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한국어 교실, 새 학기 첫 수업
보스톤코리아  2011-10-03, 16:28:13 
MIT 한국어 교실 초급반에 모인 학생들
MIT 한국어 교실 초급반에 모인 학생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가영 기자 = 지난 28일(수) 오후7시 무렵, MIT 캠퍼스 내 ‘빌딩 2’ 주변이 웅성 웅성하다. 어디선가 어눌한 억양으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는 소리 또한 들려온다. 이 작은 소란의 원인은 다름 아닌 MIT 대학원 한인 학생회, KGSA 산하의 ‘한국어 교실’. 학기 중 매주 수요일마다 한 시간 반씩 진행되는 한국어 무료 강좌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이 수업이 시작된 것도 어느새 7년 전. MIT 대학원생 몇 명이 뜻을 모아 시작한 것이 이젠 KGSA회원들 사이 내려오는 전통이 됐다.

이 날은 2011년 가을 학기의 첫 수업이 시작되던 날로, 학생들은 수준 별로 초급(Beginner), 중급(Intermediate), 고급(Advanced)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받았다. 한국어를 배워본 경험이 전무한 이들은 초급,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이들은 고급, 둘 모두 아닌 경우엔 중급을 선택하는 식이다.

첫 수업이라 그런지 열기는 뜨거웠다. 그간 품어왔던 한국어에 대한 궁금증을 쉴 틈없이 풀어놓는 모습 역시 레벨에 관계 없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남루하다’라는 단어의 뜻은 대체 무언지, 띄어쓰기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 지는지, 존대말 사용 시 어미 변화는 대체 어떤 규칙을 갖고 있는지 등의 질문들이 쏟아졌던 것.

그럼 대체 왜 이토록 한국어에 열심들 인걸까. 중급반을 수강 중이던 BU 재학생 피오나는 “한국 문화에 워낙 관심이 많다. 남자친구가 한국인인 탓도 있을거다. 언젠가 한국으로 가 워커힐 호텔 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다.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 사람처럼 말하는 거다”라며 이 수업 외에도 과외 선생님까지 따로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MIT 화학과 포스트 닥터로 근무 중인 제임스는 “한국 친구들을 따라 한국 음식을 먹어보다 반하게 됐다.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수준 정도로 한국어 실력을 높이고 싶다. 한국말을 잘하면 식당에서도 밥을 많이 주더라.”라며 유쾌한 동기를 밝혔다.

주로 MIT 학부 혹은 대학원생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진 교사들의 수업을 대하는 자세도 이에 못지 않았다. 매주 수요일 오후마다 꼬박 꼬박 시간을 내야 하는 데도 교사 전원이 최소 3학기째 가르치고 있는 중이라고. 전체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는 기계 공학과 박사 과정 3학년의 홍승엽씨는 “2009년 부터 참여하고 있다. 기역 니은도 모르던 학생들이 한국말로 말을 걸어올 때면 너무 뿌듯하다. 10주의 수업 기간이 끝나면 KGSA로부터 지원받은 $400로 한국 음식 파티를 연 후, 모두 다 같이 한국 드라마도 시청한다. 그런 재미에 이제껏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MIT 한국어 교실 수강은 간단하다. 신청서 조차 필요 없다. 자신의 한국어 수준에 맞는 반을 골라 그에 맞는 교실로 시간에 맞춰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문턱을 최대한 낮춰 가능한 많은 이들이 한국어를 접할 수 있도록 한 운영진의 배려다. 수업 및 교재에 관한 정보나 레벨에 관한 사항은 MIT 한국어 교실 홈페이지(http://sites.google.com/site/mitkoreanclass/)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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