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신영의 세상 스케치 814회
보스톤코리아  2021-10-25, 11:52:27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

삶은 어쩌면 이리 단순한지도 모른다. 자연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계절에 순응하며 받아들이며 사는 일 말이다. 자연을 보면 참으로 많이 배운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제 모양과 제 색깔로 꽃피우고 열매 맺고 제 역할을 다하고 돌아간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참으로 복잡하지 않은가.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불안한 마음에 이것을 해야 하나, 저것을 해야 하나 안절부절못한다. 느닷없는 불청객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며 도둑처럼 찾아왔다. 일상을 뺏기고 우울한 날의 연속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게 된 우리는 그에 따른 또 새로운 삶을 맞아야 한다.

우리 부모의 시대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멀티태스킹(multitasking) 시대를 요즘 아이들은 살아간다. 한 번에 2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다중작업', '다중과업화'는 현대에 얼마나 필요하고 적절한가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가져다주는 단점, 잃어버리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무엇인가 빨리 선택하고 결정하고 버려버리는 것들이 그중의 하나일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도 좋으면 빨리 친해지고 너무 가까워져 싫증 나면 생각할 시간 없이 빨리 헤어져 버리는 일 말이다. 물론, 각자의 삶에 있어 각자의 선택이며 정해진 정답은 없다.

삶이 너무 바쁘다고 생각될 때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무엇인가 신경쓰이는 일이 있을 때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를 깊은 호흡으로 읽어보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너무도 짧은 시 그러나 참으로 심오한 시, 깊은 생각과 호흡으로 만나야 하는 귀한 시편이다. 그렇다, 작은 풀꽃들을 자세히 들여다본 일이 있는가. 그 작은 풀꽃을 시간을 내어 오래도록 바라본 일이 있는가. 들풀 들꽃도 이럴진대 사람 꽃이야 얼마나 더 예쁘고 사랑스러운 일인가. 우리는 가까이에 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무도 쉽게 무심함으로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2017년 9월에 한국에서 '시와정신국제화센터' 오픈 행사가 있었다. 그 문학 행사에 참여했다가 나태주 시인을 뵌 적이 있다. 작은 체구에 굵직한 선의 인상 특별히 서글서글한 눈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어른을 뵈니 젊은 글쟁이들이 환호성으로 반긴다. 무엇보다도 미국에서 참석한 문인들이 30여 명이 되었으니 더욱이 뵙기 어려운 분이 아니던가 말이다. 옆집 아저씨 같으신 편안해 보이는 시인은 당신의 시집 하나씩을 미국에서 참석한 문인들에게 사인해서 선물해 주신다. 그리고 당신의 시편 하나를 골라 낭독해주시고 그 자리를 떠나셨다.

참으로 편안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시편이 아니던가. 특별함이란 이렇듯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들이 아니던가. 다만, 그 평범함 속에서 소중함으로 받아들이고 귀함으로 맞이하는 마음일 것이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서는 우리의 삶이 그대로 묻어 있다. 꾸미지 않아 편안한 소박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는 것이다. 작은 것들을 소홀히 대하기 쉽고 쉬이 지나치기 쉽지만, 작은 것에서 우리는 깊은 생각을 만날 수 있는 까닭이다. 그것을 통해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그리고 나와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까닭이다.

요즘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한 번쯤 다시 읽어 보고 가슴에 새기며 소중한 일상과 가까운 사람과 자연(들꽃과 들풀들)들을 생각하며 쉼을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주변의 텃밭이나 야산을 산책하며 흙내를 맡을 수 있다면 더 없을 축복일 것이다. 또한, 다른 이의 영혼의 세계를 산책할 수 있는 시편들을 만날 수 있다면 함께 소통하며 간접적으로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문득,나 태주 시인의 '풀꽃' 시가 생각났다. 그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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