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브란덴부르크 문 연설 논란
보스톤코리아  2008-07-21, 17:40:14 
독일 총리가 적절치 않다며 반대


20세기 동서 냉전의 대표적인 상징물이자 베를린의 명물인 독일의 브란덴부르크 문이 때 아닌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7월 말 유럽과 중동 순방에 나서는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가 24일 독일을 방문해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연설을 하겠다는 일정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바마 후보의 연설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대선 후보의 방문은 환영하지만, 연설은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역사적인 이 문은 예전에도 오직 미국 대통령에게만 연설이 허락되었다” 며 “브란덴부르크 문이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선거 운동 무대로 쓰이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는 것. 특히 메르켈 총리는 오바마 후보는 아직 미국의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연설하기를 원한다면 똑같이 허락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난색을 표했다.

반대로 연설 허용 권한을 쥔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은 “오바마를 따뜻하게 환영하고 연설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프랑크 발터 스타인마이어 독일 부총리도 “오바마든 매케인이든 브란덴부르크 문 연설은 독일과 미국 간의 우정의 상징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독일 내에서 오바마 후보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이달 초 있었던 여론조사에서 독일 국민들은 72%가 오바마 후보를, 11%가 매케인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세기 말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 때 지어진 브란덴부르크 문은 1961년 세워진 베를린 장벽의 중심부가 되면서 ‘냉전의 최전선’이란 별명을 얻었고, 이후 미국 대통령들의 명연설이 울려 퍼진 곳으로 유명하다.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연설을 했던 미국 대통령은 존 F 케네디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다. 동서 냉전이 극에 달했던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오늘날 자유 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일 것이다. 모든 자유인은 어디에 살건 베를린 시민이다”라는 연설로 당시 서베를린 시민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7년,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향해 “고르바초프 서기장, 당신이 평화를 원하고 소련과 동유럽의 번영을 구한다면 여기로 오시오. 이 문을 여시오. 이 베를린 장벽을 허무시오”라고 연설했다. 30개월 뒤,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다.

오바마 후보가 이곳을 자신의 외교력과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보는 이유는 브란덴부르크 문이 지닌 이런 역사성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내부의 논란 때문에 오바마 후보의 브란덴부르크문 연설계획이 예정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게 됐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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