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택 2007 대통령 선거
보스톤코리아  2007-12-04, 02:46:38 
보스톤 코리아는 한국 대선을 약 3주 앞두고 대선의 진행상황 및 핵심적인 문제에 대한 한인들의 이해를 돕고자 앞으로 3회에 걸쳐 대선특집을 보도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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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20여일 남겨둔 지금 한국의 대선은 공약 대결을 펼치기 보다는 “BBK”라는 단어에 모든 신경이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태풍의 눈이라 불리는 ‘BBK’는 사실상 대선을 좌우할만큼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BBK’사건의 열쇠를 쥔 김경준이 한미범인인도조약에 따라 한국으로 송환되어 검찰조사에 들어감에 따라 칼자루는 다시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지난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비자금 문제가 터졌을 때 김영삼 대통령의 의견에 따라 검찰은 수사를 하지 않았고 결국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다. 2002년 대선에는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 문제가 터졌고 검찰은 이번에는 수사를 선택했고 이회창 후보는 낙선됐다. 이번에도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이 어떤 발표를 하느냐에 따라서 대선 정국이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검찰은 김경준 어머니가 직접들고 귀국한 이면계약서의 진위 감정에 들어갔다. 결과는 당초 12월 5일(한국시간) 발표키로 했다. 예정대로 발표될 수 있을 지 여부도 또하나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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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그리고 BBK는 ?
김경준(41, 크리스 김)씨는 한인 1.5세다. 김씨의 부모는 연세대와 이화여대를 나온 엘리트. 김경준씨가 6살 때 태평양을 건넜다. 이후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자녀들을 교육시켰다.
김경준씨는 코넬을 졸업하고 와튼스쿨에서 MBA를 받았다. 모건스탠리에 입사해 일하다 1997년 한국에 들어가 증권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김씨는 당시 파생상품, 특히 아비트리지(차익) 거래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김씨는 1999년 4월 투자자문회사 BBK를 세웠다. 이는 한인 2세인 바비오, 김경준 처 이보라, 김경준 등 3인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회사다.  
BBK는 2001년 3월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투자자들에게 위조된 펀드운용 보고서를 전달한 혐의가 드러나 투자자문업 등록이 취소됐다. 김씨는 BBK 등록 취소 직전 '광은창투'라는 중소금융사를 인수, 2001년 4월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이름을 바꿔 대표로 취임했다. 이후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주가는 외국인 매입설 등이 퍼지면서 4배 가까이 올랐다. 김씨는 2001년 12월 '옵셔널벤처스코리아' 돈 384억여원을 빼돌려 이중 220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후 미국으로 도피했다.
김경준씨는 2003년 5월 미국 LA 베벌리힐스의 자택에서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김씨의 체포는 2003년 2월 한국 정부가 미국 법무부에 김씨의 체포와 인도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2004년부터 한국정부의 범죄인도 송환에 응할 수 없다며 소송을 벌여오다 지난 10월 갑자기 항소를 할 수 있었음에도 이 항소를 취소했다. 그 시점이 대선 직전이라는 것이 의문으로 남는다. 이명박 후보측에서는 송환을 연기해달라는 소송을 냈으나 이것은 기각됐다.

김경준과 이명박 관계는?
김경준씨와 이명박후보가 언제, 어떻게 만나게 됐는 지에 대한 주장은 서로가 다르다. 이후보는 90년대 중반 미국에 건너왔다가 이동연 한미신용정보회장으로부터 김경준의 누나이자 변호사인 에리카 김을 소개받았다. 이후보는 1998년 선거법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탁당하자 미국에 와 있으며 김씨 부모와 교분을 맺었다. 99년 한국에 있는 이명박후보에게 김씨의 부모가 전화해 한국에 있는 김경준을 만나보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이후보측은 밝힌 바 있다.
김경준씨는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99년 중순쯤 김백준(이명박의 최측근)이 이미 나의 백그라운드(배경)를 조사하고 찾아왔다. 이명박이 금융 쪽에 관심이 많았고, 그걸로 '컴백'(복귀)하려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후보는"2000년 2월 이전 언젠가 김경준을 만났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김경준의 부모와 누나인 에리카 김의 소개로 알게 됐다. 김경준의 부모가 애절하게 도와달라고 했다. 김경준이 자신의 금융 경력과 통합된 금융 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소개하면서,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명박 후보는 2000년 이후에 김경준을 만났다는 것처럼 알리고 싶어했다. BBK와의 관계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는 2000년 2월 인터넷 금융 LKe를 공동 출자해 설립한 동업자가 됐다. 이 회사의 대표는 이명박 후보가 맡았다. 김경준씨는 1999년 11월 투자자문업으로 등록한 BBK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설립 시기, 출자 등을 따져보면 두 회사는 훨씬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 6월까지 김경준(30억원)씨와 하나은행(5억원)의 증자 참여가 끝났다. BBK는 6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끌어왔다. LKe뱅크는 자회사 e뱅크증권중개 설립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10월에 증권업 영위 신청에 대한 금감원의 예비허가도 나왔다. 100억원의 자본금으로 하되, 대표이사 사장은 김백준으로 예정했다. 이 3개 회사는 한 사무실에서 공존했다. 이명박후보의 명함에도 김백준씨의 명함에도 세 회사가 함께 올라가 있었다.

