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발꿈치를 들어요 |
보스톤코리아 2024-01-08, 11:35:56 |
발꿈치라면 성경에서 야곱이 떠오른다. 야곱은 발꿈치를 잡다라는 뜻이라 했으니 말이다. 쌍둥이형 에서의 발꿈치를 잡고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다는 거다. 발꿈치를 해부학으로 설명한다면 딱딱하다. 한국엔 까치발이란 말도 있다. 발꿈치를 들다 라는 뜻이다. 듣기에도 경쾌한데 까치가 종종걸음 치는게 연상되기 때문이다. 까치발은 어릴적 학교에서 자주 들었다. 선생님들의 주의사항이었던 거다. 복도에선 발꿈치를 들고 조용히 걸어야 한다. 까치발을 해야 마땅하다는 거다. 하긴 운동장에서 처럼 쾅쾅 뛴다면 매끄러운 마루에서 넘어질 수도 있다. 또한 키를 잴 적에도 발꿈치를 든다. 슬쩍 드는데 몇센티는 더 크게 보이고 싶은 심정이었던 터. 군중속에서 무슨일 인가 궁금할 적에도 발꿈치를 든다. 까치발은 담장안 흠모하는 처자의 자태가 보고 싶을 때도 필요하다. 춘향전에 나오는 한 대목일 수도 있는데, 발꿈치를 들고 휫바람을 불수도 있겠다. 춘향을 향한 연모의 표현이고 사랑의 세레나데를 읊는다면 더 그럴듯 하다. 지난 달 서울 광화문에 새로운 글판이 걸렸다. 시 ‘이것은 사랑의 노래’에서 가져온 구절이란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요 새의 발이 가득해요 발꿈치를 들어요 첫눈이 내려올 자리를 만들어요 (이원, 광화문 글판 중에서) 발꿈치라면 돌아가신 내 선친의 모습이 떠오를 때도 있다. 발꿈치 군살을 자주 벗겨 내시곤 했던 거다. 매일 신어야 하는 구두때문이라고 멋쩍게 웃으셨다. 어머니의 불평이 뒤따랐는데, ‘아이고, 방바닥에 떨어질라.’발꿈치 군살은 각질이라 하던가. 내가 이젠 선친의 나이가 되었다. 아버지마냥 내 발꿈치에도 각질이 생긴다. 나역시 벗겨내야 한다. 각질을 벗겨 낼 적에 사랑의 노래를 콧소리라도 부르는 건 아니다. 설날은 까치설날도 있다. 새해엔 복많이 받으시고 발꿈치를 들으시라. 손으로 에서의 발꿈치를 잡았으므로 (창 25:2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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