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세상 - 개미의 바느질
보스톤코리아  2007-05-06, 23:18:01 
길상호(1973~)

개미가 많은 집에 살았네
장판과 벽 사이
문턱과 바닥 사이
일렬로 늘어선 개미 행렬은
어머니 바늘을 뒤따르는 실처럼
개미 개미 개미 개미
벌어진 사이를 꿰맸네
아껴야 잘 사는 것이여,
날마다 허리를 졸라매던 그녀도
한 마리 붉은 개미
그래도 허기를 벌리는 입은
쉽게 봉할 수 없었네
날마다 늘어나는 틈새를
독하게 기워내는 바늘,
녹슬 틈 없던 그녀의 믿음 아니었으면
벌써 무너졌을 그 집에서
나 그녀로부터
바람 하나 들지 않는
옷 한 벌 얻어 입고 살았네

[해설] 이 시가 따뜻한 감동을 몰아친다. 우리의 삶이란 과연 어떤 배후를 가지고 있을까. 이 혹독한 자본주의의 세상, 치열하게 생을 기워내지 않고서는 살수 없는 세상, 혹독한 가난이 들끓는 이 세상의 저잣거리와 사하라 사막을 건널 수밖에 없는 것, 그러나 자식을 위하여 끊임없이 틈새를 기워준 개미와 다름없는 어머니가 여기 있다.한땀 한땀 어머니의 성실한 노역과 피땀어린 바느질이, 자꾸만 벌어지는 고난의 틈새와 허기진 상흔을 꿰매어가며, 삶을 튼튼하게 기워주었을 바느질, 이시는 온갖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는 生의 든든한 옷 한 벌을 입혀주신 어머니의 정성과 손길을 다시금 돌이켜보게 하여, 저절로 코끝이 시큰해지도록 한다.
길상호 시인은 충남 논산 출생.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이 있으며, 현대시동인상, 이육사문학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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