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원의 삼녀 우희雨喜는 마차공摩次公에게 시집 갔다. 그리고 예원은 17세 풍월주 김염장이 가야낭두의 딸을 첩으로 삼아 낳은 딸 셋을 염장의 권유와 어머니의 허락하에 첩으로 맞았는데, 그 첩들 중 한명이 찰기이다. 다른 첩 두명은 이름이 전하지 않는데 서자녀들의 이름은 전한다. 서자는 찰덕察德과 찰원察元이고, 서녀는 찰희察喜, 찰연察燕, 찰미察美, 찰해察亥이다. 찰기가 다 낳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서자녀들의 돌림자는 찰察자이다.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보면 당시에도 이미 돌림자을 썼고, 처첩의 소생들은 다른 돌림자를 썼음도 확인된다. 상기한 것과 같이 예원은 정처正妻 우야공주에게서 아들 오기와 함께 딸 셋을 낳았는데 그들의 이름이 온희溫喜, 성희星喜, 우희雨喜로 자매들이 희喜를 돌림자로 썼다. 그리고 그는 첩 찰기와 모두 낳았는지 아니면 다른 첩들과 함께 낳았는지 알 수가 없지만, 즉 성명 미상의 첩(들)에게서 상기한 바와 같이 서자녀 여섯을 낳았다. 그 첩(들)의 자녀 이름은 모두 찰察자를 돌림자으로 쓰고 있다. 

또한 13세 풍월주를 역임한 김용춘은 진평왕의 명에 따라 호명궁에서 호명궁주와 함께 살았다. 이에 앞서 용춘은 천명공주(진평왕의 딸)를 처로 태종(김춘추)를 아들로 삼았다. 용춘은 아들이 없어서 형 용수와 천명이 낳은 춘추를 아들로 삼은 것이다. 용춘은 이렇게 적자 없이 서자만 다섯 낳았다. 그리고 서녀는 18명을 낳았다. 서자 다섯과 서녀 둘의 이름이 전하는데 모두 용龍를 돌림자로 쓰고 있다. 서자 용산龍山과 용석龍石은 대씨大氏가 낳았고, 용귀龍貴는 매생梅生이 낳았으며, 용주龍珠와 용릉龍凌은 홍주紅珠가 낳았다.341) 이름이 전하는 서녀 둘은 용태龍泰와 龍寶용보인데, 용태는 용산의 누이이며 태종무열왕의 후궁이 되어 각간 김인태金仁泰를 낳았다. 용보는 용주의 누이이며 역시 태종의 후궁이 되어 김거득金車得과 김마득金馬得을 낳았다. 김용춘의 서자녀들은 어머니가 다른데도 모두 용龍자 돌림을 쓰고 있다. 그래서 예원의 서자녀들도 같은 어머니가 아니라 다른 어머니일 개연성이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적자녀들과 서자녀들의 돌림자를 엄격히 구별하여 썼다는 사실이다. 

화랑도의 표상이며 으뜸가는 풍월주 예원의 마지막 기록을 화랑세기에는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찬하여 말한다: 선화의 으뜸이요, 문장이 뛰어 났다. 청빈한 호덕好德을 나라를 위하여 다 바쳤네. 신선을 물으려 하면 공이 아니고 누구이며, 성현을 물으려 하면 공이 아니고 누구인가.

세계: 아버지는 보리 사문이고 어머니는 만룡낭주이다. 만룡의 아버지는 정숙태자이고 어머니는 만호태후이다. 정숙의 아버지는 진흥대제이고 어머니는 숙명공주이다.]

김예원의 세계世系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부모는 보리와 만룡낭주이다. 보리는 12세풍월주를 역임하였다. 보리의 부모는 이화랑과 숙명공주이다. 이화랑은 4세 풍월주를 역임하였고, 숙명의 부모는 태종(이사부)와 지소태후(진흥왕의 어머니)이다. 이화랑의 부모는 1세 풍월주를 지낸 위화랑과 준실부인이다. 예원의 할아버지 이화공이 한 때 궁궐에서 지소태후의 침신으로 있었는데 그만 젊고 아름다운 공주 숙명과 사랑에 빠져 월담을 하여 멀리 도망쳐 살았다. 지소태후는 정인 이화랑를 딸에게 빼앗기고 상심하였지만 그들을 용서하여 궁으로 불러서 살게 하였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고명한 승려 원광법사와 위대한 선화 보리가 태어났다. 다음은 예원의 모계를 보면, 어머니 만룡낭주의 부모는 정숙태자와 만호태후이다. 정숙태자는 진흥왕과 숙명공주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진흥과 숙명은 이부동모의 남매이다. 어쨌건 그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 정숙은 태어났다. 정숙태자는 만호에게서 만룡을 낳고 일찍 죽었다. 그리고 태자의 자리는 동륜에게로 갔다(동륜도 왕이 되기 전에 죽었다). 만호의 부모는 보리의 아버지 이화공과 지소태후이다. 즉 보리는 아버지의 외손녀를 아내로 맞이 하였다. 가족관계가 상당히 복잡하지만 당시의 골품은 그렇게 이어졌다. 예원의 외할머니이자 할아버지 이화랑의 딸인 만호는 정숙태자와 사별 후 동륜태자와 혼인하여 아들 백정과 백반, 국반을 낳았다. 백정은 제26대 진평왕이고, 국반은 제28대 진덕여왕의 아버지이다.

예원은 진평왕의 딸인 우야공주를 아내로 맞아 아들 오기를 낳았다. 우야의 어머니는 난야궁주인데 난야의 부모는 진흥왕과 미실이다. 후일 28세 풍월주를 지내는 김오기가 김대문의 아버지이다.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