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50
화랑세기花郞世紀, 10세 풍월주風月主 미생랑美生郞(3)
보스톤코리아  2018-11-05, 10:32:19 
미실이 12살 밖에 되지 않은 동생 미생을 화랑도에 입문시켰다. 그는 너무 어려서 말에 혼자 오를 수도 없었다. 하지만 사다함은 미실의 명이라 거역하지 못하고 받아드렸다. 반면에 아버지 미진부와 문노는 유약하다고 받아드리지 않았다. 문노는 노골적으로 “무릇 낭도란 자의 힘이 말에 오를 수 없고, 검을 사용할 수 없다면, 하루아침에 일을 당할 때 어디에 쓸 것인가?” 라고 꾸짖으며 반대하였다. 이에 당시 풍월주 사다함은 연인의 동생이며, 얼굴이 아름답고 춤을 잘 추어 여러 낭도들을 위로할 수 있으니 받아 드리길 간청했다. 그러자 문노 역시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고 미생은 화랑도에 입문할 수 있었다. 미생은 격검擊劍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때 부터 문노를 꺼려하며 경의를 표하지 않았다. 문노 역시 미실의 언행을 탐탁치 않게 보면서 거리를 두었다. 반면에 미실의 남편 세종에게는 견마지로의 충성을 다하였다.

사다함이 약관의 나이도 채 되기 전에 죽자,244)  다음 풍월주의 위는 세종이 이어 받았다. 그리고 세종은 부인 미실을 기쁘게 하고자 미생을 전방화랑에 임명하였다. 하지만 ‘정의의 사도’ 문노의 기氣에 부딪히고 말았다. 미숙한 미생을 화랑도의 3인자245)  자리에 앉힌다는 건 신기의 격검술을 보유한 문노에게는 용납될 수 없었다. 한편 미실은 많은 돈을 풀어 낭도들에게 뇌물을 먹이면서 사리私利에 밝은 자들로 하여금 미생을 따르게 하였다. 미실의 든든한 세력이 뒤받침하고 있었지만 유약했던 미생은 여전히 나약한 청년기로 접어고 있었다. 문노의 ‘호국선’ 보다는 설원의 ‘운상인’ 화랑으로 자라나는 미생은 누이 미실의 힘으로 화랑도의 2인자인 부제의 자리에 가까워 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만 누이 미실의 색정은 미남자에 피리도 잘 불고 춤을 잘 추었던 운상인 화랑도의 우두머리 설원랑에게 빠지고 말았다. 설원랑은 나중에 이름을 설화랑을 개명했는데, 금진이 구리지가 관산성전투에서 전사하자 남편의 용양신 설성과 사통하여 낳은 아들이다. 구리지는 설성을 아들같이 또 신하같이 키웠다. 어느날 성 밖 작은 마을 동구밖 들판에서 뛰어 놀던 ‘흙묻은 진주’ 같은 아이, 설성과의 만남으로 그가 살고 있던 초막으로 가게 되었고, 그리고 미혼모 설씨녀의 기구한 삶의 여정을 듣고나서 구리지는 그녀를 첩으로 삼았다(자세한 내용은 7세 풍월주 설화랑편 참조, 삼국사기 열전에 나오는 ‘설씨녀薛氏女와 가실嘉實’ 의 이야기가 설성의 어머니 설씨녀가 남도의 유화로 있을때 하룻밤 정을 나누고 변방으로 떠난 미남 화랑도의 이야기를 약간 각색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설원랑에게 빠진 미실은 동생 미생에 앞서 연인 설원랑을 화랑도의 부제로 임명하였다. 그리고 설원은 그 다음 7세 풍월주가 되었고, 미생은 설원 밑에서 부제를 하였지만, 8세 풍월주가 되지 못했다. 당시는 정사政事는 돌보지 않고 정사情事에만 몰두하던 진지왕 폐위 사건이 있던 579년이었다. 화랑도의 내부에도 많은 소용돌이가 있었다. 그래서 풍월주의 위는 문노에게로 또다시 비보랑에게로 이어졌고, 미생은 36살의 나이인 585년에야 풍월주에 오를 수 있었다.   

244) 사다함의 어머니 금진낭주는 평소 색에 빠져 살았다. 법흥왕의 후궁으로 있다가 출산을 하지 못하여 출궁 당했다. 그 후 구리지의 사랑을 받아서 토함과 사다함 그리고 새달을 낳았다. 그리고 554년 구리지는 관산성전투에서 전사했다. 다음에는 구리지의 용양신 설성과 사통하여 설원랑을 낳았다. 불행하게도 설성도 가야정벌에서 전사하였다. 금진은 이번에는 자신의 아들인 사다함의 친구 무관랑을 몰래 침실로 끌어들였다. 이에 무관랑은 사다함 대하기가 어려워서 ‘사우死友’ 를 맺은 그를 피하려고 했지만, 사다함은 오히려 무관랑에게 모두가 어머니 탓이라며 친구를 위로하였다. 그러나 사다함 휘하의 많은 낭도들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괴로워하던 무관랑은 도망하여 밤에 궁의 담장을 넘다가 구지溝池에 떨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었다. 그러자 사우를 잃은 사다함은 식음을 전폐하고 애통한 나날을 보내다가 여위고 병들어 7일 만에 죽었다. 이 때 사다함의 나이 18,9세 였다. 색정에 빠진 금진에게 끌리다가 요절한 무관랑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그가 떨어진 ‘구지’의 등장은 박창화의 ‘필사본’이 진본 화랑세기를 보고 필사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단서 중의 하나이다. 월성 밖 구지의 존재는 박창화가 필사할 당시인 1930년대에는 아무도 몰랐다. 뿐만아니라 1984년 까지도 월성 주변에 구지의 존재를 아는 이가 없었다. 1984년 부터 1989년 까지 실시된 1차 월성 유적 발굴 조사와 이어서 실시된 2차(1990 ~ 1994년) 발굴 조사에서 그 구지의 존재가 확인되었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245) 후일 문노가 풍월주의 위에 있을때 부서가 개편되면서 좌우봉사랑을 좌우대화랑으로, 전방봉사랑을 전방대화랑으로 하였다. 미생의 위를 전방화랑이라고 했는데 이어지는 문맥으로 보아 화랑도의 3번째 서열인 전방대화랑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www.gch.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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