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목숨 건진 오바마케어 (1) |
보스톤코리아 2017-08-07, 11:18:25 |
뇌암으로 병상에 있던 80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매케인까지 워싱턴으로 불려 왔다. 트럼프케어 입법을 위한 상원 표결을 대비한 것이다. 공화당 상원지도부는 지난 두 달여 동안 밀실에서 극비리에 가진 논의 끝에 세 법안을 짜냈다. 첫 번째 “오바마케어를 폐기하며, 트럼프케어로 대체”법안(공식명칭Better Care Reconciliation Act )은 7월 25일 화요일 표결에서 43대 57로 부결되었다. 7월 26일 수요일에는 45대 55로 두 번째 “ 오바마케어 부분폐기/대체안 없음” 법안( 공식명칭 Obamacare Repeal Reconciliation Act)이 실패하였다. 마지막 세 번째 칼을 뽑았다. 스키니 폐기(Skinny Repeal)라는 별명의 법안(공식명칭 Health Care Freedom Act)이었다. 오바마케어의 보험 의무화, 벌금제도 그리고 의료기구에 대한 세금 등 단 세 조항만 폐기하자는 것이다. 찬성50표를 끌어 낼 최상의 안이라고 자신하고 올인하였다. 2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은 줄곧 모든 법안을 반대해 왔기에 애초 계산에 넣지 않았다. 매케인만 찬성하면 가결이다. 7월 28일 금요일 새벽 1시 20분, 상원 의사당 내 모든 시선이 집중된 긴장의 순간이 되었다. 공화당은 마지막까지 믿고 있었다. 그러나 매케인은 부표를 던졌다. 탄성과 환호가 동시에 터졌다. 스키니 폐기안까지도 부결된 것이다 (찬49, 부51). 공화당 상원리더는 부결 직후 “다음 과제로”라며 트럼프케어 입법 중단의사를 표명하였다. 트럼프는 상원의원들을 “바보들”이라며 분노에 차 있다. 지난 7년간 오바마케어 반대와 방해를 일삼은 공화당, 대통령과 상하원 다수로도 오바마케어폐기를 달성치 못했다. 자당의 반대표로 모두 부결되었기에 참패였다. 왜 실패했나? 공화당이 숙원을 이룰 절호의 기회를 매케인이 무산시켰다. 정치이념에 따른 반대였을 수도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시 “포로는 영웅이 아니다”라는 매케인을 깎아 내리는 발언에 대한 보복이라는 견해도 있다. 월남전 당시 5년여의 포로생활과 고문으로 생명을 거의 잃었다 생환하였기에 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원천적 실패 원인은 52석으로는 큰 일을 하기에 어렵기도 하였지만 소속의원 전부가 동의할 법안이 없다는 점이다. 즉 보수와 진보성향 중도의원들의 요구가 상반되어 협상이 어렵다는 것이다. “사랑을 따르자니 돈이 울고” 표현이 적절하다. 2015년 보수계의 분란으로 하원 의장직과 하원직을 사임한 공화당원 존 베이너는 “공화당은 건강보험법을 만들 수 없다”라고 한 예언은 아직 적중하고 있다. 입법하려는 새법이 오바마케어와 비교가 된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2천만 이상이 보험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정치적으로 감당키 어려웠다. 오바마케어를 전폭 수용한 몇몇 공화당 주지사 특히 오하이오주와 네브래스카주 지사의 강력한 반대는 이들 주 출신 상원의원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실패의 궁극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오바마케어 폐기/대체를 공약으로 걸고 당선되었다. 그러나 국민총생산(GDP)의 18%에 달하는 의료정책에 대한 대통령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식견도 없다. 그렇다고 배우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국회와 국민을 설득하는 권위 있는 캠페인도 하지 못했다. 일관된 목표를 향한 진군이 아니라, 시시각각 바뀌는 목표로 혼돈만 일으켰다. “오바마케어가 자폭하도록 내 버려두겠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정책으로 대체하겠다”, “오바마케어 폐기만 하자”. 천방지축, 구경꾼의 외침 같았다. 결코 리더는 아니었다. 당내의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 심지어 의원직까지 걸고 반대하는 자당소속 의원들의 팔을 비트는 일이나 하고 있었다. 위엄이 사라지고, 국민의 지지도가 낮은 대통령 주위에 사람이 없기 마련이다. 중대한 과업을 성공으로 끌어 내기엔 버거웠다. (다음 주에 계속) 윤희경 보스톤봉사회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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