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동백-아주까리 |
보스톤코리아 2023-03-20, 12:37:53 |
우리집 마당에서다. 난데 없이 붉은 열매가 달인 가시나무를 발견했다. 두어달 전인데, 한창 첫 추위가 닥쳤을 적이다. 그동안 눈여겨 보지 않았다만, 붉은색이 유난히 눈에 띄였던 거다. 인터넷을 뒤져 찾아 냈다. 이름도 Winterberry라 던가. Berry라 했으니 딸기 일텐데, 난 동매冬梅라 이름 짓기로 했다. 무슨 사연이 있어 눈내리는 겨울녘에 붉게 피었을까. 동백冬柏꽃은 이름대로 겨울에 피는 꽃이다. 꾳은 봄에 피어야 마땅할 진대, 겨울 눈속에서 붉게 핀 꽃송이는 처연하달까. 애닯다 해야 할까. 작다만 붉은 꽃송이가 내눈엔 추워 보인다. 동매 처럼 말이다. 동백은 두번 핀다고 한다. 일단 꽃을 피우는건 당연하다. 떨어진 꽃 역시 고개를 빳빳이 들고 앉아 있어 역시 꽃이 피어있는듯 보인다는 거다. 떨어진 꽃이야 가볍지 않을 테니 바람에 쉬이 날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동백은 영어로는 뭐라 던가. Camella 라 한단다. 이 역시 내 귀에 설다. 동백도 머리기름으로 쓰기도 한다는데, 기름이라면 아주까리도 있다. 이름도 아리까리 한데, 영어로는 castor-oil plant 라 하고, 피마라 하던가. 옛적 민요에도 나온다. 오래전 내가 나온 학교에선 응원가로 개사해서 불렀다. 아리랑 목동이 제목인데, 노래 가사에서는 동백꽃과 아주까리는 짝을 이룬다. 목동들이 아주까리 잎사귀를 입에 물고, 나물캐는 아가씨를 희롱하는가? 그건 모르겠다만 가사는 그렇게 읽힌다. 꽃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 캐는 아가씨야 아주까리 동백꽃이 제 아무리 고와도 몽매간에 생각 사思짜 내 사랑만 하오리까 아리 아리 동동 쓰리 쓰리 동동 아리랑 콧노래를 들려나 주소 (아리랑 목동 중에서) 응원가에선 야야~ ~ 야야 야야 하고 후렴이 붙는다. 붉은색 고음을 향해 치 닫는 거다. 봄이 빨리 오라는 아우성이라 해야 할겐가. 그런데 아주까리와 동백은 어떤 조합인가? 한국에선 곧 산수유가 필것이고, 보스톤엔 개나리 목련과 진달래와 벚꽃이 필것이다. 아니 진달래는 아닐테고, 철쭉이라 해야겠다. 우리집 마당을 말한다. 겨우내 열렸던 Winterberry는 졌다. 이제 봄이다. 우리집 강아지 산책은 한결 자유롭고 즐길만 하겠다. 덜 추울테니 말이다. 박넝쿨로 말미암아 크게 기뻐하였더니(요나 4: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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