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100배 더 즐기기 22 |
보스톤코리아 2013-02-18, 11:57:53 |
박물관 속 집: 은유탕Yin Yu Tang House Peabody Essex Museum (PEM) 161 Essex St Salem, MA 01970 (978) 745-9500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글라스케이스 안의 작품을 한 발짝 물러서서 관람하는 박물관의 전통적 전시형태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고고학적 유물이라면 작품이 발굴되었을 당시를 재연하여 디스플레이한다거나, 가구, 도자기등의 작품을 작품이 제작된 시대 모습을 가상하여 문맥에 맞게 전시를 하는 등의 방법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문화의 사람이 각기 독특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가장 평범하지만 흥미로운 일상을 보여주는 방법으서 최근 여러 박물관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 전시방식이 있다. 그것은 박물관 속에 실제로 사람이 살았던 집을 옮겨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주 셀럼에 위치한 피바디 에섹스 뮤지엄(Peabody Essex Museum: PEM)에는 중국 청왕조 시대에 지어진 약 200년된 상인의 집을 만나볼 수 있다고하여, 지난 주말 한바탕 폭설이 지나간 후 도로가 어느정도 정비된 일요일 오후 세일럼에 다녀왔다. 이 중국인의 집은 동부 안후이지방 황산근교 황쿤이라는 마을에 위치하였던 집이다. 황쿤은 전체 마을 주민이 200명 남짓하는 작은 마을로 주로 황씨 집안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이다. 은유탕이라 이름이 지어진 이 집은 침실만 16칸인 2층집으로 시골에 있는 집이지만 부유한 상인의 집이라 볼 수 있다. 이 집에서 200여년동안 황씨 집안 사람들이 8세대에 거쳐 살았으며 주로 부부, 손자, 할머니 할아버지3대가 함께 모여 생활하였다. 하지만 1982년에 이르러 공업화로 모든 식구가 도시로 일거리를 찾아 떠나며 한 때 삼대가 북적거리던 은유탕은 빈집으로 남게되었다. 그대로 방치되어 손상되거나 새로운 주인을 만나 현대식 건물로 개조될 수도 있었던 은유탕은 연구차 황쿤지역을 여행하던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의 중국 미술 큐레이터 낸시 버리너(Nancy Berliner)를 만나며 새로운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버리너 씨가 연구차 처음 황쿤을 방문하였던 것은 1996년이었다. 그녀는 우연히 길을 걷다 빈집으로 남겨진 은유탕을 둘러보게되는데 건축, 예술적인 면에서 풍부한 이야기를 지닌 이 집에 깊은 첫인상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이듬해 황쿤마을에 연구차 다시 방문을하며 인상적이었던 은유탕을 다시 방문하게된다.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자, 놀랍게도 “빈집”이라 생각했던 마당에서 북적이는 소리를 듣게되는데 그날이 마침 뿔뿔이 흩어져 도시 생활을 하던 황씨 집안 식구들이 모여 가족회의를 하던 날 이었다. 그들은 막 은유탕을 팔기로 결정하던 참이었다. 버리너는 즉시 그곳에서 은유탕을 미국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으로 옮겨오기위한 본격적인 구상을 하게된다. 박물관측에서는 이 집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지불한 총 금액에 대해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뉴욕타임즈에의하면 박물관이 은유탕 이전 프로젝트로 지불한 비용이 약 백오십만달러 (15 million)이상이라고 예상하는데, 이는 박물관측이 집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중국 지역정부 관리에게 지불한 비용, 중국 정부와 박물관 사이 파트너쉽과 문화교류차원에서 박물관이 지원한 황쿤지역의 전통가옥 3채와 지역성지의 수리, 보존관리비용,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스폰서비용등을 포함한다. 피바디박물관에서 이 집을 셀럼으로 옮겨오기까지 그동안 들인 노고와 비용이 과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옮겨진 집은 향후 어떤 역할을 하게될까. 은유탕은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의 겔러리로 영구 보존되어 앞으로 중국 문화의 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하게될 예정이다. 박물관은 관객이 은유탕을 관람할때 이해를 돕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가이드를 제작하였고, 박물관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슬라이드쇼가 메뉴얼화된 온라인 투어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박물관은 은유탕의 역사와 중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은유탕 극장, 은유탕 전시장, 은유탕 리소스룸도 따로 마련하였다. 은유탕 극장에서는 집의 분리, 이동, 복원과정과, 지역문화를 소개하는 필름이 매일 상영중이며, 교육부에서는 은유탕을 소재로한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들이 개발되어 관객들에게 소개되고있다. 이와 비슷한 일례는 보스톤 어린이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본상인의 집”이다. 교토에서 보스톤과 자매도시 20주년을 기념하여 1979년 기증된 이 집은 일본 실크 상인이 실제로 살았던 집을 그대로 옮겨와 복원한 전시장으로 일본 장인에 의해 원형의 모습 그대로 박물관에 복원되어 전시장으로 사용되고있으며 이 전시장을 소재로 한 다양한 문화적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있다. 미국의 박물관에서 언젠가 “한국의 집”도 만나볼 수 있을까? 북촌을 중심으로 한옥건축물과 전통문화 복원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여전히 모던한 신축 건물에 대한 열망은 한옥을 지켜내고자하는 의지보다 더 강한 것같다. 지난 50년간 치열한 도시화의 물살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의 이야기와 역사를 간직하며 살아남은 한옥을 보존, 관리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은유탕온라인투어: www. pem.org/sites/yinyutang) 문화/예술 컬럼니스트 장동희 Museum of Fine Arts, Boston 강사 보스톤 아트 스튜디오 원장 167 Corey road, suite 205, Boston MA 02135/ph) 857 756 2557 [email protected] / www.bostonartstudio.com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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