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여 북도 치고 장구도 치고... |
신영의 세상 스케치 656회 |
보스톤코리아 2018-08-06, 10:37:03 |
옛말에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하네!'라는 말이 긍정적이 아닌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 사용되곤 했었다. 그것이 그럴 것이 어찌 혼자서 북과 장구를 함께 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한미노인회 /회장:윤철호>와 <상록회 /회장:이기환> 그리고 <국제선교회 /회장:김인숙>가 함께 북과 장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모아 난타와 고전 춤(무용)을 <한미노인회/전 회장:유영심> 가르치고 있다. 그 외의 프로그램이 많지만, 함께 모여서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도 시간이 허락되는 한 참석해 배우며 사진도 담곤 한다. 노인회 난타와 고전 춤을 배우는 인원은 다 모이면 15명 정도가 된다. 물론 봉사를 위한 젊은이들의 참여도 있긴 하지만, 평균 연령이 65세이니 그 무거운 북과 받침대를 차에서 오르내리는 열심과 열정과 정성은 가히 감동이다. 배우는 어른들의 모습도 그러하거니와 가르치시는 분은 칠십 고희를 넘긴 분이지만 믿기지 않을만큼 열정적이고 헌신적이시다. 그 어른들을 만나 뵙는 것만으로도 나는 늘 감동을 받고 기운을 얻어오는 것이다. 참으로 멋지고 맛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던가. 그분들에게도 젊음의 시절이 있었기에 늙음을 맞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리라. "젊음이 그들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늙음도 우리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언젠가 어디에서 읽었는지, 들었는지 내 작은 수첩에 메모가 되어 있다. 그렇다, 어찌 노인인들 깔깔거리며 동무들과 손잡고 놀던 어린 시절이 없었겠으며, 그 푸릇푸릇하던 높은 꿈과 이상의 젊은 시절이 없었겠는가. 어느 가수의 유행가 가사처럼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거라고' 하지 않던가. 어른들에게서는 젊은이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삶의 굴곡마다에서 넘어지고 깨지고 부딪치고 깎이던 그 경험들이 바로 그 어른들의 '지혜'가 된 것이리라. 인간은 절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임을,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 함을 또 느끼는 하루였다. 이른 아침 준비를 하고 모임 장소<다문화 선교교회>에 도착하니 어른들께서 벌써 도착해 간식을 준비하는 어른도 계셨다. 이처럼 참석하려는 그 마음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이른 시간 함께 나누고 싶어 간식을 준비해 오신 그 정성의 손길에 감동해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그리고 1시간여 시간 열심히 연습을 하고 마친 후 몇 분이 가져오신 간식을 나누며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타국 생활에서 많이 외로우셨을 어른들이 이런 나눔으로 가슴의 것들을 풀어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몇 분들이 난타 연습이 끝난 후 현대무용(댄스)의 스텝을 배우기 시작했다. 칠십의 고희를 맞으신 분들이 많으신데 어린 소녀들처럼 움직이는 몸짓이 고와보였다. 그 몸짓 안에 마음 짓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라보는 내내 그 어른들보다 내가 더 행복했다. 이렇듯 이런 장소와 시간을 마련하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시는 손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일이 아니던가. 그래서 더욱 이 나눔의 시간이 고맙고 귀하고 소중한 것이다. 더 많은 어른들이 <한미노인회>와 <상록회>에 참석해서 서로 나누고 느끼고 표현하며 넉넉한 누림이시길 기도한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보스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장우석 변호사 내외가 <한미노인회>와 <상록회> 어른들(약 70여 명)께 Methuen 소재의 China Buffet에서 점심 식사를 대접한 것이다. 그 자리에 나도 함께 가서 맛난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여느 날보다 더 맛있던 것은 이렇게 어른들과 함께한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처럼 어른들을 공경의 마음으로 챙기시는 손길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 까닭이었다. 8월의 첫날을 맞으며 참으로 흐믓하고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더운 8월도 어른들께서 내내 강녕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함께라는 단어가 고맙지 않던가. 더불어라는 말이 참으로 따뜻하지 않던가. 서로 바쁘게 지내는 일상에서 내 가족이 아닌 다른 이들을 챙기며 산다는 것이 어찌 그리 쉬운 일일까. 서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오늘을 맞이하는 것이면 감사한 하루이지 않겠는가. 또한, 내가 멀리 계신 내 부모님께 못한다고 자책하지 말고, 가까이에 계신 어른들께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나눌 수 있다면 멀리에 계신 내 부모님께 또 어느 누군가 그렇게 나눠주지 않을까. 서로 미루지 말고 핑계를 대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나누고 누리길 소망해 본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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