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답게 살기 |
신영의 세상 스케치 825회 |
보스톤코리아 2022-01-17, 11:08:44 |
우리는 모두 내 이름 말고도 남에게서 불리는 이름이 있다. 누구 엄마, 누구 아빠, 누구 남편, 누구 아내, 누구의 부모,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사위 등 내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붙여지는 이름표이다. 결국 그 이름표를 붙이고 돌고 돌아서 제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바로 나인 것이다. 그것은 싫다 좋다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우리 문화와 사회적 통념 속에서 이어진 것이기에 별 불편함 없이 지내왔다. 세상 나이 60이 될 때쯤에는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나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는 것이다. '자기답게 살기'란 쉬운 듯하나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나'에 대한 실체적인 정립이 이어야 한다. 도대체 나란 누구이며 이 세상에 무엇 때문에 왔을까. 그럭저럭 부모 밑에서 자라다 한 남자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다 아이들이 타 컸을 때 나를 뒤돌아보면 그때는 너무 늦어지는 것이다. 나의 깊은 내면에서의 '진정한 나'와 대면하며 나와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묵상(명상)의 시간을 마련해 어수선한 마음을 가다듬고 고요함 속에서 참 나를 찾아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기답게 살기란 남을 카피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사는 힘을 의미한다. 삶이 버거울수록 나는 힘들고 상대방은 뭐든 잘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보여지는 단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속에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그 어느 곳이나 걱정이나 근심이 없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이다. 슬픔이나 괴로움, 기쁨이나 행복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환경에 놓여 있더라도 그것을 끌어안고 있으면 고통이지만, 이겨낼 힘이 바로 기쁨의 원천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성향(성격, 성정)이 있다. 그러나 장점과 단점은 늘 함께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너무 밝은 사람은 때로는 때와 장소에 따라 경망스러워 보일 때가 있다. 또한 너무 조용한 사람은 심심한 대신에 차분하니 남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경청자의 역할을 한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으니,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상대방을 위함이 아닌 나를 위해서 상대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세상 살기가 편안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감사의 마음이 내 마음에서 우러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부부 사이에도 그렇지 않던가. 내 마음에 들지 않아 남편을 아내를 고쳐보려고 애쓰지만, 내 마음에 화만 차오르고 짜증만 나고 결국에 되돌이표처럼 별반 변함이 없지 않던가. 그렇다, 그게 우리들의 모습이다. 극한 상황에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따라 삶의 모습이 조금씩 변화할 수 있을 테지만, 사람은 그리 쉬이 변하지 않음을 안다. 그러나 상대방이 변하기를 바라지 말고 내 마음을 바꾸는 편이 마음 편안해지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기 자신도 못 바꾸는 일을 상대방에게 요구하고 강요하는 것이 옳은 일이겠는가. 삶의 작은 일상에서 소소한 기쁨을 시작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모두가 활동이 제약받고 제한되는 이때에 자연과 벗 삼아 걷고 계절에서 만나는 숲과 나무들 사이의 바람을 느껴본다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세상과 만나는 것이다. 나도 그들과 함께 또 하나의 자연으로 머물러 교감하는 것이다. 그렇게 그 시간을 늘려간다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내 속의 '깊은 나'와 대면하는 시간이 느는 것이다. 나는 나로서 '충분한 나'로 있음을 깨닫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나 아닌 다른 누구를 부러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자기답게 살기'를 실천하기 위해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시간을 내어 생각해 보면 좋을 일이다. 곁에 누가 무엇을 하니 나도 해야지 하는 마음이면 어리석은 마음이다. 그렇게 되면 내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해지는 마음이 일렁거릴 것이다. 그러니 그 곁의 사람이 하는 일에 칭찬해주는 마음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내 마음에 감사가 차오르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자기답게 살기' 위해서는 감사의 마음이 우선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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