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하버드 4년 전액장학금
보스톤코리아  2010-05-31, 14:56:07 
계요한 군이 하버드 캠퍼스에서 포즈를 취했다
계요한 군이 하버드 캠퍼스에서 포즈를 취했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미국에 건너왔을 때 영어 두 마디를 잇지 못했던 계요한 군(19)이 4년 만에 하버드 대학에 합격했다. 그것도 입학지원서 가족이 낼 수 있는 금액 란에 0달러를 써내고 4년 전액 장학금을 받아냈다.

2009년 5월 미국의 불황이 극에 달했던 상황에서 하버드가 내 건 조건은 단 하나. “지금은 사정이 어려우니 1년만 기다렸다 입학해 달라”는 것이었다. 1년간 외국여행, 아르바이트, 인턴십 등 수많은 일들을 맨몸으로 경험하고 있는 요한 군은 올 9월 하버드 첫 학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의 조건은 열악했다. 집안사정이 넉넉치 않았고, 다니는 학교도 하위학군의 학교였다. 영어도 못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처지도 아니어서 혼자 모든 것을 해내야 했다. 그럼에도 하버드의 꿈을 이뤄낸 것.

원하지 않은 유학, 목표는 하버드
중학교 졸업 직후인 2005년 12월 23일 부모님의 갑작스런 유학 명령에 혈혈 단신으로 보스톤에 건너왔다.
요한군에게 보스톤은 정말 싫은 곳이었다. 눈보라가 심했던 그 해 겨울,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 친구 가정집에서 24시간을 혼자 지내다시피 했다. TV, 인터넷, 전화 아무 것도 없었다.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었고, 영어 한 마디도 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멀리 나가지도 못했다.

계요한 군은 “침대에서 12시간은 보냈지만 나머지 12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 정말 막막했다. 그래서 가져온 수학 개념의 기초를 외우다시피 공부했다”고 밝혔다.
원하지 않던 유학이었지만 처음부터 요한 군의 목표는 하버드였다. 늘 하버드 학생들을 상대로 선교사업을 추구하셨던 아버지 계진용 목사의 영향이다. 당시에는 하버드 외 다른 대학이 있는 지도 몰랐다고.

“바보같냐”는 말에 그저 웃기만 했던 학교생활
굴욕으로 시작된 학교 생활이었다. 매일 혼자 밥을 먹어야 했던 요한 군은 마침내 한국인 친구를 만나 그가 아는 미국친구랑 같이 밥을 먹게 됐다. 미국친구와 대화하면서 영어도 익히게 될 것 같아 못하는 영어로 인사하며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 미국친구가 “친구 너는 왜 그리 덜떨어졌나?”고 쏘아붙였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는 그는 계속 웃기만 했다.

나중에 그 미국친구가 얼굴에 대고 욕을 했다는 사실을 한국인 친구에게서 들은 요한 군은 많은 수모를 느꼈고 이를 꼭 갚아 주겠다고 다짐했다.
9, 10학년은ESL을 해야만 했다. 그는 토플 단어를 외우면서 영어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면전에서 당했던 수모 때문에 이를 악물고 단어를 외우자 수업을 듣기가 훨씬 편했다. 그는 9학년 여름방학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잘 때까지 영어공부에만 매달렸다.

요한 군은 부족한 영어실력이었지만 처음부터 어려운 과목 (Honors class)을 들었다. 학교의 카운슬러와 상담을 통해 쉬운 과목은 시험만 보고 듣지 않았으며 그 시간을 오히려 다른 과목에 쏟았다.

좋지 않은 학군의 고등학교
그가 다니던 학교 캠브리지 린지앤 라틴 고등학교는 좋은 학군이 많기로 소문난 MA주에서 하위급에 속하는 학교다. 하지만 하버드와는 단 한 블록만 떨어져 있어 하버드에서 지리상으로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 지난 해 하버드 합격생만 해도 14명으로 어지간한 명문고등학교보다 많은 특이한 학교다.

하버드가 위치한 캠브리지 시는 하버드를 중심으로 한 부유층과 이민자 극빈층이 섞여 있는 도시. 캠브리지 린지앤라틴 고등학교도 소수의 우수한 학생들과 다수의 저조한 학생들이 섞여 있어 평균 성적은 하위권이다. 학군이 나쁜 관계로 한국 학생은 거의 없다.

무엇이든 찾아서 도전하는 요한 군에게 이 학교는 정말 많은 것을 제공해주었다. 요한 군은 “찾으면 할 게 많다. 선생님에게 자주 물을수록 더 좋은 코스를 찾을 수 있으며 클럽활동 , 인턴십 등 할 것이 수없이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하버드 입학 비결
그는 주위 사람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모은 결과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부와 운동, 과외활동 세가지 삼각형을 밑그림으로 그렸다.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고, 달리기 반에 들어 운동을 겸했다. 그는 달리기가 너무 힘들고 공부에 장애를 줄 정도가 되자 과감히 포기하고 태권도로 과목을 바꿨다.

리더십 형성을 위해 각종 클럽활동에도 열심히 참가했다. 당시 의대가 목표였던 그는 자원봉사를 통해 의대 연구실에서 인턴을 했다. 그가 열심히 하자 교수는 프레젠테이션 일부를 그에게 맡기기도 했다. 또 아버지가 하버드 의대학장인 학교 친구에게 부탁, 하버드 암연구 센터인 대나 파버 연구소에서 인턴을 했다.

SAT공부를 많이 했지만 SAT가 정말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요한 군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성적이었다. SAT와 과외활동 등은 그것을 보충해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따로 학원이 필요없이 학교 과목만 제대로 들어도 충분한 SAT 점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요한 군의 이야기다.
그는 아침 잠이 많아 늦잠을 자는 편이다. 8시에 학교를 시작하면 7시 반까지 늦잠을 잤다. 하지만 매일 숙제는 밤늦게까지 했다.
하버드 야드에 들어가는 길목에 서있는 계요한 군
하버드 야드에 들어가는 길목에 서있는 계요한 군
 
주말에는 친구들과 나가 노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파티에 참가해서 미국친구들을 사귀고 문화를 배우며 즐겼다. 진정한 미국문화를 이해하고 영어실력을 늘리는 데는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것이 요한 군의 이야기다.
아버지 계진용 목사는 아들의 세세한 점을 지적한 적이 없다. 다만 커다란 목표만 제시하고 큰 방향만 잡아 주었을 뿐이다.

혼자하는 유학의 문제점
처음에 혼자와서 공부했던 요한 군은 어린 학생이 혼자 유학 오는 것에 절대 반대다. 대부분 옳은 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게 그의 결론. 직접 경험했고 많은 과외를 통해 만난 학생들에게서 확인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늘 돌봐주고 지원해준 가족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 지원과정에서 몇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영어에 어려움을 느꼈던 그에게는 에세이가 문제였다. 조기 지원에서 그는 탈락했던 것을 거울 삼아 에세이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 여러가지를 주제로 몇 개를 준비해 놓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또 한가지 실수는 학생과 가족이 낼 수 있는 돈 란에 $0을 기록한 것. 금융위기가 대학을 휩쓸었던 상황에서 대학들은 1년에 5만여불이 넘은 전액을 지원해주기 어려웠던 것. 무려 11 곳을 지원했지만 한 곳에서도 합격통지가 오지 않았고 7개의 학교에서 대기자 명단에 넣었다.

비록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 대학들이 그에게 장학금과 함께 합격 통지서를 보내긴 했지만 이를 받기까지는 많이 힘들었었다. 하지만 명문대들은 그의 긍정적 사고, 무모하리만큼 당당함을 결코 지나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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