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한인들 대거 오바마 후보 투표
보스톤코리아  2008-11-05, 21:33:42 
한인들의 선택은 44대 대선에서 과거와 달랐다. 그동안 공화당을 지지해왔던 한인들이든, 민주당을 지지해왔던 한인들이든 대부분이 버락 오바마(47)에게 투표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향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한인들이 대거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던 이유는 그의 “변화”의 요구에 대부분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승리는 한인을 포함한 소수민족들에게 미국 주류사회 진출 및 정치입문의 기회를 제공하고, 특히 인종의 벽을 허물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것이 주위의 한결 같은 말이다.

한인단체들이 선거를 접하는 자세도 이전과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일부 한인단체는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과 권익신장을 위해 투표에 적극 참여할 것을 홍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민협회(회장 이경해)는 버락 오바마 후보와 존 매케인 후보의 이민정책등을 비교하는 자료를 각 언론사에 보내 홍보의 노력을 기울였다. 또 세탁협회는 선거 전 소규모 모임을 갖고 후보의 장단점을 논의하고 오바마 지지를 권유하기도 했다.   
다수의 한인들과 한인단체장들은 4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오전 일찍 투표를 행사하고 일터로 향했다”며 “밤 늦은 시간까지 투표결과를 지켜봤다”는 투표에 대한 열의를 전했다.

신영각 컬럼리스트는 5일 “오바마의 당선은 한인들을 포함한 소수계의 주류사회 진입이 확실해지고 유색인종출신이라는 열등의식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한인들도 자신감을 갖고 미국 사회에서 지식과 실력을 겸비한 리더로써 활약할 수 있는 때가 임박한듯하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성군 전 시민협회 회장은 “오바마의 캠페인은 대학생들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층을 석권한 민중의 선거(Grassroots Election)였다”며 “오바마의 승리는 미국은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걱정되는 바는 오바마가 약속한 변화는 4년에 걸쳐 일어남을 뜻했을 텐데 하루아침에 변화가 오길 기대하는 국민들의 바램이 실망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인들이 오바마를 선택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안은 경제안정과 첫 유색인종 출신 대통령으로의 한인 2세들의 역할 모델로써의 바램이다. 공화당의 강경한 대외정책이 빚은 이라크전과 같은 국제적 참패와 민중의 입장을 무시한 정책들이 그 동안 공화당을 지지했던 한인들의 표심을 바꾼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동안 공화당을 지지해왔던 한 한인단체 대표 R씨는 지난 해 무소속 독립당으로 지지당을 옮긴 뒤 제2의 어메리칸 드림의 재현을 위해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 시기에는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오바마가 그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생각에 지지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에선 단결과 화합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에 흑인 대통령의 등장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거나 흑백 분열의 원인이 될지 모른다는 근심 어린 목소리도 있었다. 한인 변호사 S씨는 “흑인 대통령을 미국사회가 받아드릴 준비가 됐는지 의심되고, 오바마의 연소한 정치경험이 안정이 필요한 시기에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이 오바마란 선택을 망설이게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대통령의 암살 음모에 대한 한인들의 우려와 불안도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인 변호사 S씨는 “다른 나라에서 이 사실을 악용해 테러를 일으킬 염려가 있다며 각별한 경호가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 한인업주인 L씨도 “오바마의 당선을 환영하지만 흑인 지도자 마틴 루터 킹이 암살됐고 오바마처럼 젊은 나이에 선풍적 인기를 모으며 대통령에 올랐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역시 흉탄에 쓰러졌던 악몽이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칠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당선인은 미 건국 232년 이래 처음으로 탄생한 흑인 대통령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미국의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전에 없는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의 승리는 끝이 아니라 고된 일의 시작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향후 '대공황'의 위기를 헤쳐갈 오바마의 경제정책과 차기 경제팀의 구성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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