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인생 12 |
보스톤코리아 2023-11-16, 12:24:29 |
14번홀 : 골프 그리고 운과실력 골프를 치다보면 종종 행운이 따라 붙는 경우가 있다. 파5 세번째 샷이 그린 주위 10야드 거리에 안착, 마음을 겸허히 비우고 핀 주위에 갖다 붙인다는 일념으로 가볍게 쳐낸 나의 볼이 생각지도 않게 홀컵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생각지도 않았던 버디이다. 이것은 나에게 어쩌다 한번 찾아오는 행운이라 말할 수 밖에 없다. 파3 숏홀, 나의 볼이 핀에서 한참 떨어진 그린 맨 끝자락에 걸쳐있다. 핀까지 족히 20야드는 되는것 같다. 대충 라이보고 홀쪽으로 대충 퍼팅하니 볼이 한참을 굴러가다 슬금슬금 홀컵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이게 웬떡, 오랫만에 친구들에게 맘 쓰리게 기부아닌 기부를 했던 나의 기부금을 일거에 회수한다.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일들이 라운딩 내내 한번 나올까 말까, 아니 한 10번 라운딩하면 한번 나올까 말까 하니 나에게는 정말 행운이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나에게는 행운인 이 모든 일들이 누구에게는 행운이 아닌것 같으니 참 기이하다. 내 주머니 속의 지폐가 마치 자기 돈인양 내 허락도 없이 자기 맘데로 꺼냈다 넣었다 하는 싱글치는 웬수같은 친구놈은 이런 행운이 두번걸러 한번꼴로 나오는것 같다. 친구의 볼은 저 멀리 있고 나의 볼은 핀 1.5미터 안쪽에 있어 이번 홀은 이기겠거니 생각하고 여유 부리며 딴짓하고 있는 동안 친구의 롱롱퍼팅이 홉컵으로 떨어진다. 어이가 없어 한참을 멍때리다 결국 나는 그 쉬워 보이던 1.5미터 퍼팅을 놓치고 만다. 이쯤되면 나에게는 행운인 그 일들이 그에게는 행운이 아니라 실력인 것이다. 늦은 밤 골프채널을 시청하며 맥주를 한잔 기울이다보면 화면에 나오는 프로들은 일반인들은 평생 한번 할까 말까한 홀인원을 밥먹듯 쉽게 한다. 롱퍼팅이던 칲샷이던 아주 쉽게 집어 넣는다. 심지어는 파4 세컨샷에 바로 볼을 홀컵에 넣어 말로만 듣던 이글을 간간이 해 버린다. 이쯤되면 나에게 찾아오는 행운들이 이들에게는 일상인것라고 말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에게는 행운이 어째서 누구에게는 일상이 된다는 것인가? 이 말은 운도 실력이다라는 말을 다시금 새겨듣게 만든다. 아무 준비도 노력도 없이 요행을 바라다 운 좋게 바라던 일이 이뤄지면 그건 행운이요, 매일 칩 샷을 연습하고 끊임없이 퍼팅을 연습하면서 실전을 준비한다면 이는 더 이상 행운이 아닌 실력인것이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주위를 보면 참 운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재수, 삼수를 해도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을 한번에 쉽게 합격한다.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 쉽게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한다. 똑같은 메뉴의 식당을 개업해도 누구는 운좋게 손님이 많아 이윤을 많이 남기는데 누구는 파리를 날리며 신세 한탄만 하게된다. 조금은 다른 측면에서 봐도 누구는 러쉬아워에 길이막혀 삼십분 거리를 두시간에 가게 되어 지각을 하는데 누구는 운 좋게 막힘없는 골목길로 달려 정시 출근을 한다. 이 모든 현상이 정말 운이 좋고 나쁨에 달려 있을까? 명문대를 한번에 합격하는 사람은 아마도 재수, 삼수하는 학생이 잠자고 놀때 잠도 안자고 열심히 공부하였을 것이다. 회사에서 실적을 내어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남들보다 훨씬 많은 업무량과 노력으로 일의 성과를 얻어냈을 것이다. 손님 많은 식당 주인은 누구보다 열심히 상권분석하고 서비스와 음식맛에 만전을 기울였을 것이다. 막히지 않는 길을 이용해 지각하지 않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 골목길을 인지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만의 막히지 않는 길을 알아냈을 것이다. 골프나 인생에서 행운은 결코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부단한 노력과 준비를 한 사람에게는 행운이 일상처럼 찾아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운 좋게 가뭄에 콩나듯 한번쯤 찾아온다 그것도 정말 운이 좋을 때 말이다. “인생에서 많은 행운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열심히 노력해라.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쉽게 찾아오는 것이다.” 15번홀 : 버디 후 OB 참 희안한 일이다. 나 같은 경우 전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다음홀 티샷이 거의 대부분 OB가 나거나 운 좋게 OB가 아니더라도 삑사리 나서 아주 고약한 위치에 볼이 떨어진다. 이 말은 버디 후 잘해야 더블보기 아니면 트리플, 양파를 한다는 이야기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나같은 주말골퍼는 물론 어느정도 경지에 오른 싱글 언저리 친구들도 여지없이 이 법칙아닌 법칙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나의 어설픈 썰로 설명해 보자면 나에게 경기 내내 한번도 나오기 힘든 버디의 기회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전홀 버디의 여흥이 다음홀 티샷에 큰 영향을 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즉 전 홀의 성공이 현재의 위치에서 나의 정신줄을 마구 흔들어 놓은 결과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소위 프로라고 일컽는 전문가들은 좋은 기운은 계속해서 유지하고 나쁜 여운은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것 같다. 골프채널에서나 볼 수 있는 프로들의 경기장면을 보면 아주 당연하게 줄버디를 이어 나가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된다. 역으로 전홀에서 불운이 겹쳐 최악의 점수를 내었다 하더라도 다음 홀에서 이글 아니면 적어도 버디로 전홀의 마이너스를 보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이것이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극명한 현실적 차이인 것이며 매번 돈을 잃고 우울한 나와 내돈이 자기 돈인양 허세를 부리는 싱글 골퍼 친구와의 차이점인 것이다. 나는 일상에서도 자주 이런일을 경험하게 된다. 좋은일이 생기면 꼭 반드시는 아니지만 대부분 그 일을 상쇄하는 나쁜일이 종종 발생한다. 내게 생각지도 않았던 재물이 들어왔다. 가령 옷장속의 옷을 정리하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비상금을 발견한다. 속으로 횡재했다고 쾌재를 올리며 아내 몰래 어디다 쓸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중 정신줄 놓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과속으로 딱지를 떼게 된다. 아까운 비상금이 통째로 날아가는 순간이다. 버디 후 OB가 나는 순간이다. 뜻하지 않게 좋은 일이 생기면 흥분하지 말고 그 기운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려 보자 반대로 나쁜일이 생기면 그 일에 연연하지 말고훌훌 털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생각하며 다음 홀을 준비한다. “성공 하는것 보다 그 성공을 유지하는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박진영 (보스톤라이프스토리닷컴 대표)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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