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원화源花 미실美室(9)
보스톤코리아  2023-12-21, 12:24:04 
진흥왕의 총애를 독차지하면서 전주殿主로 발탁된 미실의 지위는 왕후와 같았다. 이에 미실은 남편 세종에게 사람을 보내 밖(왕경 밖의 지역)에서 공을 세우도록 설득했다. 그러자 세종은 그를 따르는 많은 낭도들을 데리고 변방으로 출정하였다. 세종이 변방을 지키러 떠나게 되자 왕경에 남은 화랑은 부제 설원랑이 지휘하게 되었다. 권력을 손에 쥔 미실은 점점 방탕하여 설원랑과 상통하였고, 심지어 동생인 미생과도 상간을 하였다. 다행히 왕은 알지 못했지만 미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미실은 설원랑과 미생을 불러 말하기를 “내가 너희들과 사통했기에 만일 낭도들의 우러러 봄을 잃는다면 곧 세상의 여론을 거둘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이어서 자신을 왜 원화로 받들지 않느냐고 질책하였다. 그러자 화랑의 부제 설원랑은 대화랑, 전방화랑 등 간부 낭도들을 데리고 진흥왕을 배알하여, 옛 고사에 비추어 보면 왕의 총첩이 원화가 되어 낭도들을 거느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청원하였다. 이에 왕은 세종을 불러 풍월주에서 물러나게 하고 미실을 원화로 삼아 낭도들을 이끌게 하였다. 원화의 제도가 540년 ‘준정의 남모 살인사건’으로 폐지된지 29년 째가 되는 해인 568년에 다시 미실을 원화로 세워 부활하게 되었다. 이어서 설원랑과 미생을 봉사랑奉事郞으로 삼고 금진을 화모花母로 삼았다. 즉 설원랑과 미생을 좌우에 두고 원화인 미실을 받들게 하였고, 통례로 풍월주의 부인이 화모에 오르지만 여자인 미실이 원화가 되었으니 설원랑의 어머니인 금진을 화모로 삼았다. 세종은 변방으로 떠나기 전에 왕경에 남을 낭도들을 모아 놓고, “새로운 원화는 곧 나의 옛 부인이다. 불평하지 말고 잘 섬기도록 하라’ 고 당부하였다. 많은 낭도들이 눈물을 흘리며 우두머리 세종과 작별했지만 그들의 마음은 모두 세종의 변방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세종이 변방으로 떠나자, 진흥왕은 곧 화랑의 부제 설원랑에게 명하여 모든 낭도들을 통솔하여 조알하게 하였다. 왕과 미실은 곤룡포에 면류관을 갖추어 입고 나와, 남도南桃에서 조알을 받고 큰 잔치를 베풀어 낭도들을 위로하며 그들의 사기를 북돋다 주었다. 
진흥왕은 미실이 원화가 된 이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연호를 대창大昌463) 으로 고쳤다. 
흥에 취한 진흥왕은 월성의 미녀들로 구성된 많은 유화遊花들을 낭도들과 짝을 지어 노래하고 춤추게 하였다. 그들의 축제를 밝히는 등불이 사방을 밝혔고, 그들의 환성은 사해四海의 물을 끓어오르게 하였다. 왕과 원화(미실)는 남도의 정궁 난간에 서서 구경하면서 기쁨을 만끽하였다. 그들 앞으로 낭도들이 각자 한 명의 유화와 짝을 지어 손뼉을 치고 춤을 추며 지나갈 때는 만세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이에 진흥왕은 미실과 함께 그들에게  ‘비단돈(채전彩錢)’ 을 던져주며 말하기를 “저들도 각기 자웅雌雄이고 나와 너도 또한 자웅이다” 했다. 이날 밤 왕과 원화는 남도의 정궁正宮에서 합환을 했고, 낭도들도 유화들과 새벽까지 노래하며 춤추고 야합토록 했다. 
한편 미실은 진흥왕의 명으로 입궁하기 전에 이미 동륜태자와 사통을 했고, 입궁 당시 임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달이 차서 낳은 딸(애송공주, 진흥왕은 자신의 딸로 알고 있었다)은 아버지가 동륜태자이다. 동륜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미실을 계속 요구했다. 미실은 후일 왕이 될 태자를 거부하지 못하고 몰래 상통했다. 태자의 요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졌고, 은밀함도 잃어가고 있었다. 이에 미실은 탄로가 날까 심히 염려하여 동생 미생을 불러 의논하였다. 즉 동륜태자와 더불어 밖으로 나가서 유화들 중 아름다운 여인을 택하여 색공으로 천거하라고 하였다. 그러자 미생은 동륜태자와 금륜왕자 등과 함께 매일밤 밖에서 황음한 짓을 일삼았다. 동륜의 어색漁色은 유화들로만 멈추지 않았고, 미실이 진흥왕의 총애를 독차지 한 후 독수공방하고 있던 후궁 보명에게 까지 이어졌다.
결국 무분별한 동륜의 어색은 그의 죽음을 재촉하였다. 572년3월 어느날 밤, 동륜은 보명궁을 월담하다가 큰 개에게 물려서 죽었다. 그러자 왕은 태자의 종인從人들을 가려보니 모두 미실의 낭도들이었다(즉 미실이 사적으로 부리는  동생 미생의 무리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입을 통하여 미실의 방탕함도 알게 되었다. 결국 태자의 ‘개 죽음 사건’으로 인하여 미실은 원화와 전주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왕은 세종을 다시 불러 풍월주에 봉했지만, 미실은 세종에게 물러날 것을 권하였다. 세종은 풍월주를 부제 설원랑에게 물려주고, 출궁을 당한 미실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해궁海宮으로 거처를 옮겼다.   

463) 대창大昌은 진흥왕의 세 번째 연호이다. 568년에서 571년까지 4년간 사용하였다. 삼국사기에는 연호를 고친 연유가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화랑세기에는 미실을 원화로 세우며 원화제도를 29년 만에 부활한 기념으로 개원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참고로 진흥왕은 즉위년에는 조부이자 숙부인 법흥왕이 사용했던 건원建元을 550년 까지 사용하였다. 그리고 551년에서 567년까지는 개국開國이라는 연호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568년에는 총애하는 후궁 미실의 원화 취임을 축하하며 연호를 대창으로 고쳤다. 572년 부터는 홍제鴻濟로 고쳤는데, 진지왕도 이를 사용하였고, 진평왕도 584년 까지 사용하였다. 다음은 건복建福을 진평왕, 선덕여왕 연간에(584 ~ 633) 사용하였고, 선덕여왕은 634년 인평仁平으로 고쳐서 647년 사망할 때 까지 사용하였다. 647년에 즉위한 진덕여왕은 연호를 태화太和로 사용하다가 650년 부터는 당나라의 연호를 사용하였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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