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연재를 마치며 |
보스톤코리아 2017-01-30, 14:38:27 |
2015년 4월부터 2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인디언의 역사를 살펴본 결과, 그들의 역사는 길 위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들이 걸었던 처음의 긴 길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한 신천지 개척의 길이었다. 그들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때보다 거의 2만년이나 앞서 동북 아시아로부터 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 왔다. 베링해를 건너온 그들은 수 만 리를 계속 걸어 북미와 중미를 거쳐 남미의 끝자락에까지 이르렀다. 약 2만년 동안 천혜의 청정 자연환경에서 나름의 문명을 일구며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아오던 행복한 시절은 16세기 이후 불어 닥친 서구 열강의 식민지 진출로 막을 내리게 되고 인디언들은 그들의 안방을 백인들에게 내주고 길바닥으로 내몰리는 신세로 전락하였다. 이때부터 인디언들은 노예로의 길, 패잔병의 길, 눈물의 길, 강제이주의 길, 도피의 길에서 모진 세월을 눈물로 견뎌 왔다. 인디언들은 1978년부터 전 부족이 단결하여 이른바 ‘대륙횡단 걷기운동(Longest Walk)’을 벌이고 있다. 제 1차 행사 참가자들은 1978년 2월 11일 샌프란시스코의 알카트라스 섬을 출발하여 5,100km의 거리를 걸어와서 7월 15일 워싱턴에 도착하였다. 인디언들은 이 행사를 통해서 인디언 문제에 대한 주류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한편 원주민의 권리를 되찾고자 하는 자신들의 주장을 알렸다. 30년이 지난 2008년에 인디언 성소의 보전, 부족주권 존중, 그리고 환경보호를 통한 지구온난화 방지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하여 그 두 번째 행사가 개최되었다. 2011년에는 ‘인디언의 당뇨병 퇴치’를 주제로 세 번째 행사를 개최되었으며, 2013년 네 번째 걷기에서는 과거 백인들이 인디언에게 저지른 박해의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하여 전과는 거꾸로 위싱턴을 출발하여 알카트라스 섬으로 되돌아가는 행사를 벌였다. 2016년 2월 13일에는 샌디에고의 라호야 공원에서 출정식을 갖고 위싱턴을 향한 다섯 번째 대륙횡단 대장정을 시작하였다. 이번 행사의 구호로는 ‘마약과의 전쟁’을 내걸었으며 ‘인디언 운동본부’의 공동 창립자인 데니스 뱅크스가 주도하였다. 행사에 참가한 일행들은 7월 15일 위싱턴에 도착했다. 그들이 보내는 진정한 메시지는 “이 너른 미 대륙 모두는 인디언의 땅이다”라는 외침이 아닐까? 역사에는 가정법이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쉬움을 이야기할 수는 있다. 우리나라 아픈 역사의 산물인 비무장지대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60년 이상 잘 보존된 덕분에 오늘날 생태계의 살아 있는 보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전라북도보다 더 큰 옐로스톤 일대의 땅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만큼 미국인들은 통 큰 사람들이었다. 그 통을 조금만 더 키워 예를 들어 1868년 라라미 조약에서 인정했던 라코타의 영토를 영원한 인디언의 땅으로 그대로 남겨 두었으면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가칭 라코타 자치지구야말로 아프리카의 세렝게티나 남미의 마추픽추를 뛰어넘어 세계에서 으뜸가는 자연 및 문화유산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실제로 일단의 라코타 인디언들이 2007년 1월 17일 워싱턴 국무부를 방문하여 라코타공화국(The Republic of Lakotah)이 독립을 선언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한 적도 있었다. 버락 오바마는 가장 진보적 성향이 강한 미국 대통령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바마는 인디언 문제에 대하여도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 오바마는 2008년 5월 대통령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남부 몬나타주에 있는 Crow 인디언부족국가를 찾았다. 그곳에서 그는 Hartford and Mary Black Eagle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디언 부부의 양아들로 입양되어 Barack ‘Black Eagle’ Obama라는 이름까지 받아왔다. 그는 취임 첫해인 2009년 11월 5일에 첫 ‘백악관 인디언 부족 총회’를 개최하였다. 동 회의는 매년 개최되고 있는데 2015년 11월 5일에는 제 7차 회의가 열렸다. 이번 총회에는 567개의 ‘연방정부가 인정하는 인디언 부족’의 대표 외에 24명의 청년 인디언 대표도 초청되었다. 오바마 정부는 인디언의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청년 인디언의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믿는 것 같다. 2015년 7월 영부인 미셀 오바마는 230개 인디언 부족으로부터 1,000명 이상의 청년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여 정부와 백악관의 고위 관계자와의 만남을 주선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고위 공무원과 백악관 직원을 인디언 부족국가로 보내어 인디언 청년들과 대화하여 그들의 생각과 요구사항을 직접 확인하도록 조치하기도 하였다. 오바마 정부는 인디언 청년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 중의 하나는 양질의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점을 인식하여 인디언들도 수준 높은 대학 교육과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바마 임기 중 마지막인 제8차 총회는 2016년 9월 26일 개최되었다. 필자가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만나본 주류 미국 시민이나 우리나라 교민들의 대부분은 역사적으로 인디언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디언의 권익과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주류사회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였다. 미국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체로 인디언에게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엎질러진 물이야 다시 퍼 담을 수는 없더라도 이제부터라도 더 이상 인디언들이 눈물을 흘리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염원해 본다. 김철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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