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세상 - 벽
보스톤코리아  2007-07-31, 02:50:50 
송상욱


밤의 이면지 쪽에서
하늘이 새 나가는 소리 난다
어둠을 비워낸 어둠이
육신을 벗겨낸 두께만큼이나
보타진
환부를 숨겨
산山 밖의, 짐승이 앓다 간
자리에
달이 뜨고 지는, 눈을 가려
벼랑 어디쯤
새들이 죽어서 우는
소리를 짜낸 틈새로
귀를 연다

해설우리의 눈과 귀를 가만히 닫고, 오직 의식의 눈과 귀로서만, 이 시속으로 들어가 체험 해보자. 밤 저편으로 하늘이 새어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어둠이 어둠을 벗겨내는 풍경이 있다. 또한 수묵담채화처럼, 농도가 점점 묽어지면서 "새들이 죽어서 우는/소리를 짜낸 틈새로/ 귀를 연다"고 한다. 이 지상에서 볼 수 없는 감각적 지층 속으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보이는 이 세계 뒷면에 보이지 않은 거대한 무의식의 지층을 따라, 저 신묘하고 환상적인 느낌을 만끽하게 한다. 오늘날 즉물적이고 표피적이며, 지극히 단말마적인 시들의 난무로 인해 잘 보고 느낄 수 없는 환상과 신비의 벽을 오감으로 통과하는 즐거움이 달다.

송상욱 시인은 고흥 출생. 시집 '망각의 바람'(1975년)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망각의 바람'' 영혼 속의 새'' 승천하는 죄'' 하늘 뒤의 사람들'이 있으며, 계간 '송상욱 시지'(현 24호)를 발행하고 있다. 현대시인상 본상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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