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결혼 비용 2억원 넘어서
보스톤코리아  2012-03-26, 12:18:46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인턴기자 = 한국의 평균 결혼 비용이 사상 처음 2억원을 넘어섰다.
조선일보가 결혼 정보 회사 선우에 의뢰해 최근 1년 안에 결혼한 전국 신혼부부 310쌍을 조사한 결과, 집 구하고 식 올리고 예물•예단•혼수•신혼여행을 해결하는 데 평균 2억808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선우는 1999년부터 2~3년마다 결혼 비용을 조사해 왔는데 직전 조사 연도인 2009년 결혼 비용은 1억7542만원이었다. 3년 만에 3000만원 넘게 오른 것이다.

외환 위기 후 13년 동안 20~30대 평균 근로소득은 두 배로 올랐지만, 결혼 비용은 세 배로 뛰었다(1999년 7630만원→2012년 2억808만원). 2005년과 비교하면 7년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 격차를 메우는 게 결국 양가 부모의 자산이다. 서강대 사회학과 전상진 교수는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으니까 너나없이 점점 캥거루처럼 부모에게 기대는 관행이 굳어지고 있다"고 했다.

결혼 비용은 4~5년을 주기로 한꺼번에 수천만원씩 껑충 뛰었다. 2001년까지 1억원 선을 밑돌다가 2003년 갑자기 1억3498만원이 됐고, 2007년 다시 1억7245만원이 됐다. 올해 또 가파르게 치솟아 사상 처음 2억원 선을 무너뜨렸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현실적인 필요성도 있겠지만 과시욕은 물론 부모의 애정과 자녀의 욕심이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또 한편 "한 번 하는 결혼 남들처럼 잘하고 싶다"는 한국인 특유의 심리도 작용했다.
서울대 인류학과 강정원 교수는 "예전과 달리 부를 과시하는 것이 죄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류층 사이에서 과시를 삼가는 풍토가 사라졌다. 계층을 막론하고 '부자=유능, 빈자=무능'의 가치관이 널리 퍼졌다. 여기에 '결혼은 개인이 아닌 집안의 결합'이라는 결혼관까지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상류층은 스스럼없이 부를 자랑하고, 그 아래 계층은 무리해서 따라가고, 업체들은 앞다퉈 값을 올리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조사를 총괄한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 유성렬 소장(백석대 교수)은 "상류층은 호화 결혼식으로 부(富)와 힘을 과시하려 하고, 중산층은 그걸 따라가느라 소중한 노후 자금을 낭비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고통스럽기 때문에 새로 결혼하는 젊은이 숫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1999년 36만쌍이 결혼했지만 2010년에는 32만쌍만 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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