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27회
보스톤코리아  2011-12-12, 13:15:40 
처음 시작하는 일은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이 있어 조심스럽다. 그래도 곁에서 말없이 지켜봐 주는 이가 있어 든든하기도 하고 용기가 된다. 작은 일에도 잘했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 친구들이 있어 고마운 날이다. 그 따뜻한 사랑의 말 한마디가 격려가 되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오랜 세월 동안 곁에서 후원자로 계신 지인이 몇 계신다. 그중에서도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만나면 따뜻한 인사말을 놓치지 않으시고 격려해주시는 분이 있어 감사한 날이다. 엊그제는 그분께서 좋은 일이 있으셨는데 뵙지를 못해 인사를 드리지 못했다. 그 누구를 만나도 평안을 전해주는 그분의 사랑이 고마운 날이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그 사람만의 장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그 사람에게서 흐르는 느낌을 열매라고 생각한다면 성경에서의 ‘사랑과 희락과 화평 그리고 오래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그리고 온유와 절제’의 아홉 가지의 열매로 볼 수 있다. 그것이 보통 일반인에게는 별문제거리가 되지 않지만, 어느 특정한 자리에 있는 분들(목사, 신부님, 스님 등...)에게는 많은 영향을 끼치기에 이렇다저렇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하지만 그분들인들 사람인데 어찌 모든 것을 다 갖출 수 있겠는가. 많은 열매 중에서 두드러지게 타고난 그 사람만의 성품이 있으니 그것을 더욱 귀히 여기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람을 만나면 단점을 보기보다는 장점을 먼저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복된 사람이다. 그것은 우선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닌 나 자신에게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인들 마음 먹은대로 되겠는가. 사람을 만나면 그 상대방을 끌어내리고 싶어하는 사람도 가끔은 있다. 곁에서 보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지만, 그 사람인들 억지로 되겠는가 말이다. 삶에서 경험하는 일이지만 칭찬에 후한 사람이 있는 반면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칭찬에 즐거워하고 행복해하지 않을 이가 어디에 있겠는가. 좋은 일에는 좋은 마음을 전달하며 살기를.

때로는 다른 사람의 모습이 내 그림자가 되어 나를 보게 할 때가 있다. 일상에서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나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의 거울을 통해 보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인생은 언제나 미완성 선상에 서 있다. 삶에서 느끼는 일이지만, 내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며 산다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안다. 그래서 사랑의 정의는 내게 늘 버겁고 어렵다. 그저 내 방식대로 얘기하라면 '사랑은 배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삶의 순간마다 이 세상에는 혼자가 아님을 깨달으며 더불어 사는 세상 사랑의 미완에서 나를 씻고 닦으며 살기를 기도한다.

웃음이 환한 사람을 만나면 즐겁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면 훈훈하다. 칭찬에 후한 사람을 만나면 넉넉해진다. 그 모든 것에는 이미 아름다운 사랑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상대방과 마주할 것인가. 잠시 깊은 생각에 머문다. 다른 사람의 몸짓을 마음 짓을 따라 할 이유도 없고 필요는 더욱이 없다. 그저 내게 있는 것을 나누면 그 뿐인 것이다. 이천십일 년의 12월의 달력 한 장을 남겨 놓고 나 자신과 깊은 대면을 시작하고 있다. 세상의 나이만큼 마음의 나이도 함께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하늘이 주신 낙천지명(樂天知命)대로 잘 살기를 소망한다.

언제나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고 넉넉하신 지인처럼 나도 그렇게 살기를 기도해본다. 항상 밝고 환한 웃음으로 악수를 청하시며 다가오시는 지인처럼 나도 그렇게 살기를 소망해본다. 늘 언행일치의 삶을 사시려 노력하시는 지인을 보며 닮고 싶다고 마음 밭에 심어 본다. 이 감사의 마음이 아주 오래전부터 그분에게서 내게로 흘러나오는 물줄기였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진심으로 그분의 좋은 일에 큰 박수와 마음을 보내드린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 진실한 사람에게서 흘러 나오는 진한 향기를 맡는다. 단 한 번도 그분께 이런 말씀을 드린 적 없지만, 이제야 말갛게 갠 사랑의 고백을 드리고 싶다.

무엇을 바라지 않고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에서 진실한 마음으로 하다 보면 어느샌가 무엇이 되어 있다. 그 한 사람의 진실함이 흘러 많은 이들에게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되어 넘친다. 하늘이 주신 삶에서 맘껏 자기의 색깔과 모양과 소리를 낼 수 있다면 더 없을 복된 사람일 게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주신 하늘의 복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지 않은가. 남의 것을 부러워할 일도 부끄러워할 일도 없는 자신의 것을 가꾸어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하루의 삶이 무르익어갈 때쯤에는 인생의 여정에서 삶이 풍성해지고 넉넉해져 삶의 열매가 사랑의 열매가 가득 열리는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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