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준비? 에세이를 즐겨라! (1) |
보스톤코리아 2013-02-18, 13:50:09 |
“몇 시간 수업을 들으면 AP US History 를에서 만점을 맞을 수 있나요?” 공립학교의 봄방학을 앞두고 종종 듣는 질문이다. 전체 시험 분량을 몇 개의 유닛으로 쪼개고, 각 유닛에서 중요하다는 “요점”을 정리하는데 소요되는 대략의 시간, 다시 테마별로 전체를 훑어보는데 필요한 시간, 그리고 과 문제 풀이를 위한 시간을 더하면 대강의 시험준비를 기계적으로 마칠 수 있는 시간이 계산된다. 그러나 “수업시간은 몇시간 잡으세요”라는 대답은 항상 편치 않다.
그 간 성실히 공부해 온 많은 학생들이 마무리 정리를 할 때라면 당연히 시험 준비에 필요한 기계적인 시간은 물론 있다. 하지만, 역사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찍어내듯 대량 생산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라, 과거의 사건과 사유들에 대해 끊임없이 어떤 종류의 “의미”를 재 부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 뒤 사고 생략한 채 “크램” 과정으로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AP의 역사과목들이 원래 의도와는 다소 거리가 멀뿐만 아니라, 에세이라는 복병때문에 만점을 받는 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작년에 가르쳤던 한 학생의 사례를 잠깐 소개한다. 활발한 과외 활동에다가 만만치 않다고 소문난 학교의 GPA 관리로 바빴던 그는 AP 준비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따라서 본인이 취약한 에세이 (Document Based Question & Free Response Question)만을 필자와 함께 공부하겠다고 찾아왔다. 그에게 미국의 건국기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보고 나서 중요한 내용들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배운지 몇 달이 흘러버리는 동안 머리속에 남게 된 정보는 상당히 불완전한 것이었음을 간파할 수 있었다. 이 학생과는 만날 때 마다 꽤 많은 내용을 약 2배속으로 (!) 정리한 후, 각 유닛에 대한 기출 에세이를 써오게 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다. 시간의 한계로 뒷부분을 마저 정리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고 아쉬웠는데, 그래도 만점을 받았고 최근에는 원하는 대학에도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필자가 이 학생에게 에세이의 “정답”을 콕 찝어줬을까? 함께 아웃라인을 잡았고, 논거를 고민했고, 또한 좋은Thesis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는 했지만 에세이에는 정답이 없다. 좋은 에세이와 학습이 되지 않은 함량 미달의 에세이가 있을 뿐이다. 역사 에세이에서 좋은 에세이는 영어실력의 문제라기보다 생각의 문제와 학습의 문제다. 즉, 좋은 에세이를 쓰려면 연습을 해야한다. 그것도 “능동적으로” 연습 해야 한다. 아무리 명 강사라해도 강의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지식은 수명이 짧다. 하지만 좋은 에세이를 쓰기 위한 연습의 과정에서 스스로 필요한 논거를 찾아내고 조직화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학습 효과가 있다. 다른 학생들의 경우에도 적어도 2월에 AP 준비를 시작한 학생들은 2월~3월 동안 한 유닛씩 학교에서 과거에 배웠던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유닛별로 한 두개의 기출 에세이를 써보는 연습을 하도록 유도했다. 에세이 하나를 연습하는 데 때로는 하루를 통째로 써야했던 어떤 학생은 초반에 “과연 실전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에세이를 쓸 수 있을까요? 빨리 진도를 빼야하지 않나요?”라는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직 연습할 시간이 있다면 더뎌보이는 이 방법이 결코 더디지 않다. 여름 방학 동안 선행으로 AP US History의 굵직한 흐름을 미리 공부한 또 다른 학생 역시 “에세이로 써본 것만큼 제대로 기억이 나더”고 이야기 했다. 물론 어지간한 내용정리를 병행하지 않았다면 에세이에 착수할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배우고 또 그것을 때때로 익힐 때” 학문은 비로소 즐거운 법이다. 그런데 에세이 연습을 통해 AP 시험을 준비하라는 조언은 단지 에세이가 AP 시험 점수를 결정하는 일부이기 때문이라거나, 혹은 내용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대개 AP시험의 역사 과목에서 출제되는 Document Based Question이나 Free Response Question 들은 질문을 곱씹는동안, 수험자가 지금껏 배운 역사 “지식”에 대해 비판적 사유를 해볼 수 있도록 정교하게 고안된 질문들이다. 즉, 에세이를 통해 답변을 해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역사는 “암기해야할 것들의 리스트”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우리의 사고와 상호 작용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어쨌거나 내가 제시한 전략은 AP US History뿐만 아니라 AP European History 나 AP World History를 수강하는 학생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전략이다. 만약 당장 AP 역사과목의 준비 전략이 막막하다면, 굵직굵직한 큰 그림 그리기 3~4챕터를 묶어서 리뷰하기 공부한 내용과 연관되는 주제의 에세이 연습 테마별 (정치, 영토, 경제, 법 등) 정리 객관식 문제 풀이 연습 마지막 정리 정도의 흐름으로 정리해나가면 필자와 같은 사교육 업자의 도움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주 부터 4월 말까지 매 주 하나의 에세이 주제를 함께 사유해보기로 하자. * 연두교서 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 대통령이 연초 의회를 상대로 국정 보고 및 새해의 정책방향을 설명하는 연설.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소피아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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