왜 갈라졌나?
금감원은 BBK투자자문의 운용보고서가 위조됐을지 모른다는 제보에 따라 2001년 3월2일부터 11일 동안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조사관들은 서울 강남 대치동 코스모타워 8층에 있는 BBK를 샅샅이 조사했다. 김경준이 BBK의 회삿돈 30억원을 LKe뱅크의 증자 대금에 쓴 게 탄로났다. 이윽고 4월27일 BBK투자자문의 등록이 취소된다. 이명박 후보는 4월 LKe뱅크의 대표이사를 사퇴하고 래리 롱이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주가조작은 어떻게?
김경준씨는 BBK와 함께 역외펀드 MAF를 설립했다. BBK는 다스로부터 190억원의 투자자금 등 수백억원을  마프(MAF)펀드에 투자했다. 또 LKe뱅크의 자본금과 투자금 150억원도 여기에 투자됐다. 이 펀드의 홍보물에는 한국 최초의 시장위험 중립형 펀드로서 설립 이후 코스피 지수를 59.86%나 상회하는 수익을 올렸다고 적혀져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검찰 조사에 다르면 김경준씨는 이 마프펀드를 이용해 주가조작 및 자금세탁을 했다. 미국내에 A.M파파스라는 서류상의 회사를 설립한 후 마프펀드의 자금을 여기로 송금했다. 그리고 이 돈으로 '옵셔널벤처스코리아'(구 광은창투)를 인수하는데 사용하면서 마치 외국 투자가들이 몰리는 것처럼 꾸며 수많은 투자자들을 모으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피해 투자자는 5천200명,  피해액은 600억원 수준이었다.

다스는?
구 대부기공인 다스는 현대자동차의 부품협력업체로 이명박후보의 처남 지분 48.99%, 이후보의 큰 형 이상은씨가 지분 46.85%를 소유하고 있다. 둘중 누구도 혼자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없는 지분 배분이다. 다스는 190억원을 BBK에 투자했다. 여러정황상 다스의 실 소유주는 이명박후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검찰은 그러나 “경영자들이 출석에 불응하고 있어 수사가 어렵다. 김경준이 귀국하면 다시 수사하겠다”고 실제 소유주를 가리는 것을 미루었다.
김경준는 지난 8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다스가 투자한 돈은 모두 이후보의 돈”이라고 주장했다.

BBK 실 소유주는?
이명박후보가 BBK가 실소유주라는 주장에는 몇가지 근거가 있다.
1. BBK가 2000년 5월 12일 금감원에 제출한 정관을 보면 발기인으로 이명박, 김경준이라는 이름이 올라가 있다. 나와 무관하다는 이명박 후보 주장과 상치된다.  이후보측은 이에 대해 1999년 10월 만들어진 정관(여기에는 이명박 후보 이름이 없다)을 제시하며 2000년 정관이 조작이라는 주장을 한다.
2. 하나은행이 2000년 6월 작성한 LKe뱅크업무협정 검토안에는 “600억원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BBK를 100%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측은 “하나은행 문건 작성자가 김경준측의 이야기만 듣고 잘못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3. LKe뱅크시절 이명박후보가 BBK, e뱅크증권중개 세회사가 동시에 들어있으며 ‘이명박 대표이사 회장’이란 직함이 들어 있는 명함을 사용했다. 이명박측은 “그런 명함을 사용한 적이 없다. 조작이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근 김경준씨 부인 이보라씨가 이명박 후보 비서 이진영씨의 미 연방 검사에 대한 증언을 담은 DVD를 공개했다. 이 DVD에 따르면 이진영씨는“이 명함은 이명박씨의 명함”이라고 증언했다. 또한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는 과거 이명박 후보에에 받은 명함이라며 명함을 제시키도 했다.
4.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2000년 10월 16일자 인터뷰에서 “LKe뱅크와 자산 관리 회사인 BBK를 창업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명박후보측은 이명박후보의 착오에 따른 ‘오보’라는 주장을 펼쳤다.  
위의 주장중에 철저하게 이명박 후보의 반박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은 명함밖에 없다. 나머지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하게 의심할 여지도 있지만 이명박 후보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줄 수도 있다. 그래서 김경준은 귀국과 더불어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5. 이면계약서 : 김경준은 지난 8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계약서에 “이명박후보가 LKe뱅크, BBK, e뱅크증권중개 세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다. 한국에 귀국하게 되면 검찰에 30페이지 분량의 계약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후보측은 “그런 계약서 없다. 위조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에리카 김 추가폭로
에리카 김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예금주 명이 이명박으로 돼 있는 2개의 금융계좌를 폭로했다. 이 계좌 내역에 따르면 2000년 8월 22일과 24일 각각 40억원씩 총 80억원이 삼성증권 BBK계좌를 거쳐 이후보 명의의 LKe뱅크 계좌로 입금되었다. 에리카김은 이것이 이후보와 BBK의 관련성을 입증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면계약서 진위와 주가조작 여부가 수사의 핵심
김경준의 모친은 이면계약서 원본을 가지고 한국을 방문 검찰에 이를 전달했다. 검찰은 현재 이면계약서 진위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이후보의 주가조작 개입 여부에도 수사의 핵심을 맞추고 있다. 김경준의 입국까지 보류했던 다스의 190억 투자금에 대한 수사가 주가조작 여부를 가려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만약 검찰이 12월 초까지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면 대선 이후로 미루어질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한글계약서에 사용한 도장은 이명박 후보의 도장이 맞다는 정보가 있지만 영문계약서의 진위 여부를 알기위해서는 금융계좌의 추적이 불가피하므로 조사를 위해서는 상당시간이 필요하다고 검찰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일보는 <이미 수사가 결론 났을 수도 있다>라는 보도에서 검찰이 “아직 정확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 후보의 연루정황은 있지만 물증은 없다”라는 식의 애매한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이후보의 혐의 인정하면
검찰은 이후보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선거전(12월 19일: 한국시간)까지는 기소할 수 있다. 그러나 당선 후에는 면책특권 적용 여부를 두고 헌법학자들의 견해가 갈리고 있다. 물론 취임 후에는 기소할 수 없다.

장명술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한국의 각 주요신문 및 연합뉴스의 기사를 참조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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