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보스톤 강연 “정의는 느리지만 반드시 온다” |
보스톤코리아 2014-02-10, 14:31:38 |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보스톤 강연에서 정의가 실현되지 않아 행복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지적했다.
4일 저녁 보스톤 대학(BU) 신학대학원에서 열린 강연에서 표 교수는 행복지수 세계 24위, OECD국가중 자살률 1위, 정치적 권리 2등급 추락 등 객관적인 지수에서 대한민국이 행복하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표 교수는 “대한민국은 최근 아무렇지도 않게 나누던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안부 인사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며 다수가 살기 위해 약간의 불의가 저질러지고 소수가 희생되는 게 괜찮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오직 정의만이 사회와 나라를 지탱할 수 있으며 믿음이 무너진다면 회복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국정원의 선거개입 사건과 경찰의 개입 등이 정의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6일 김용택 서울경찰청장의 전례없는 중간 수사 발표는 선거에 분명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증거를 확보하고 수사를 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함으로써 야당이 허위사실로 흑백선전을 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국정원마저 위태롭게 했다는 인식을 주었다”는 것이다.
“경찰이 과거처럼 불편하고 불리하다는 이유로 증거를 조작해 죄를 뒤집어 씌운다면 누가 경찰을 믿겠는가. 경찰에 몸담고 있으면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며 24년간 몸담았던 경찰을 떠난 이유를 밝혔다.
자칭 보수인 표창원 교수는 2012년 12월 ‘국정원 댓글녀’ 사건 후 경찰대 교수직을 사임하고 청와대와 여당 등을 거침없이 비판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표창원 교수는 보수층에서 “법을 어긴 사실은 인정하지만 적은 부분의 사실을 과장하고 확대해서 분단 상황, 북한의 위협이 있는 사회가 더 불안해 지지 않느냐”고 지적하는데 분명 “일리가 있다”며 그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원 및 경찰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사건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박근혜 정부는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드러내려는 수사팀에 외압이 가해지는 등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반박했다.
표창원 교수는 “다수가 살기 위해 소수가 희생되어도 괜찮은 것인지, 가만들 계셔도 안녕하신가”묻고 “나라의 목표가 부강해지는 것이라면 조금의 불의가 있어도 되지 않을까하는 것은 스포츠에서 반칙이 행해져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것과 같다”며 “그렇다면 결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지 않고 제 자식들에게도 자랑스럽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표창원 교수는 백범 김구 선생과 김수환 추기경의 말을 통해 나라와 개인의 삶의 지향점을 밝혔다. 그는 “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원한다.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라는 김구 선생의 말과 “태어났을 때 당신만 울고 주위 다른 모든 사람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세상을 떠날 때, 당신만 미소짓고 주위 모든 사람이 눈물 흘리는 그런 삶을 사십시오.”라는 김수환 추기경의 말을 소개했다.
표창원 교수는 “정의는 짓궂을 정도로 천천히 하지만 반드시 온다”며 작은 눈덩이 하나가 눈사태로 세상을 덮을 수 있듯이 “정의는 작아 보이지만 노력하면 눈끼리 모여 눈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연을 맺었다.
80여명이 참여한 이날 강연이 끝난 후 표 교수에게 비판적인 질문이 더 많이 이어져 흥미를 더했다. 표 교수는 “보스톤이 가장 진솔하고 열띠게 반대의견을 제시했고 질문 토론이 이뤄졌다. (7번의 강연 동안) 오늘처럼 비판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은 곳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BU 메디컬스쿨에서 근무하는 김지연 씨는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놀랐고 비판적인 정치적 견해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답변하는 등 (표창원 교수의) 내공이 상당하다는 데 놀랐다”고 강연 후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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