 방송중'이라는 타이틀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ICP에서 한국인이 개인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P는 사진작가들이 선망하는 사진전문 미술관으로 ICP가 개인전을 열어주는 작가는 한 해에 1,2명에 불과하다는게 뉴욕 문화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김씨가 이곳에서 개인전을 연 것은 그가 세계 정상급 작가로 인정을 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김씨는 ICP 개인전을 열기 앞서 3년여에 걸친 정밀 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소 그의 활동을 눈여겨본 ICP 큐레이터 크리스토퍼 필립스가 김씨에게 개인전을 열자는 뜻을 전달한 뒤 ICP 소속 큐레이터 내부회의는 물론, ICP 재단 이사회의 동의도 얻어야 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기사에서 김씨의 전시회의 핵심을 '시간'으로 파악하고 이에 맞춘 작품평을 실었다. 기사는 "전시된 대형 사진 중 다수가 시간을 넘어선 작품들"이라며 "그의 작품은 '지속성(duration)'과 '동시성(simultaneity)'의 예술"이라고 평했다. 맨하탄 5번 애비뉴와 57번 스트리트가 겹치는 지점을 8시간 동안 노출해 촬영한 작품과 두 남녀가 1시간 동안 섹스를 나누는 장면을 찍은 '섹스 시리즈', 얼음으로 조각된 마오쩌둥의 흉상이 시간이 흐르면서 녹아가는 장면을 연속해서 찍은 '마오의 초상' 등 4 작품의 사진도 함께 실었다.
김씨는 세계의 교차로로 불리는 뉴욕 맨하탄의 타임즈 스퀘어 등을 8시간 이상의 노출작업으로 찍었다. 이렇게 되면 고정된 건물만 남고 터질 듯 넘쳐나던 자동차와 행인 모두가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린다. 시간 앞에선 한없이 덧없는 인간사를 보여주는 것이다. '섹스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즈>는 섹스 장면을 한시간 동안 찍은 이 작품에 대해 시간 앞에선 "격렬한 사랑의 장면까지 희미한 자태로 남게 된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장시간 노출 기법'과 관련 이 신문은 이 같은 사진기법 사용은 그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19세기 초에 선구적인 사진 전문가들이 시도했던 기법이라면서도 "김아타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닌 사고"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문은 그가 "시간에 대한 하이데거의 사상과 구르지에프의 신비주의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이며 김씨 작품의 철학적 형태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는 최근 몇 년간의 김씨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보면 불교 사상이 잘 녹아 있다고 지적했다. 시간 앞에 자아가 없다는 것이 불교 사상과 닿아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신문은 "김아타의 사진 기법은 그리 새롭진 않지만 그의 작업을 이루는 사고는 참신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씨의 작품은 불교의 핵심 개념이 새로운 작품의 형태를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그 가운데 하나는 변화나 덧없음이 유일하고 구체적인 진실이 아니며, 계량화할 수 있고 1차원적인 실체로서의 시간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개념이라고 전했다.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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