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력 따른 백신 확보 명암…선진국이 물량 우선 확보
후진국 접종 늦춰질 듯…영하 70도 초저온 보관설비 아프리카는 없어
보스톤코리아  2020-12-02, 11:33:14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영국 정부가 2일 코로나바이러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긴급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한 가운데 선진국들이 백신 물량을 우선 확보하면서 후진국들은 접종이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력의 격차에 따라 백신 접종에 대한 명암이 엇갈린 상황에서 화이자 백신의 경우 유통에 있어 영하 70도 초저온 설비를 필요로 하는데 아프리카의 경우 관련 설비를 갖춘 병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는 올해 백신 5천만 회분을 생산할 계획이며 이는 2천500만 명을 보호할 수 있는 물량이다.

화이자는 내년에 13억 회분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 물량 대부분을 부국들이 이미 선주문한 상태다.

현재 화이자와 백신 공급 계약을 한 나라들은 독일, 일본, 유럽연합(EU), 캐나다, 미국, 영국 등이다. 지난달 중순 기준 벌써 11억 회분이 이들 선진국에 입도선매 됐다.

가장 최근까지 독일은 3억7천500만 유로(약 5천억 원) 상당을 계약했고 일본은 1억2천만 회분을 내년 전반기에 전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최대 3억 회분을 구매해서 올해 말까지는 화이자에서 전달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은 우선 1억 회분을 계약하고 추가 구매 옵션도 갖고 있다. 영국은 앞서 4천만 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주문한 바 있다.

미국에 대한 공급 계약에서 가격은 2회분에 39달러(약 4만3천 원)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고, 화이자는 다른 선진국들에 대한 가격 책정도 미국보다 낮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후진국에는 이런 백신 가격이 구매하기에 높은 문턱이고 보관·유통망에 드는 큰 비용도 문제다.

마이클 헤드 영국 사우샘프턴대 글로벌보건 선임연구원은 영하 70도 보관 설비와 관련,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아니나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하 70도는 남극의 겨울 날씨에 해당하는 기온이다.

특히 아프리카는 백신 유통을 위한 콜드체인(저온 물류) 시설이 제대로 안 돼 있다. 미 CBS방송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을 보관할 초저온 냉동고 1대의 가격은 2만 달러(약 2천200만원)에 달한다.

이런 시설이 부족한 국가나 구매 여력이 없는 병원은 백신이 나와도 공급받을 길이 없다는 의미다.

단, 최근 화이자는 인도네시아와 같은 열대국가를 위해 콜드체인 시설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6일 아프리카 지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준비도가 기준치 80%에 한참 미달하는 33%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맛시디소 모에티 WHO 아프리카 담당국장은 내년 말까지 13억 대륙 인구의 20%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응켄가송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도 대륙 내 백신 보급이 내년 2분기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CDC는 선진국의 백신 독점 현상을 우려하면서 화이자 등보다 값싼 러시아와 중국 등에 백신 공급 계약을 타진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 백신은 화이자와 같이 국제적 공인을 받기에 충분한 임상 시험을 거쳤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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