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의상비
보스톤코리아  2022-05-16, 11:25:58 
김수영의 시중에 몇대목이다.  분개할 일도 많기도 하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옹졸하게 욕을 하고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 

하찮다면 하찮은 기사에 내 눈길이 먼저간다. 가십성 기사도 그 중 하나이다. 거대담론은 없다만 소소한 행복이라 여기는 거다. 그러나 읽으면서 이따금 분개할 적도 있다.  나역시 얼마나 속물이며 얼마나 옹졸하고 작은가?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한자말이 어려운데, 뜻은 그럴듯 하다.  사치하면 안된다. 그렇다고 너무 소박해 남루해서도 안된다. 

한국신문에선 요란했더랬다. 대통령 영부인 의상비 때문에 한창 시끄러웠을 적이다. 그이의 의상비와 보석값이라 했다. 뿌롯치는 대단히 비싼거라 했고 진품이네 가품이네 설왕설래했던 거다. 

과연 영부인의 자리는 높다만 어려울게 틀림없다. 사치한다면 튄다 뭐라 할테고, 소박하다면  또한 흉보는 소리가 나올테니 말이다. 모두 사비로 구입했고 빌려입거나 사용했다던가. 더이상 문제는 없고 큰소리도 나오지 않는 모양인바. 

대여貸與가 좋은 방식인걸 다시금 깨달았다. 자동차도 렌탈카가 있다. 결혼식에 신부드레스 역시 그러하다. 졸업식에서 졸업가운도 빌리고 비디오 테입도 빌려 봤다. 직접 구매하는 것 보단 훨씬 지혜로운 방법이라 여긴다.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된 인사의 사진이 인상적이다. 그의 패션감각이 여러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던가. 그가 둘렀던 스카프며 손에 든 가방과 안경까지 화제가 되는 모양이다. 옷차림새에 칭찬도 있는데, ‘젊은 사람이 옷 한번 근사하게 입는다고도 했다.  하긴 그는 말한마디 실수도 없는 모양인데, 무결점의 정확한 인사라 할만 하다. 

인생은 대여할 수는 없는법. 혹시 법무장관 후보도 그의 의상을 대여해서 입은 건 아닐까. 

오직 너희 심정에서 좁아진 것이니라 (고린도 후서 6:1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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