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의 적극적 개입, 세계경제의 성장세


금융시장의 불안과 주택시장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미국 내에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고통스런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의견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우세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경기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38%로 나왔다면서 이는 지난 3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치이긴 하지만 아직은 미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함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저널은 물론 전환기에 경제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며 현재 미국 경제가 혼란스런 신호를 내보이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란 주장을 뒷받침하는 요인들도 많다면서 경제학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연착륙 전망 이유를 소개했다.
저널이 소개한 첫 번째 이유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보여준 적극적인 역할이다.
FRB는 금리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올해 들어 1%포인트 금리 인하를 감행했으며, 주택과 신용시장 혼란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내년 중반까지 금리 인하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라보르냐는 일반적으로 볼 때 현재와 같이 연방기금 금리가 낮은 수준에 있을 때 경기침체가 시작되지 않는다면서 사전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FRB와 저금리가 경제침체를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현재 연방기금 금리는 3%대에 불과, 지난 2001년 경기침체 직전의 4%, 1990-1991년 경기침체 이전의 5.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두 번째 이유는 세계경제의 강력한성장세이다.
세계경제의 성장은 미국 상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국내소비 감소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세계경제(특히 미국제품 수입 비중이 높은 이머징마켓)의 성장세 지속이 경제침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달러화 가치 하락세도 미국 기업의 수출경쟁력 확보와 외국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분석된다.
세 번째로는 미국 경제가 아직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수입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고용시장이 완만한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을 뿐 급격하게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저널의 최근 조사에서도 내년 비농업부문 일자리 창출이 월 평균 8만4천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 수치는 수입과 소비자 지출의 지속적인 증가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된다.
올 연말 쇼핑시즌의 소매업체 매출실적도 소비지출이 예상처럼 크게 줄어들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밖에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이미 상당부분 경제성장에 반영된 상태이며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정부의 지출이 아직 강력하다는 것도 연착륙 전망을 가능케 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저널은 설명했다.
저널은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증가하고 경제계에 먹구름이 끼여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 중반 구름이 거치면서 미국 경제에 햇살이 비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전홍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