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색깔 있는 남자 |
보스톤코리아 2016-01-11, 11:56:41 |
뇌섹남. ‘뇌가 섹시한 남자’ 란다. 말이 재미있다. 요사이 한국 젊은 세대에서 만들어 쓰고 있는 모양이다. 이모저모로 똑똑한 젊은 남자를 말한단다. 뇌만 섹시한 남자도 있을 건가. 짐승남도 있다. 몸짱이라는데 내 아이도 내가 보기엔 몸짱이다. 녀석의 팔뚝 근육이 제법인게다. 한동안 아령으로 혼자 운동하더니 녀석이 짐승남이나 몸짱에 가깝다. 아비가 보기에 탄탄해서 매우 대견하다. 영화제목 이던가? 차도남이라는 말도 있다. 차가운 도시남자라는 말이란다. 까칠한 남자라고도 했다. 차가운 남자가 까칠하기도 해야 할게다. 부드러운 남자가 차가울수는 없을 테니까. 차도남의 색갈은 무슨 빛깔 일까? 겨울날 보스톤 하늘색 마냥, 진한 청색 코발트는 아닐겐가. 분명한건 붉은 색은 아니지 싶다. 올해가 붉은 원숭이띠라 했는데, 털이 붉은색은 아닐게다. 갈색털이라면 모를까, 붉은색 털을 가진 원숭이는 보기에 거시기 할 수도 있겠다. 붉은색 얼굴의 원숭이는 본적이 있다. 요사이 한창 신문에 이름을 올리는 정치인이 있다. 그가 분명 뇌섹남임에 틀림없다. 유수한 대학의 의대를 나와 의사였으며, 컴퓨터 전문가에 기업 경영자였다고 했으니 말이다. 그런 그가 자신은 매우 고지식한 사람이라고 말했다는데. 글쎄, 뇌섹남이 고지식 할 수는 있을텐데, 정치인이 고지식하다면 그건 앞뒤가 맞지 않는듯 하다. 정치인이라면 고지식한게 덕목이 될 수 없을 터. 마키아 벨리를 들추지 않아도, 권모술수에 강해야 하는게 정치인 아니던가. 정치인은 뇌보다 말言이 더 섹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그런가 그 사람 말은 지독히 어눌하다. 노자老子를 들추지 않는다해도, 너무했다. 젖먹이 옹아리로 들린다. 정치인으로서 그의 말투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다. 혹시 과학자나 힐링 토크쇼라면 혹시 모르겠다. 뇌만 섹시한 건가. 입에서는 젖비린내가 퐁퐁나는듯 하다. 젖 색깔은 우유빛이다. 그는 차라리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되는게 낫지 않았겠나. 큰 족적을 남기는 일이 아니었나 한다. 따뜻한 뇌섹남으로 남았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거다. 정치는 허업이라 했는데, 우유빛은 정치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듯 하다. 봄에는 봄의 빛깔이 있고 여름에는 여름의 빛깔이 있다 겨울 지등산은 지등산의 빛깔이 있고 가을 달래강에는 달래강의 빛깔이 있다 오늘 거리에서 만난 입 다문 이 수많은 사람들도 모두 살아오면서 몸에 밴 저마다의 빛깔이 있다 아직도 찾지 못한 나의 빛깔은 무엇일까 산에서도 거리에서도 변치 않을 나의 빛깔은. (도종환, 빛깔) 아이에게 보내는 새해의 한마디. 아들아, 올해에는 색깔을 갖기를 원한다. 뇌는 푸른 색이고, 가슴은 붉은 색으로 뜨거워야 한다. 머리는 차가워야 하며, 가슴은 붉은 피가 끓어야 한다는 거다. 대신 마음은 우유빛으로 따뜻해 다오. 모두 푸르고 붉은 기운을 즐기기는 새해가 되시라. 나는 푸른색을 간직하려 한다. 코발트색은 싱싱하고 섹시해 보이지 않는가. ‘그의 눈은 포도주로 인하여 붉겠고 그의 이는 우유로 말미암아 희리로다’(창세기 49:1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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