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세상 -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보스톤코리아  2007-08-26, 21:24:38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1943~)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애인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해설) 이 시처럼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라고 낮게 발음해 보라. 따스하게 번지는 강물을 만나게 된다. 만남과 헤어짐이 두려웠던가.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을 생각해 보라. 이별마저도 완성하고 순응할 수 있는 빛나는 삶의 예지. 삶을 초연히 건너가며 기쁨과 아름다움을 응시할 수 있는 투명한 눈동자를 지녀 보라 한다. 그 명상적이고 자성적인 시선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기철 시인은 경남 거창 출생.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낱말추적][청산행][가장 따뜻한 책][정오의 순례]등 다수의 시집이 있으며, 산문집으로[손수건에 싼 편지]등이 있으며, 시와시학상, 최계락문학상, 대구광역시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 둘째 아이 갖는다 2007.08.26
영국 연예사이트 피메일 퍼스트가 21일(한국시간) 밝힌 바에 따르면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둘째 아이 갖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고 한다. 이미 둘 사이에..
기무타쿠ㆍ이병헌, 할리우드 동반 진출 2007.08.26
기무라 다쿠야 주연의 화제작 '히어로(HERO)'에 우정출연했던 한류스타 이병헌이 이번에는 할리우드에서 그와 다시 호흡을 맞춘다. 22일자 산케이스포츠, 스포츠닛..
이번주 영화 - 스타더스트 Stardust 2007.08.26
신비의 별을 둘러싼 거대 판타지가 시작된다! 어느 날 신비의 별 하나가 마법의 영토 '스톰홀드'에 떨어진다. 마침 그 광경을 지켜보며 청년 트리스탄(찰리 콕스..
詩가 있는 세상 -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2007.08.26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1943~)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애인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목숨 앗은 비상구 2007.08.26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는 한 시간대에 그 넓은 세계의 흐름을, 세상의 이야기들을 듣고 보게 되었다. 내가 남의 것을 볼 수 있는 만큼 남도 나의 것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