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568회 |
보스톤코리아 2016-10-31, 12:15:38 |
1988년도 제주도를 찾았었고 그리고 28년 만에 처음 찾아가는 제주도였다. 한국을 자주 방문하면서도 제주도 방문이 참으로 오래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올가을 한국 방문에서는 꼭 제주도를 방문하여 올레길을 걸어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처음 참석하게 된 제주올레길은 누구와 함께가 아닌 혼자서 걷고 오리라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자료를 많이 찾아보게 했다. 그리고 한국에 도착하기 전 미국에서부터 마음의 설렘과 함께 두려움도 있었다. 그것은 여기저기 흉흉한 소식이 들리는 때라 불안감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2016 제주올레 걷기축제는 제주올레길을 하루 한 코스씩 걸으며 놀멍 쉬멍 제주의 자연, 문화, 먹거리를 즐기는 축제로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10월 21일과 22일 진행된 이번 축제는 제주올레 1코스(광치기해변-시흥초등학교 15km)와 2코스(온평포구-광치기해변 14.5km)를 하루 한 코스씩 역방향으로 걸으며 진행되었다. 이번 제주올레 걷기축제에는 양일간 7000여 명의 도보 여행객이 참가했다고 한다. 이 축제를 위해 지역 주민들(종달리부녀회, 시흥리부녀회, 고성리부녀회 등)이 궂은 날씨에 비바람을 맞으며 걸어온 올레꾼들을 맛난 먹거리로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제주올레를 떠올리면 바로 이 사람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처음 제주올레 걷기를 시작한 제주의 딸 사단법인 제주올레의 서명숙 이사장이다. 그녀는 20여 년의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훌쩍 떠난 스페인 산티아고 여행(800km) 순례자의 길을 걸으며 고향 제주에 치유와 행복의 길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5년간의 노력 끝에 제주를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올레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자동차와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보다 걸어서 천천히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도시에서 지친 사람들이 얼마나 위로받을까를 생각했던 그녀다. "기존에 있던 길에 이름을 붙이고 내버려진 길을 재발견하고 막힌 곳은 연결해 새로운 길을 만들고 뭐 그런 거다. 그동안 외진 길이라 해서 발길이 끊어졌던 그런 길들의 가치를 되찾아주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렇지 않아도 우리 어머니가 기자 그만두고 제주도에 가서 길 내는 일을 하겠다고 했더니 '미친년'이라 했다. '그동안은 누가 딸 뭐하느냐고 물으면 언론사 국장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했었는데 이제 "고향 가서 길 내고 다닌다"고 말해야 하느냐'고. 그리고 어머니는 36년 동안 서귀포의 상설시장에서 '서명숙 상회'라는 식료품 가게를 하셨었는데 이제는 그 시장 이름이 '올레시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번 제주올레 걷기축제에 참석한 진정한 이유는 내년 5월 초에 가깝게 지내는 지인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획하고 있었던 터라 제주올레길을 먼저 걸어보고 싶어서 결정하게 되었다. 그렇게 걷기축제 참석을 계획하고 결정하면서 축제 참석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정도 더 묵으며 제주올레길을 더 깊이 경험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서울에서 볼일을 보고 미련 없이 제주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혼자서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번 제주도 여행도 혼자 하리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침 포항에 사는 지인이 이번 올레축제에 참석한다는 것이다. 올레 체험이 많은 지인과 함께 2016 제주올레걷기축제에 참석하니 큰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지인은 양일간의 축제를 마치고 포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혼자서 어느 코스를 선택해 제주올레길을 걸어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첫 여행이니 혼자 걷기보다는 함께 걷는 것이 나을 듯싶은 마음에 찾아보니 올레길을 함께 걷는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오늘은 17코스를 걷게 되었는데 함께 걷기에 동참한 30대의 젊은이들 아홉 명과 50대 중반의 여성 셋 그리고 우리를 안내해준 자원봉사자분을 합해 모두 12명이 함께 걸었다. 이번 '2016 제주올레 걷기축제'에 참여하고 오늘 함께 걷기 체험을 하면서 '걸으멍 놀멍 쉬멍' 제주의 자연, 문화, 먹거리를 즐기는 '느림의 치유' 축제임을 다시 또 확인하게 되었다. 만남이란 이렇게 설렘과 떨림의 순간을 지나 또 하나의 인연을 이어준다. 자연과 사람과 하나되어 길 위에서 서로 만나는 것이다. 올레꾼들의 인사는 '다시, 이 길에서 만나요' 하며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읽는다. 길을 걷다보면 마음의 근심 걱정이 덜어지고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길위에서 쉼을 얻고 힘을 얻고 돌아가는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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