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설' 논란에 미국에선 "음력 설은 아시아 문화"
뉴욕 타임스 설특집 아시아 문화 소개, 김치 사진도
보스톤미술관 음력 설 축제에는 한국, 중국, 베트남계 참여
보스톤코리아  2023-01-26, 18:38:47 
21일 토요일 뉴튼 소재 뉴잉글랜드 한국학교에 마련된 세배방에서 초급과정 학생들이 김은한 전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이사장 내외께 세배를 하고 덕담을 듣는 시간을 갖고 있다
21일 토요일 뉴튼 소재 뉴잉글랜드 한국학교에 마련된 세배방에서 초급과정 학생들이 김은한 전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이사장 내외께 세배를 하고 덕담을 듣는 시간을 갖고 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음력 설'을 '중국 설'로 불러야 한다는 일부 중국인들의 주장과 댓글 공격을 계기로 음력 설은 아시아의 명절이자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미국에서 대두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음력 설의 새로운 경향'이라는 특집 기사에서 설에 친구들과 파티를 하면서 겉절이김치를 만드는 젊은 한국계 미국인들의 사진을 머리에 올리기도 했다. 이 기사에서 뉴욕타임스는 베트남계 미국인들의 사례도 소개하는 등 음력 설은 아시아의 문화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한국계 미국인들의 설 문화 소개에 상당한 비중을 뒀다.

설날은 중국 외에도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명절로 지키고 있다. 한국은 설날이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춘제(Chūnjié), 베트남은 텟 누엔 단(Tết nguyên đán) 또는 텟, 티벳은 로사(Losar)라 부른다. 

최근 디즈니랜드의 트위터 계정에서는 설 명절 관련 홍보글을 올리면서 음력 설이라 표현하자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중국 설이란 주장을 펼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이어 대영박물관이 한국 음력 설 설날 행사 홍보를 하자 중국 네티즌들은 발끈해 댓글을 달았으며 이후 대영박물관 측은 이 트윗을 지우고 중국설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홍보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을 의식한 듯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음력 설날(Lunar New Year)은 아시안 전체의 명절이란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다만 매사추세츠 주내 초등학교 들의 경우 음력 설날뿐만 아니라 중국 설날이라고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중국계의 경우 음력 설날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중국 설날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각 커뮤니티 내에서 고유의 음력 설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다만 공식 행사 또는 공식 표기인 경우에는 음력 설날(Lunar New Year)로 명칭하는 것이 상식이다. 

보스톤 미술관은 매년 개최하는 설날축제에서 음력 설날(Lunar New Year)이라 명칭하며 중국은 물론 한국과 베트남의 전통행사를 함께 개최하고 있다. 음력 설날 축제를 한국 커뮤니티, 중국계 커뮤니티, 베트남 커뮤니티가 모두 함께 참여해 논의하고 개최하기 때문이다. 

보스톤 미술관 음력 설 행사에 한인사회를 대표해 참가하는 보스톤한미예술협회 김병국 회장은 “중국 커뮤니티 내에서는 어떻게 불러도 상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도 공식 석상에서 이야기할 때는 음력 설로 다들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모두 인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인사회는 팬데믹으로 3년만에 열리는 2월 2일 보스톤미술관의 음력 설 축제에 참가한다. 보스톤총영사관에서도 관심을 갖고 2일 저녁 개최되는 보스턴 한국전통예술원의 한국 전통예술 공연을 후원하며 유기준 총영사 등 영사관 관계자들도 직접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미국 사회내에서 음력 설로 인식되는) 흐름이 K-팝과 영화•드라마 등 한류(韓流)라는 대중문화 덕에 저절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 내 한인사회의 꾸준한 노력” 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토요일 뉴잉글랜드 한국학교도 전교 학생들이 참가해 한국의 설 전통놀이와 세배 등을 체험하는 설날 축제를 개최했다.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외 대부분의 한국학교도 설날잔치를 벌이고 음력 설 문화를 체험토록 하고 있다. 

설날의 문화를 커뮤니티 내에서 지키고 공유하는 노력들이 모이다 보면 논쟁은 사그러들 수 밖에 없다. 

한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6일 글을 통해 "내년 설 연휴에도 세계 곳곳에서 잘못 사용 중인 '중국 설'을 '음력 설'로 바꾸는 글로벌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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