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데이 소고 |
보스톤코리아 2009-06-15, 16:00:56 |
해마다 메모리얼데이에는 미국의 많은 지방에서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공로를 기리는 크고 작은 행사를 하고 있는데, 금년에는 경쟁이나 하는듯이 여러 곳에서 우리들, 6.25참전 국가 유공자회를 초대하고 퍼레이드행사에 참석을 요청하는 통지를 받았다.
하지만 날짜와 시간이며 장소등이 여러가지 제약과 일치하여 동시에 참가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행사를 통해서 시민들의 결집과 산 교육의 장, 애국심을 고취하고 미국의 저력을 과시하는 장으로써 더욱이 우리 한인들이 한국을 알리고 한미동맹의 친교를 다지는 기회로 여겨진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옆에는 로렌스 시영아파트의 아담하고 아름다운 공원이 있고, 노목들이 하늘 높이 우거진 가운데 미국 독립전쟁기념비를 비롯하여 남북전쟁, 세계1차대전, 세계 2차대전 등 크고 작은 미국의 전쟁기념비들이 하늘 높이 나부끼는 성조기들을 보곤 하며, 이외에 각기 다른 조형물들을 들러 보노라면 미국의 역사를 한눈에 보는 듯싶다. 그중에 동쪽 자락으로 조금 가면 백령도에서 운반했다는 하얀 대리석의 한국 전쟁기념비가 미사일처럼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다. 이 기념탑에는 이곳 출신 군인 27명의 이름과 함께 “Forgotten no more”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고, 늘 꽃다발이 놓여있다. 나는 매일 산책길에서 이 사람들을 만난다. 돌이켜 보며 1950년, 약년의 나이에 나라의 부름을 받고 저기 보이는 로렌스 기차 정거장에서 기차를 타고 동방의 작은 나라를 돕기 위해서 Korea의 전쟁터를 향해 달려갔지만, 돌아오는 기차는 탈 수가 없었다. 나는 전쟁 때 미8군 4대대에 배속을 받고 카튜사(KATUSA)책임자가 되어 그들과 숙식을 같이하며 싸웠다. 서울 탈환 때 영천고개에서 교전중에 동료 죠(Joe)가 복부에 관통상을 입고 쓰러져서 손가락을 갈퀴처럼 굽히고 땅을 긁으면서 “mom! mom! mom!”하던 그 전우의 외침이 지금도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고 마음이 아프다. 이렇게 죽은 동료 전사자들 5만여 명의 미군들의 영혼이 미국 각지에 잠자고 있다. 아무 상관없는 남을 위하여 자신은 죽었으니 위대한 사람들이다. 지금 잘 살게 된 Korea가 어찌 이 영혼들을 잊을 수가 있겠는가? 나는 더욱 감사하며 죄책감마저 든다. 이들이 살아야 할 이 땅에 내가 와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메모리얼데이 음침한 새벽길에 27명의 영웅들이 잠자는 그곳에 꽃다발을 살짝 놓고는 엔도버 행사장으로 단숨에 달려 갔다. 오늘의 행사장인 바틀릿공원에도 4명의 6.25전몰용사의 영령이 잠들어 있다. 작년 이날에 보고 꼭 일년만에 만난다. 거수경례를 해도 역시 말이 없는 전우들. 섭섭한 마음이 그지없나 보다. 미안한 생각을 품으며 퍼레이드준비를 했다. 엔도버타운의 메모리얼데이 퍼레이드행사는 작년에 이어 두번 째인데, 작년에는 우리 대원들이 맨손으로 참가하여 미국참전용사들의 장비를 몇개 빌려들고 행진을 해서 보기도 초라하고 부끄러움이 없지 않았다. 우리들 6.25국가 유공자회에서는 이 장비 마련모금을 하였는데, 교민사회의 적극 참여와 협조로 태극기와 성조기 M1소총 2정, 퍼레이드용 태극기(총영사관기증), 대형성조기와 대원제복 모자, 수기 등을 구입하여 처음으로 사용하는 참으로 뜻깊은 날이 되었다. 이날 행사 총책임자의 특별한 배려가 있어서 행렬의 맨앞에 서게 되었으니 참으로 영광이었고 정말로 가슴 뿌듯했다. 나는 미국 6.25참전용사들과 같이 태극기 기수로 10년을 넘도록 수많은 크고 작은 행사와 퍼레이드 등에 참석했는데, 이번 행렬은 참으로 멋진 행렬이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선교회원들이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8명씩 각각 두개 조로 나누어 들고 행진을 했기때문에 연도의 수많은 미국 관람객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와 괴성도 서슴지 않았고, 우리들은 개선장군이나 된 것 처럼 앞에서 신나게 걸었다. 미국에 와서 나의 아들들과 손자들을 비롯해 온 식구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동참하여 대열 속에 합류하는 것을 보고는 나는 감격의 눈믈을 흘렸다. 보스톤 지역에서는 처음 있는 광경이었다. 이 행사가 미국 사람들의 주최이지만, 앞으로 언젠가는 우리들이 주최가 되어 동포사회의 단합과 한미 친선을 다지는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전한다. 강경신(뉴잉글랜드 6.25참전 국가 유공자회 회장)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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