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마라톤 한국 참가자들 “마라톤 Strong!” |
보스톤코리아 2014-04-17, 21:32:36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보스톤마라톤 테러가 일어난 지 1년, 그때만 해도 보스톤에서 다시는 마라톤이 개최될 것 같지 않았지만 세계인들은 올해 “Boston Strong!”을 구현하고 있다. 매해 보스톤마라톤에 참가해온 한국 참가자들 역시 지난해보다 더 늘어 “마라톤 Strong!”을 외치고 있다. “너무 힘들지요. 하지만 그게 중독성이 있어요. 한번 맛을 보면 달리지 않고는 못배깁니다.” 이번 118회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들 중 전화 인터뷰에 응한 세 명의 공통된 말이다. 그들은 보스톤 마라톤 테러에 대해서는 “올해는 보안이 더 강화됐다고 들었다”며 걱정하지 않았다. 전화인터뷰지만, 수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는 ‘보스톤 마라톤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어 건강함이 느껴졌다.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해서 마라톤에 입문, 급기야 세계적인 보스톤 마라톤까지 참가”하는 이들의 마라톤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풀코스를 달리고 나면 그 성취감이 여러 날 간다”며 고령의 나이에도 보스톤마라톤에 출전하는 김계환 씨는 이번 참가자중 가장 나이가 많다. 88올림픽이 열리던 해를 기점으로 한창 마라톤 붐이 일던 때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 지금까지 근 36년 간을 달려 왔다는 그. “뛰는 동안 엄청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 달리고 난 후에 느끼는 뿌듯함은 그 힘들었던 시간들을 몇 갑절 보상해준다”며 “중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사실은 포기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뜻 깊은 말을 했다. 한국 마라톤 초창기 멤버인 김계환 씨에게는 참가할만한 대회가 많지 않았다. 10km 코스 대회 참가를 위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기도 했을 정도. 동아 마라톤대회가 일반 참가자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정식으로 풀코스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요즘도 매일 10km씩 달리고 있다는 김계환 씨는 75세이지만 병원을 찾지 않고 살아갈만큼 건강하다. 김계환 씨는 1947년 서인복 선수가 보스톤 마라톤에서 우승했을 때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하는 꿈을 품었다. 당시 초등학생으로 어린 마음이었지만 우리나라 선수가 세계적인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이제 드디어 어린 시절 꿈을 이루러 간다”는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계환 씨는 이번 보스톤에 와서 마라톤에 참가하는 것외 하고 싶은 일을 묻자 “ 유길준 기념관에 가보고 싶다”는 바램을 보였다. 하지만, 혼자 찾아가지는 못할뿐더러 일행들의 일정에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동갑내기 양정우/ 전진희 씨는 이번 보스톤 마라톤에 부부가 나란히 참가한다. 결혼 전 첫만남을 가진 지 30년 기념으로 이번 마라톤에 도전하는 이들 부부는 10여년 전 건강을 위해 마라톤을 같이 시작하고 나서 더욱 사이가 돈독해졌다고. 처음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10km 코스 달리기가 이제는 풀코스 마라톤을 뛰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정도까지 됐다. “오죽하면 풀코스 마라톤을 두고 ‘고통을 즐기는 코스’라고 일컫겠냐”고 말한 양정우 씨는 “엄청난 고통을 이긴 후 돌아오는 환희를 아는 사람들은 마라톤에 중독돼 버린다”고 말했다.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힘든 것을 모르게 된다”고 적극 마라톤을 권하는 양정우 씨는 “처음 10km 지점까지는 재미있다. 20km쯤 달리면 조금씩 힘들어 지다가 30km부터는 ‘마라톤 런 하이’라는 상황이 된다. 정말 극도로 힘든 상태가 돼 정신력으로 버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인 전진희 씨는 주로 10km마라톤을 달리는 아마추어 수준. 하지만 남편 양정우 씨는 풀코스를 50여회 완주한 꽤 수준 높은 마라토너다. 기록 시간은 3시간 18분. 한국에서는 상위 15% 내 드는 수준이라고. “거기 지금 비 온다면서요?”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기분 좋은 목소리는 보스톤의 날씨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마라톤 대회날도 비온다는데...더운 것보다는 낫네”라며 껄껄 웃었다. 느낌상 가정주부는 아닐 것 같았다. 역시나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는 여성사업가란다. 때아닌 폭염으로 주자들이 대거 나가 떨어졌던 2012년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했던 김순옥 씨. 그녀가 다시 보스톤을 찾는다. 지난날의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서 다시 온다는 김순옥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껏 정말 포기하고 싶었던 때는 그때였다”고 말했다. 출발선을 떠나 7km쯤 지나던 김순옥 씨는 앞서가던 지체장애인을 비켜 가려다 다리가 엉키는 바람에 무릎 부상을 입고 주저 앉았다. 우두커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던 그녀는 상처의 고통과 그에 더해 폭염까지 상대해 싸워야 했다. 극심한 고통으로 중도 포기하고 전철을 타려고도 했으나, 걷다가 뛰기를 반복하며 35km지점까지 왔다. 가까스로 40km를 넘어서자 더위를 먹은 탓에 탈진했다.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에 이번 마라톤에서 좋은 결과를 냄으로써 기억을 환기시키고자 오는 김순옥 씨는 요즘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왕복 8km 거리의 아차산을 돈다. 마라톤을 한 지는 10년, 대기업에 근무하던 중 건강이 약해지는 바람에 직장을 그만두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조깅을 시작했다가, 마라톤에 입문했다. 이후 오늘까지 쉬지 않고 매일 8~10km를 달린다. 마라톤을 위해 헬스 클럽에서 허리 근력 강화운동을 겸하고 있어 65세의 나이에도 군살 하나 없는 근육질의 몸매(163cm/52kg)를 유지하고 있다. “마라톤을 생각하고 시작하기보다는 조깅을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조금씩 늘려가다보면 풀코스 마라톤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그녀 역시 “마라톤은 끊을 수 없는 강력한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라톤을 “건강과 성격 모두 좋아지는 운동”이라 자신있게 말하는 김순옥 씨는 “보스톤마라톤은 응원객들로 인해 더욱 특별하다”며 “특히 달리다가 태극기를 보는 순간 힘이 솟는다”고 한인 응원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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