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가
보스톤코리아  2006-06-19, 23:37:22 
내가 병원에 다니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아니 지금 아파 누워도 좋다. 아니 좋다는 말이 아니라 아들이 그러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는 말이다.

이번 주에는 의사 사무실(Doctor office)을 두 번, 물리 치료실을 두 번 갔다. 그 중 세 번은 나와 관계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들이었다. 아들이 의사를 만나는 시간은 한국이 토고와 축구를 할 때였다.
그런데 문제는 의사를 만나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축구를 못 봐서 그런 것이 아니다. 현대의학은 모든 것을 다 알 것 같고 다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아들은 목에 한 번, 척추에 두 번 수술을 했다. 그런데도 아직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목 수술을 한 후, 의사는 브레이스를 하면 치료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집에도 학교에도 교회에도 에어컨이 없었다. 그 더운 여름에도 속옷을 입고 그 위에 브레이스를 하고 또 그 위에 셔츠를 입었다. 브레이스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에서 잘 때도 브레이스를 하고 자야 했다. 그것을 나에게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이겨나갔다.  그 의사는 그 브레이스를 만든 사람으로 이 분야 최고의 권위자였다. 그럼에도 결국 아들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수술을 해야만 했다. 보스톤을 떠나야 했기에 가장 권위 있는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척추수술을 했고 의사의 부주의로 또 한 번의 수술을 해야 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아이가 잘못해서 그런 줄 알고 야단만 쳐 댔다. 수술 후에 의사는 정식으로 자신의 실수를 말해 주었다.
문제는 수술만 하면 다 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수술 후에는 또 다른 것들이 추가되었다. 계속 지켜보자고 한다.
이 말은 결국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의사가 모른다니, 참 답답한 노릇이다.
일부러 아들에게 토고전을 이야기했다. 그렇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척추의 밑 부분이 조금 틀어진 것 같다. 가슴이 아파온다. 내가 병원에 다니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아니 지금 아파 누워도 좋다. 아니 좋다는 말이 아니라 아들이 그러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는 말이다.
나는 무능(無能)한 아빠다.

사랑하는 아들 영선아!
이 아빠는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아빠가 너에게 할 일과 할 말은 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리고 너는 나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너는 내 아들이라~” 복음 송과 하나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너는 내 것이라” “그가 너로 인하여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장의한 목사 (맨체스터 한인 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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