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 뉴욕타임스 충돌 파문 확산 |
보스톤코리아 2006-07-07, 23:25:49 |
금융조회 보도 둘러싼 미 공화당-NYT 상호 비난전 가열
미국 정부의 국제금융전산망 비밀 조회와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국익'과 독자의 '알 권리' 우선권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6월 28일 부시 행정부가 테러단체 조사를 명분으로 국제금융전산망을 수시로 조회했다고 폭로한 뉴욕타임스를 강도높게 비난하는 결의안을 도입키로 했다. 문제의 발단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9/11테러 몇 주 뒤부터 '테러 자금 추적'을 명목으로 재무부의 감독 아래 '국제은행간 금융통신 중개회사(SWIFT)'의 기록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는 뉴욕타임스의 지난 22일자 보도에서 비롯됐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SWIFT는 전세계 200여개국에서 모두 7,800개가 넘는 은행과 증권회사, 증권거래소의 금융거래를 중개하는 곳으로 하루 금융거래만 약 6조달러에 달한다. 뉴욕타임스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테러자금 추적을 명분으로 영장없이 CIA가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했다고 폭로했고 이는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이며 합법성이 의심되는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공화당 지도부는 이 보도가 "테러와의 전쟁을 어렵게 만드는 반역행위"라며 28일 당 차원에서 뉴욕타임스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키로 했다. 결의안은 "미국 정부가 금융거래 내역 조사 프로그램이 알려질 경우 미국의 대테러 계획에 심각한 타격이 있다며 보도 자제 요청을 해왔는데도 뉴욕타임스가 비밀문건들을 은밀히 입수해 폭로했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화당은 뉴욕타임스의 편집인에 대해 범죄수사를 요청하는 등 강경 맞대응에 나섰다. 공화당이 이처럼 강하게 나오자 뉴욕타임스는 다시 사설로 정부의 권한남용을 거듭 비난했고, 미 의회출입 기자단까지 이 문제에 개입하고 나서 부시 정부와 언론의 한 판 싸움으로 치닫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의회출입 기자단은 운영위원회를 열어 뉴욕타임스의 폭로건을 심의하기로 했다. 심의에 앞서 운영위원인 보스턴 글로브(뉴욕 타임스는 보스턴 글로브의 지분의 17%를 소유하고 있는 모회사이다.)의 수잔 밀리건 기자는 "정부 관리들이 출입기자가 쓴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출입증을 취소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밀리건 기자는 또 "상,하 양원 출입기자단 운영위 규정은 신문사들이 어떤 내용을 취재하더라도, 또한 그 보도로 인해 어떤 반향이 일어나더라도 그에 대해서는 언급한게 없다"면서 "따라서 뉴욕타임스는 출입기자증 허용 기준에 명확하게 부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이번 문제에 이처럼 강하게 나오는 것은 부시 대통령과의 교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번 폭로가 테러와의 전쟁의 승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며 뉴욕타임스가 국익과 관련된 보도 자제 관행을 깨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회에 이미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으며 정부는 법에 의거한 정당한 권한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를 폭로한 것은 수치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30일 '애국심과 언론'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공익을 위한 정보공개는 언론의 사명이자 책임이며, 정부측 말을 빌어 보도한 것 자체에 대해선 책임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미 행정부의 국제전산망 조회는 테러를 빌미로 한 일방적인 행정권력 확대일 뿐이라고 쏘아붙였다. 신문은 중대한 이유가 없는 한, 취재활동을 통해 얻어진 중요한 정보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보도의 판단이 정치적 계산에 따라 내려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대 배치 폭로처럼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가 아닌 위험스런 권한 남용의 사례를 다른 정부 기관과 국민이 알아야 할 사안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와 뉴욕타임스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미 지난 2004년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수락 연설 때도 이라크전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논조를 비판했었고, 아버지 전직 부시 대통령은 비슷한 시점 TV에 출연해 뉴욕타임스에 대해 "최소한 그 신문은 안 본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가 미 국가안보국(NSA)이 미국인과 미국내 외국인들의 전화통화에 대해 영장없이 무차별적으로 불법도청한 사실을 폭로했을 때 부시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우리의 수단을 적들에게 노출시켰다"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국방부가 자료 공개를 거부할 경우 정보자유법에 따라 법적인 타당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며 소송까지 제기했었다. 부시 행정부가 이 시점에서 뉴욕타임스에 대한 강경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현재까지는 '선거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이 같은 해석에 대해 백악관은 "'언론 때리기'가 절대 아니며, 국가기밀을 언론이 보도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김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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