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스팸 |
보스톤코리아 2019-09-16, 12:13:21 |
추석이다. 한가위라고도 한다. 추석명절에는 송편을 빚어 먹는다. 한편 인사 갈적엔 빈손으로 가지 않는다. 뭐라도 하나쯔음은 선물로 들고 가는 거다. 추석선물도 택배로 보내는가 그건 모르겠다. 두어해 전 이즈음 일게다. 눈을 끄는 한국신문 기사가 있었다. 추석선물로 미제스팸(SPAM)이 많이 팔렸다는 기사였다. 과일선물 꾸러미에 스팸깡통이 한두개 얹혀져 있던 모양이다. 빈손이면 손이 부끄럽고, 큰선물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과일과 스팸 통조림과 무슨 조합인가? 햄인지 분홍색 고기덩이가 스팸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스팸이라면 부대찌게가 먼저다. 내게 그렇다는 말이다. 스팸이든지 부대찌게든지 격조 높은 음식은 아닐게다. 그저 살코기대신 스팸햄과 소세지와 김치와 라면을 넣어 푹 끓여낸 얼큰한 찌게라는 것. 미군부대에서 흘러 나왔던 고기덩이가 주재료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부대찌게를 끓이는 레서피를 자세히 안다는것도 아니다. 부대찌게엔 슬프다만 칼칼한 역사와 얼큰한 이야기가 담겨있을수도 있다. 오히려 가슴만 짠하지만 말이다. 곽재구 시인이다. 된장찌게나 김치찌게 만한 깊이는 없다. 하지만 부대찌게에도 힘은 있을 게다. 김치찌개 하나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하는 식구들의 모습 속에는 하루의 피곤과 침침한 불빛을 넘어서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 같은 것이 들어 있다 (곽재구, 김치찌게 평화론 중에서) 검보를 아시나요. Gumbo soup 이라야 맞겠다. 뉴올리온즈에 갔다가 맛을 봤다. 옛날 아프리카에서 노동자로 온 사람들이 끓여 먹던 음식이라던가. 레서피야 알수 없다만, 내입에 맞았고 맛있게 먹었다. 음식은 뭐든 다 넣고 푹 끓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음식은 본고장에서 먹어야 하는가. 악어고기 튀김과 같이 먹었다. 이 역시 맛은 특이하지 않은데, 내력 또한 밝지만은 않다. 슬픈역사 때문일거다. 스팸메일이란 말도 있다. 쓰레기메일을 일컫는다. 스팸메일엔 슬픈 이야기는 없는데, 한국에선 올 추석에도 스팸이 많이 팔렸던가. 한국 정당 대변인이 기자記者를 향해 기레기라 했다. 듣는 맛이 달갑지 않다. 어찌하여 세리 및 죄인들과 함께 먹는가 (마가 2:1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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