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

비처 섬(Beecher Island) 전투

검은 주전자 추장을 추종하는 남부샤이엔족의 대부분은 1865년 10월14일에 체결된 ‘Little Arkansas Treaty’에 따라 옛 고향인 캔사스와 콜로라도 지역을 떠나 아칸소 강 남쪽의 인디언보호구역으로 거주지를 옮겼으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백인에 적대적인 샤이엔 인디언들은 여전히 스모키힐과 리퍼블리컨 강 일대에서 들소 사냥을 하면서 때때로 백인들을 습격하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한편 북쪽으로 이동하여 북부샤이엔과 라코타 인디언의 거주지로 찾아갔던 남부 샤인엔족 중 일부가 아칸소 강 너머에 살고 있는 옛 동료들을 만나기 위하여 1866년 봄에 남쪽으로 내려갔다. 일행 중에는 개병대 추장인 키큰 소(Tall Bull)와 유명한 전투지휘자인 매부리코(Roman Nose)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행들이 아칸소 강으로 가는 도중에 검은 주전자 캠프 등에서 빠져나와 스모키힐에서 들소 사냥을 하고 있던 젊은 옛 동료들을 만났다. 일행들은 이 젊은이들과 어울려 같이 사냥도 하면서 여름 늦게까지 스모키힐에서 머물렀다.

그런데 이 때 윗동네의 라코타 인디언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해 여름 동안 보즈만 도로를 지나는 백인들의 마차 행렬을 공격하여 군인과 민간인 수십 명을 죽이고 수백 마리의 말과 기타 가축을 노획하였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남부샤이엔족과 아라파호족들은 자기네들도 단결하여 투쟁한다면 북부의 친척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스모키힐 사냥터를 백인들의 침입으로부터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로만 노즈를 중심으로 여러 지파 출신의 전사들이 뭉쳐서 스모키힐 일대의 도로를 차단할 요량으로 통행하는 역마차나 마차 열차등을 공격하고 도로상에 있는 역들도 파괴해 버릴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해 겨울 눈보라가 일찍 시작되어 도로의 통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역에 있던 가축 떼를 한두 번 공격하는 것으로 그치고 말았다.

한편 그해 겨울 새로 이 지역을 담당하게 된 핸콕(Winfield Scott Hancock) 장군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홧김에 티피용 천막 250여개를 포함하여 인디언의 엄청난 재산을 불태워버렸다. 인디언들은 엄청난 좌절감과 분노를 느꼈으며 복수를 결심하였다. 이에 따라 그들은 전선을 자르고 역마차역을 습격하고 스모키힐로 통하는 도로를 막는 등 보복 공격을 가했다.

1867년 10월에 라니드 요새(Fort Larned) 남쪽 약 100km에 있는 메디신 롯지(Medicine Lodge)에서 새로운 화친회담이 열렸다. 인디언들이 백인 정착민들과 충돌하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하여 인디언들을 아칸소 강 남쪽의 인디언보호구역으로 확실히 이주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또 하나의 조약이 거기서 체결되었다. 그러나 매부리코를 비롯하여 300명 이상의 인디언들은 이 조약에 승복하지 않고 남쪽으로 이주하는 대신에 북부로 방향을 돌렸다.

1867년 말부터 1868년 초까지는 지난 사냥시즌 중에 비축해 두었던 들소 고기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으나 봄부터는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받기 시작했다. 샌드크리크 대학살 직전까지 근처의 리용 요새(Fort Lyon; 1862년 이전에는 Fort Wise라 불렀음)에 근무했던 인디언에게 매우 호의적이었던 윈쿱 소령이 제대 후 이곳 인디언보호구역의 연방정부 소속 인디언담당관(agent)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인디언의 딱한 사정을 동정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부족하나마 식량을 인디언국으로부터 받아다가 나누어 주었다. 그는 메디신 롯지 조약에 대한 연방의회 비준절차가 완료되지 않아서 당초 약속했던 정부지원이 아직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인디언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참다못한 젊은 인디언들은 보호구역내의 인디언 캠프를 떠나 옛 사냥터로 향했다. 나중에는 개병대지파(Dog Soldiers)의 추장들도 아칸소강을 건넜다. 사냥장소로 가는 도중에 젊은이들이 총과 식량을 구하기 위하여 정착마을을 습격하기도 하였다.

그해 여름 서부 캔사스, 동남부 콜로라도, 북서부 텍사스 등지에서 여러 평원인디언 부족 출신의 젊은 전사들이 백인 정착촌을 습격하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였다. 이 중에 캔사스의 솔로몬 강과 세일린 강 유역에서 벌어진 인디언의 습격으로 15명 이상의 백인이 피살되었다.

새로이 이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의 책임자로 부임한 세리던(Philip Henry Sheridan) 장군은 적대적인 인디언들을 색출하여 제거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다. 그는 포시스(George Alexander Forsyth) 소령에게 지시하여 서부개척민으로 구성된 특수 민간인 수색부대를 창설하였다. 포시스 부대로 불린 이 부대는 50명으로 구성되었으며 비처(Frederick H. Beecher) 중위가 지휘하였다. 1868년 9월 17일 이 부대는 수색활동 중 리퍼블리컨강 지류인 아리카리강(Arikaree River)의 비처 섬에서 인디언 연합전사들과 교전을 벌였다. 인디언 전사의 숫자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적게는 200명 많게는 10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비처 섬 전투(Battle of Beecher Island)’라고 불리는 이 전투에서 미군측은 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인디언측은 9명에서 32명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투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샤이엔 인디언의 큰 별 하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매부리코가 전투 중에 미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것이다. 따라서 인디언들은 이 전투를 ‘매부리코가 전사한 전쟁’으로 부른다.

(다음 호에 계속)

김철

1. 48살 미국 도착한 늦깎이 이민 생활, "그래도 진짜 잘왔다"

2. 보스턴 한인성당, 지역 내 어려운 한인들을 위한 지원 나서

3. 플리머스 주차장서 접촉사고 후 다투다 총으로 사살

4. 추위에도 멈출 수 없다! 보스턴의 겨울철 실내 골프장 및 미니골프 소개

5. 유매스, 연 소득 7만5천달러 이하 가정에 수업료 전액 면제

6. 뉴잉글랜드/보스턴 고려대학교 교우회, 최성휴 신임 회장 취임

1. 피아노 문외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 임윤찬의 보스톤 데뷔연주

2. 노스쇼어몰 한국식품업체 노동법 위반으로 5만여불 범칙금

3. 보스톤 박사학위 저소득자들 불안한 삶 “일자리가 없다”

4. 포브스 선정 ‘뉴 아이비리그’ 대학에 보스톤칼리지 포함

5. 남과 비교한 사교육비 지출, 한국 출산율 저하 초래 입증

6. 한류가 보스톤미술관의 주인공, 역사적 전시회 시작된다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