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숙 권사님을 기억하며... |
신영의 세상 스케치 740회 |
보스톤코리아 2020-04-27, 10:42:34 |
하루의 저녁 소식을 들었다. 신 권사님께서 4월 18일(새벽)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가슴이 먹먹했다. 몇 년을 찾아뵙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에 그만 가만히 있었다. 권사님의 따님들을 만나면 인사처럼 "어머니는 어떠하시냐고? 권사님을 한 번 찾아뵈어야 할 텐데요."하고 안부만 묻고 말았다. 올해 아흔아홉이 되셨다는 것이다. 언제나처럼 신 권사님의 기억은 정갈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내게 남아 있다. 젊은이들을 만나도 꼭 손잡아 인사를 건네주시던 따뜻하고 자상하신 내 어머니 같으신 분이었다. 교회에서 뵐 때면 가족들의 안부를 꼭 물어주셨던 분이셨다. 워싱턴 DC에 직장으로 가 있던 큰아들이 이번 코로나19로 보스턴 집에 와서 재택근무 중이다. 그렇지 않아도 신 권사님이 돌아가시기 며칠 전 큰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엄마, 할머니가 교회에서 나를 만나면 꼭 $20.00을 주셨다고" 말이다. 크리스마스 때나 뉴이얼 때 교회에서 뵈면 하얀 봉투에 20불을 넣어 우리 집 큰아들에게 주라고 꼭 전해주셨던 기억이다. 이렇듯 어른이 떠나시고 나니 더욱이 가슴에 남는다. 한 번을 제대로 찾아뵙지 못한 송구스러움에 가슴이 아파져 온다. 우리 집 큰아들도 할머니 소천 소식에 많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선한 목자 (시편 23편)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어라.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신다. 나에게 다시 새 힘을 주시고,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바른 길로 나를 인도하신다. 내가 비록 죽음의 그늘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나를 보살펴 주시니, 내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 주시고,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어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주시니, 내 잔이 넘칩니다. 진실로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내가 사는 날 동안 나를 따르리니, 나는 주님의 집으로 돌아가 영원히 그 곳에서 살겠습니다. 한 20여 년 전쯤 교회에서 <성경 암송대회>가 있었다. 아마도 신 권사님께서 여든을 넘기신 연세였던 기억이다. 신 권사님 차례가 되어 그 작은 체구로 강대상 앞에 서서 힘차고 밝은 낭랑한 목소리로 <시편 23편>을 단숨에 토시 하나 흐트러짐 없이 술술 외우고 내려오셨던 기억이 20년이 다 되었어도 잊히질 않는다. 이처럼 신 권사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생명처럼 여기며 사셨던 분이셨다. '진실'이 그 무엇보다도 제일이라고 들려주셨던 기억도 있다. 또한, 시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던 소녀 같은 분이셨다. 맑은 영혼과 강직한 믿음으로 사신 분이셨다. 90세 생신 때는 교회 예배를 마치고 가족들이 모여 가족사진을 찍는데 아들.딸.며느리.사위 그리고 손자.손녀.증손자.증손녀를 합해 50여 명이 넘었던 기억이다. 대가족을 거느리셨던 참으로 다복하신 어른이셨다. 99세 연세 동안 자식들과 함께 손자.손녀들과 함께 나눔을 가지셨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 아니던가. 그 여러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들에게 남았을 어머니와 할머니의 기억과 추억의 행복 보따리는 높은 산처럼 가득 쌓여 있을 것이다. 가족들이 만나면 서로의 기억과 추억을 하나씩 꺼내어 어머니를 할머니를 추억할 테니 말이다. 신앙의 어머니로 할머니로도 오래도록 우리들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언제 만나도 환한 웃음과 따뜻한 손으로 맞잡아 주시던 신 권사님의 그 사랑은 우리 믿음의 신앙인들의 뿌리가 되어 나무를 키우고 잎을 내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을 것이다. 열정과 헌신으로 믿음 생활에 충실하시던 그 어른의 모습은 젊은 우리들의 기억 속에 한 번씩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쉼을 가져다줄 것이다. 신 권사님은 이 세상을 떠나셨지만, 우리들의 신앙 속에 뿌리 내려 영원히 살아계실 것이다. 그저 한 가족의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가 아닌 우리의 어머니와 할머니로 기억될 것이다. "진실로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내가 사는 날 동안 나를 따르리니, 나는 주님의 집으로 돌아가 영원히 그 곳에서 살겠습니다." 하시며 암송하시던 시편 23편의 말씀처럼 신희숙 권사님 하나님의 품 안에서 평안히 영면하시길 기도드리며 어머니를 여읜 자식들 그 외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함께하시길 기도한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이 맑고 강직하시고 정갈하셨던 신 권사님의 모습이 며칠 동안 마음에 남아 흐른다. 아마도 아주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아 맑은 물로 흐르실 신희숙 권사님 많이 그리운 오늘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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