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나이를 먹다 |
보스톤코리아 2021-01-04, 11:16:23 |
한국어에는 먹을게(?) 많다. 몇개를 추렸다.‘우려먹다’ ‘해먹다’ ‘막돼먹다’ ‘찜쪄먹다’. 먹어야 산다만, 가려서 먹으라는 교훈으로 받아 들인다. 하긴 먹는게 어디 이것 뿐이랴. 술도 먹는다고 한다. 술도 음식일테니 그럴 법도 하다. 한편 욕도 먹는다고 한다. 아마, 옛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은 같을 지도 모른다. 우린 워낙 배고픈 적이 많아 자주 먹을 것과 연관지었다고 말이다. 하긴 욕을 많이 먹으면 오래산다 했던가. 시인은 삼백년 살아온 느티나무위 까치를 향해 욕아닌 욕을 보냈다. 나무대신 까치가 오래 살겠다. 느티나무 나이테도 촘촘할게다. 삼백개 나이테 일테니 말이다. 삼백 년 묵은 느티나무에서 하루가 맑았다고 까치가 운다 잡것 (함민복, 묵상) 먹는게 어디 이뿐이랴. 나이도 먹는다고 말한다.떡국도 아닌 나이를 먹다니? 나이가 많아진다는 뜻이다만 춘추라는 말도 있다. 연세年歲 지긋하다는 말은 한결 점잖고 공손하게 들린다. 나이엔 종류는 많다. 세는 나이도 있고, 만 나이도 있다. 어렸던 내겐 도무지 이해불가였다. 게다가 하나 더 붙었다. 신정新正과 구정舊正이 있었는데, 양력과 음력에 따른 구별이다. 어릴적 어머니 말씀이다. “신정이니 한살 더 먹은거다. 하지만 구정으로는 아직은 아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씀. 떡국을 먹는 걸 알겠는데, 한살을 더 먹다니? 게다가 신정은 뭐고 구정은 무언가? 그럼 물먹는 건, 워낙 목이 마른 때문인가? 참을 수없는 갈증 말이다. 그런 뜻은 아닌데, 내겐 물도 씹어서 먹는 친구가 있었다. 그렇게 보였을 뿐이다만 그는 물을 한모금 삼키고는 마치 씹는 입모양을 만들곤 했다. 입맛을 다시는 모습도 사뭇 재미있었다. 물 뿐만 아니었다. 그는 커피를 포함한 모든 음료는 씹어서(?) 먹었다. 그것도 아주 맛있게 말이다. 대신 그는 욕먹을 짓은 하지 않았으니, 욕은 많이 먹지 않았다. 그 친구에게 물먹은 일은 있었는지 그건 확인할 수 없다. 나이도 세월도 아껴 먹을 수는 없는가? 야금야금 말이다. 세월도 나이도 가려 먹는 비책은 없는가? 연말이다. 아쉽고 착찹하기만 한데, 건강히 지내시라. 까치 설날이다. 세월을 아끼라 (에베소서 5장 16절)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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