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순발력!!
신영의 세상 스케치 841회
보스톤코리아  2022-05-09, 11:38:13 
훌쩍 5월을 맞았다. 누군가 그 말을 참 잘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의 빠름을, 세월의 흐름을 자동차 속도에 맞춰 40대에는 40마일로 달리고 50대는 50마일로, 60대는 60마일로, 70대는 70마일로 달린다는 그 이야기는 가끔 나의 삶 속에서도 생각나게 한다. 긴 겨울을 마무리할 때쯤에 봄은 이미 와 있고 봄인지 겨울인지 모를 오락가락 사이에 여름은 슬쩍 고개를 내밀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오늘의 날에 나누고 누리고 만끽하는 일만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며 최고의 삶을 누리는 것일 게다.

21세기는 관계의 시대이다. 이해관계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고 그 속에서 이해타산을 따지며, 득이 될는지, 해가 될는지 가늠하면서 말이다. 눈치 빠른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찌 됐든 곰보다는 여우가 더 낫다는 면에서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기는 한다. 나는 그렇다면 어느 편에 더 가까울까. 생김새만큼이나 성격이나 성향이 모두가 다르지 않던가. 그러니 세상에 '정답'이 없음을 다시 또 말하고 싶은 것이다. 다만 내 마음에 거슬리는 것은 나와 잘 맞지 않는 이유일 뿐이다.

지난주는 내게 참으로 바쁜 한주가 되었다. '2022 세계 여성위원 컨퍼런스'가 달라스에서 있어 4/29~30(금~일)까지 다녀왔다. 5/1(월) 아침에 뉴욕에서 수강이 있어 보스턴 집에서 새벽 5시에 출발했는데, 커네티컷을 지나는데 어찌나 트레픽이 심하던지 자동차 안에서 40여 분을 그냥 서 있던 기분이었다. 수업 시간에 늦어질까 염려스러웠는데 다행히도 뉴욕에 거의 도착해서는 도로가 편안하게 뚫려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차 안에서 자동차 속도가 제자리일 때의 심정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사람을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그 속에서의 다양함을 느끼며 집에 돌아와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 물론 그 생각 속에는 내가 중심이 되어 생각하고 나름 평가하는 것이리라. 삶에서 '훈련'이라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관심 그리고 기다림 등은 머릿속에서 생각은 하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 보통 때에 의식적으로라도 자신을 일깨워야 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보지만, 삶의 현장은 그리 만만치 않다. 나 자신을 위하고 또 다른 너를 위하고 우리는 위하는 길인 까닭이다.

툭~ 던지고만 말 한마디가 어느 사람에게는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너무도 쉬이 던져져 내동댕이쳐진 말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누구의 편을 들어 위로를 해주고 위로를 받을까. 상담학 교수님의 강의 시간에 이런 말씀을 들려주신다. '영적인 순발력'이란 낱말을 또박또박 하얀 칠판에 검정 매직펜으로 적으시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 인식으로 인해 참을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라고 들려주신다. 하고 싶은 말이 목에 깔딱깔딱 올라올 때 마음을 가라앉히는 힘이 바로 '영적인 순발력'이라고.

삶은 훈련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교육은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며 쌓이는 것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언행을 알게 모르게 익히며 자란다. 학습지로 교육하고 교육받는 그런 교육이 아닌 일상에 베어져 있는 삶을 그대로 그림자처럼 배우는 것이다. 부모라는 자리가 그래서 참 어렵고 힘든 자리임을 깨닫는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것이 꼭 옳은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겠으나,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서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영적인 순발력'은 무엇보다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훈련이 되지 않는다면 마음의 생각이 정리도 되기 전 툭~ 튀어나오는 이유이다. 그 어떤 자리에서도 생각을 빨리 정리·정돈해 이 자리에서 이 말이, 이 의견이 꼭 필요한지의 순발력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훈련되지 않으면 엉뚱한 말이 튀어나올 수 있고, 때로는 그 말로 상대방이 상처받을 수 있으며, 또 그 정리되지 않은 의견이 툭~ 튀어나와 생각지 않게 당황하는 일을 겪기도 하는 것이다. '영적인 순발력'은 서로를 위해 꼭 필요한 훈련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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